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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미디어 발전에 따른 지식 함양의 착각
    미디어/담론 2013. 4. 1. 06:00

     뉴미디어 발전은 인류에 있어서 지식의 접근 경로 자체를 다변화해줌과 동시에, 지식 생산과 교환, 분배 과정의 근본 패러다임을 바꾸어놓으면서 바야흐로 무궁무진한 지식 수용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두꺼운 종이책으로 출판되던 백과사전은 인터넷으로 자리를 옮겨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으며 수동적이 아닌 능동적 참여로 만들어나가는 온라인 사전도 발전을 거듭하여 지식의 습득과 생산, 교환 모두 용이하게 하는 일거양득의 세상이 도래했다.

     

     수용자들은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의 발현으로 언제 어디서든 언론이 제공하는 보도를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게 되었으며 이는 과거 종이 매체에 의존했던 방식에서 정보 수용의 편리성과 휴대성의 획기적 발전을 일궈낸 것이다. 분명한 건 뉴미디어가 수용자로 하여금 다량의 정보를 수용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TV와 신문, 라디오로 대변되는 올드미디어 환경에서 정보 습득이란 수용자의 의지로 점춰지는 경우가 많았다. TV에서 제공하는 특정 정보를 획득하기 위해선 정해진 시간에 시청해야 했으며 이는 라디오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뉴미디어 환경에 있어서 정보 습득은 사실상 수용자의 의지를 무력화할 정도의 가공할 파생으로 수용자는 무의식적으로 정보들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의지 없이도 뉴미디어를 접하기만 한다면 다량의 정보를 얻어낼 수 있는 환경인 셈이다.

     

     지식과 정보 획득의 경로가 다변화되고, 접근의 용이성이 한층 높아짐에 따라 현대인은 분명 과거 인류에 비해 지식과 정보 습득의 양적 폭 면에서 우위이다. 그렇다면 뉴미디어가 현 인류에게 더욱 지능적으로 변모하는데만 역할을 해내고 있다는 것인가? 지능적이란 무엇인가? 단순히 더 많이 아는 것이 '스마트'한 것인가? 스마트폰과 스마트TV 등, 뉴미디어 시대의 이른바 '스마트' 제품의 범람은 인류를 정녕 스마트하게 만들었는가?

     

     의문의 결론은 '아니다'이다. 뉴미디어는 인류로 하여금 대단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도구다. 단편적이고 보편적 지식들은 마우스 클릭 혹은 터치 몇 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세상에서 일반적 지식과 정보의 습득 자체를 자신의 본유로 하여금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습득만 있지 사유와 성찰의 자세가 중단된 경우가 그것이다. 사회 현상에 대해 만물박사는 될지언정, 주구장창 일반론만 펴다가 정보 활용의 선후관계, 더 나아가 팩트체킹의 토대 위에서 흐트러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단순히 습득의 양적 확대가 유식한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러나 뉴미디어는 확대 자체를 유식함으로 포장해 인류를 유혹한다. 물론 뉴미디어가 책임 자체의 원죄는 아닐 것이다. 그러나 뉴미디어가 제공적 측면의 책임에서 자유로운 건 아니다. 사실 이는 올드와 뉴미디어의 공존 이전부터 비롯된 현상이기는 하나, 뉴미디어의 보편성이 가미된 이후로 더욱 가속화되어가는 현상이다.

     

     많이 알고 있다는 것 자체가 부정적인 건 절대 아니다. 다만 알고 있는 선에서 그친다면 좀 지나치게 말해 비극으로 귀결될 수 있다는 걸 직시해야 한다. 내가 알고 있는 게 원천적 팩트인가? 허구성은 단연코 없는가? 정보 습득에 있어서 다각적 관점을 보유했었는가? 습득 이전, 자체 안전 장치를 통해 얼치기 정보들을 걸러냈는가? 이런 의문들에서 자유롭지 않은 상황에서 사유와 성찰 없이, 정보 습득 정도를 잣대로 삼아 유식함의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건 사회의 해악으로 번져나갈 수 있음은 물론이다.

     

     따라서 뉴미디어의 발현으로 인한 착각의 도가니를 깨뜨리고 대중에게는 신중함이 요구된다. 이는 어느 한 개인만 콕 찝어 지적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며 이 역시 사유와 성찰의 자세로부터 비롯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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