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동완의 미디어 이야기

지난 11월 4일, 전략기획팀에선 '학칙개정안'을 공고합니다. 4% 정원 감축에 따라 2016년 일부 학과의 정원을 줄이겠다는 내용입니다. 정원감축안에 따르면 문과대와 법과대, 수학과 등 기초 학문의 정원 감축이 두드러집니다. 감축 물망에 오른 학과는 단과대별로 문과대(5곳, 전원), 사과대(2곳), 법대(법학과), 경상대(2곳), 공과대(3곳), 삼림대(2곳), 자연과학대(2곳), 경영대(2곳), 전자정보통신(2곳)입니다. 경영대의 경우 감축인원 중 상당수가 파이낸스회계학부(신설)에 배정됩니다.


문제는 감축 기준입니다. 취업률 비중이 절대적입니다. 취업률 85%와 중도탈락률(자퇴, 미등록 등) 15%로 평가해서 결정키로 했습니다. 타 대학과 비교해봤을 때 취업률의 편중이 기형적이라 봐도 무방할 정돕니다. 서울여대는 취업률이 포함된 정량평가 60%, 숭실대는 진학과 취업률 40%로 감축 기준을 세워놨던 것과는 비교됩니다.


자연스레 취업률이 낮은 문과대나 법대, 수학과 등은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습니다. 실용학문 위주로 정원이 재조정되는 셈이지요. 정원을 줄이고, 특성화 학과에 자원을 더 배분하려는 정부 시책에 학교가 동조해야만 하는 현실을 감안하기에 앞서, 한 가지 드는 착잡한 사실은 학교가 무척 조용하다는 겁니다. 대학 바깥은 구조개혁으로 시끄러운 와중에, 정작 개혁 대상에 오른 대학 내부는 조용합니다.


우선 대학평의원회 참여를 통해 정원 감축에 대해 비교적 소상히 알 수 있었던 총학(전 총학: 리필)이 조용했습니다. 5월에 이미 학교가 발표한 정원 감축 기준도 손에 쥔 상태였습니다. 당시 감축 물망에 오를 것이라 뻔히 예상된 학과 교수들은 교육이나 연구 지표가 반영된 종합적인 평가를 통해 정원 감축 대상을 선정해야 한다고 했던 터였습니다. 그러나 총학은 감축 기준과 관련해서도, 그리고 11월에 최종 공고된 감축안에 대해서도 어떠한 입장도 내놓지 않았습니다.


신문도 조용했습니다. 11월, 그리고 12월, 구조개혁이 급박히 진행되던 가운데, 타 대학 학보사 1면 TOP은 학교가 내놓은 정원 감축 기준과 감축에 앞서 진행된 학교와 학생간 공청회, 어느 학과가 감축 물망에 올랐으며 이에 따라 교수와 학생 사회가 우려하고 있는 대목이 무엇인지에 대한 내용들로 장식됐습니다. 그런데 감축안이 나온 11월 4일 이후 지금까지도 학보 어느 내용에도 감축안과 관련한 소식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당연히 감축 기준에 우려하는, 반발하던 교수 사회의 목소리도 묵살됐습니다.


문과대의 경우 정원이 줄어버리면 교직 선발에서도 상당한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문과대 학생들이 감축 사실을 고지하고 있는가에 대해선 모르겠습니다. 감축안의 옳고 그름을 떠나 눈에 심지불을 켜고 접근해도 모자를 사안이 무기력하게, 너무 평탄하게 진행되고, 확정됐습니다. 뼈 아픈 심정으로 말씀드리자면 학생들의 정보 통로 역할을 해야 할 두 축이 조용한 결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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