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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숙사 발표나는 2월... "집 구하기 너무 어려워요" (2.23)
    쓴 기사/기고 2015. 3. 8. 13:59

    대학생 주거비 부담, 풀리지 않는 '현재진행형'

    [오마이뉴스 고동완 기자]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082831

    지방에서 서울로 상경한 대학생의 큰 고민거리는 주거비다. 등록금은 학교와 국가에서 지급한 장학금으로 부담을 덜 수 있다지만, 주거비는 집주인이 정한 월세를 꼬박꼬박 내야한다.

    2월은 입학을 앞둔 신입생과 복학하려는 학생들이 집을 구하려는 수요가 몰리는 달이다. 대학로와 혜화, 성신여대 등 대학가 일대의 원룸 시세를 인근 부동산을 통해 살펴봤더니, 보증금은 500만~1000만 원 사이, 월세는 30만 원에서 많게는 65만 원에 달했다. 대학에 갓 입학한 신입생은 부모님 손을 빌리지 않고선 부담하기가 쉽지 않은 금액이다. 그나마 과외나 인턴 등으로 직접 돈을 버는 대학생도 주거비 대기가 벅차다고 입을 모은다.

    부산에서 상경한 신문평(27, 성균관대)씨는 "과외로 돈을 벌어 원룸 월세를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씨가 밝힌 월 소득은 100만 원 가량. 이 중 월세로 30만 원이 들어간다고 했다. 월 소득에서 30%가 월세로 빠져나가는 것이다. 신씨는 "이것도 집을 저렴하게 구해서 30만 원을 내는 것"이라며 "월세만 내는데도 굉장한 부담"이라고 토로했다.

    "원룸 월세 대부분 50만 원 이상"

    ▲  성균관대 근처 주거지 모습. 근방 원룸 시세는 보증금 1000만 원 정도에, 월세는 40~60만 원을 형성하고 있었다.
    ⓒ 고동완




    궁여지책으로 월세를 낮추려고 보증금을 평균 시세보다 높여 내기도 한다. 권유경(가명·21, 성신여대)씨는 보증금 2000만 원, 월세 35만 원에 학교 근처 원룸을 구했다. 보증금 2000만 원은 시세보다 비싼 축에 속하는 편이다. 권씨는 "원룸 월세가 대부분 50만 원 이상이라 보증금을 높게 내는 대신 월세를 낮췄다"며 "부모님 돈으로 방값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권씨는 방을 구하기가 쉽지만은 않다고도 덧붙였다. 권씨는 "1월초부터 알아봐서 수월하게 집을 구했지만, 기숙사 발표가 나는 2월 즈음엔 집을 구하기가 정말 어렵다"고 말했다.

    성균관대 등이 있는 대학로 A부동산은 "최근 3~5년간 다가구 주택이 원룸으로 개조되는 등 원룸 공급이 늘어났긴 했으나 수요도 많다"며 "2월엔 이틀에 하나 꼴로 집이 나간다"고 설명했다.

    주변에 한성대,성신여대 등이 있는 성북구 삼선동 B부동산은 "삼선동만 해도 1년간 원룸 수요가 500호실은 된다"면서 "복학생과 신입생이 몰리는 12~2월에 200~250호실 정도가 나간다"고 밝혔다. 또 "(통학 거리가 먼) 수원과 인천 등 수도권 학생들도 원룸을 상담하러 온다"고도 말했다.

    기숙사 수용률은 여전한데, 재학생은 8천여명 늘어

    ▲  대학로의 한 부동산. 신축원룸으로 보증금 1000만 원, 월세 50~60만 원을 적은 시세표가 붙여져 있다.
    ⓒ 고동완




    원룸 수요가 꺾이지 않는 데엔 기숙사 수용률의 더딘 증가세가 한몫하고 있다. 대학알리미 공시에 따르면 서울 소재 사립대의 기숙사 수용률은 2013년 12.1%에서 지난해 12.7%로, 별 차이가 없다. 반면 재학생은 같은 기간 33만1천명에서 33만 9천명으로 8천명 가량 증가했다.

    휴학을 해버리면 기숙사에 들어갈 수 없다는 것도 원룸 수요를 떠받치는 요인이다. 휴학생인 윤가영(가명·23, 한양대)씨는 "3학년까지 기숙사에서 살다가 취업 준비로 휴학을 하면서, 학교 근처 원룸에서 자취를 시작했다"면서 "집값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대학 정보 공시에 따르면 고용 한파가 지속되는 가운데, 휴학생은 지난해 기준 서울 소재 대학은 13만 명, 수도권(경기, 인천)은 8만 명에 달했다.

    윤씨는 "월세 40만 원에 원룸을 구했다"고 밝혔다. 윤씨가 밝힌 월 소득은 인턴을 하면서 받는 75만 원과 부모님이 준 용돈 30만 원을 더한 105만 원으로, 월 소득의 40%에 달하는 금액이 월세로 지출되고 있었다.

    집을 구한 뒤 이행해야 하는 계약 기간도 부담을 키운다. 원룸 계약은 보통 한 학기보다는 1~2년 단위로 진행된다는 게 부동산 업계의 설명이다. 앞서 권유경씨는 2년, 윤가영씨도 1년으로 원룸을 계약했다. 계약 기간 동안 월세를 빠짐없이 내야 한다. B부동산 관계자는 "계약 기간이 짧으면 방주인 입장에서 중개 수수료 부담이 늘고, 학생이 떠난 뒤 도배를 다시 해야 하는 경우도 생기는 등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월세와 보증금 이외에 수도·전기세 등 관리비도 별도 부담해야 한다. 권씨는 "관리비가 매달 5만 원 정도 나온다"고 전했다. 

    부담을 낮추려는 대학생들은 조금 불편하더라도 다른 주거 형태를 이용한다. 한순영(23, 성신여대)씨는 보증금을 넣지 않아도 되는 고시원에서 월 40만 원을 내고 지낸다. 한씨는 "고시원은 계약이 아닌 월세로 방을 연장한다"며 "학기가 개강할 때가 되면 고시원이 거의 찰 정도로 수요가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대학생 주거 수요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고시원은 화장실과 부엌을 공동으로 써야하는 단점이 있다.

    서울 사립대 중 기숙사 수용률 10% 미만 46%에 달해

    ▲  성북구 삼선동 근처 주거지. 다가구 주택이 밀집돼 있는 곳으로, 주택을 원룸으로 개조하거나 하숙집의 형태로 대학생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 고동완


    학생들은 경제적인 고민을 안고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여 집을 구하려 하지만, 이를 해결하려는 대학의 노력은 기대에 못 미치는 것이 현실이다. 2014년 기준 서울 소재 사립대 37곳 중 기숙사 수용률이 10% 미만인 곳은 광운대, 서경대 등 17곳에 달한다. 

    그 중 기숙사 수용률이 3%에 불과한 한성대는 캠퍼스 교지의 부족 등을 이유로 기숙사 건립에 어려움이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한성대 학생지원팀 관계자는 통화에서 "학교 부지가 협소한 데다 재정 문제로 기숙사 건립이 어려운 측면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한성대는 지난해 기준 적립금 644억 원을 두고, 대운동장 부지에 강의 건물인 종합관을 올해 착공할 예정이다. 

    수용률이 6.5%인 성신여대 관계자는 "그동안 기숙사가 부족했던 건 사실"이라면서 "기숙사 건립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수용률이 10% 이상인 대학 또한 기숙사를 원하는 수요는 계속 늘고 있다. 2014년 기준 수용률 11%인 고려대는 수용 가능 인원 2749명 대비 지원자가 3736명이 몰렸으며, 10.5%인 한양대도 2122명 대비 3518명이 지원했다. 

    한편 서울 소재 대학 적립금은 2012년 4조4100억 원에서 2013년 4조6700억 원, 2014년 4조8100억 원으로 매해 증가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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