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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능의 집중, 시청자와 방송사 누굴 위한 건가
    미디어/담론 2016. 5. 27. 11:42

    버라이어티 열풍은 꺼지고 음악, 음식을 다루는 예능이 대세가 됐다. 지상파와 종편, 예능을 다루는 케이블 너나 할 것 없이 음악 프로와 먹방을 최소 하나씩 편성해두고 있다. 같은 가수, 같은 셰프가 여러 군데 출연하는 사례도 흔해졌다. 먹방 프로는 자그마치 15개에 이른다고 하니 이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시청자 의견에 수긍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집중 현상의 꺾일 기미는 보이질 않는다.


    주제의 편중을 두고 방송계는 시청자의 수요에 대응하고자 제작에 나선 결과라고 밝히고는 있지만, 사실상 포화 상태에 접어든 음악과 음식을 자꾸 고집하려는 방송사 나름의 뒷배경도 있지는 않을까. 이런 의문이 드는 데는 음악과 음식이란 주제가 제작에 들이는 물적. 인적 수고 대비 시청자의 이목을 끌기엔 쉬운 주제이기 때문이다.


    급격히 위축된 버라이어티의 경우 매회 구성을 새롭게 해야 하는 과제를 안은 데다 시청 호불호가 매번 갈릴 수 있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시청률을 얻기란 어렵다. 로테이션 촬영이 많아 수반되는 비용 문제는 덤이다. 일찌감치 두터운 시청 고정층을 잡아놓은 <무한도전>이나 <1박 2일>은 살아남은 반면, 후발주자 <남자의 자격>은 소재 고갈과 시청률 저조를 이유로 문을 닫고 만 것이 이를 방증한다.


    이에 반해 음식과 음악 프로그램은 곡, 조리법과 같은 누군가 만들어놓은 것을 그저 포맷에 대입시켜 방송을 만들어내면 그만이다. 음악은 세월에 따라 숱하게 누적된 명곡을 각색해서 트는 식으로 시청자 향수를 자극해 이목을 끌기도 쉽고, 조리법이 무궁무진한 음식 역시 소재 고갈의 염려가 없으니 포맷만 잘 만들어 놓으면 된다. 맛집 소개 위주였던 <찾아라 맛있는 TV>나 <생생정보통>이 10년 이상 명맥을 이어나간 것이 그 예다.


    방송사는 들이는 품은 적지만 결과는 평타로 나오니 음악과 음식을 한동안 포기하려 들지 않을 것이다. 그러기에 예능의 집중은 어쩌면 시청자의 수요를 온전히 대변한 것이라기 보단 방송사의 쉬운 길을 걸으려 하는 결과가 한몫한 건 아닐까. 경영상을 이유로 제작 원가를 낮추면서 시청자 호응을 비교적 쉽게 얻을 수 있는 음악, 음식에 방송사가 자꾸 고개를 돌리고 있는지도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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