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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년 공사 끝에 개통한 우이신설선, 왜 '2량' 뿐이지? (9.3)
    쓴 기사/기고 2017. 11. 8. 16:32

    [현장] 2일 개통한 서울 최초 경전철... 신설동에서 북한산 20여분만에 주파


    ▲  우이신설선 전동차는 완전 무인으로 운영된다. 기관실이 따로 없기 때문에 전방과 후방을 볼 수 있다.
    ⓒ 고동완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아이 넷이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전방을 뚫어지라 쳐다본다. 이 중 한 아이는 갤럭시탭을, 또 한 아이는 폰을 꺼내 종점역까지 전방을 녹화했다. 전동차에 기관실이 없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서울시 동대문구와 강북구를 이어주는 우이 경전철이 9월 2일 개통했다. 지난 2009년 9월 15일 공사를 시작한 지 8년 만이다. 

    우이신설선은 서울 지하철 최초로 완전 무인으로 전동차를 운영한다. 덕분에 의정부 경전철처럼 전방과 후방을 조망할 수 있다. 한 아버지는 아이를 힘껏 올려, 전동차가 펼치는 전방을 구경시켰다. 현재 서울 지하철 1~4호선은 기관사 2명이, 5~9호선은 1명이 동승한다. 

    개통날 찾은 우이신설선은 환승역에서 환승 소요 시간을 줄이려는 노력이 엿보였다. 예컨대, 4호선 성신여대입구역에선 환승을 위해 별도로 올라가거나 내려가지 않고도 플랫폼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거리에 엘리베이터를 통해 우이신설선으로 갈아탈 수 있었다. 

    우이신설선 환승역은 2호선과 1호선 신설동역과 6호선 보문역, 4호선 성신여대입구역이다. 갈아타려면 9호선과 공항철도에서처럼 카드를 찍어야 한다. 그러나 요금이 추가되지 않는다. 민자로 경전철이 세워졌지만 요금은 교통카드 기준 성인 1250원, 청소년 720원으로 수도권 전철 운임과 동일하다. 

    '경전철'답게 '소형'

    ▲  개통당일 우이신설선 전동차 내부.
    ⓒ 고동완



    현대로템이 제조한 전동차는 '경전철'답게 2량으로 운영됐다. 탑승한 한 꼬마가 "엄청 작네"라고 말한 것처럼 서울 지하철 1~4호선이 10량, 5~7호선이 8량인 걸 감안하면 '소형'이다. 전동차 수용 정원은 총 174명. 10량 수용 규모인 1600명과 견주면 운행 규모가 대략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다.

    개통날임을 감안하더라도 비교적 한가한 오후 2~3시였지만 전동차는 사람들로 붐볐다. 동승한 한 우이신설선 관계자가 전동차 정원 규모를 언급했더니 한 탑승객이 "출퇴근길엔 많이 붐벼 오갈 때 힘들 것 같네요"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향후 수요가 많아지더라도 우이신설선은 9호선처럼 한 번에 투입되는 전동차를 늘려갈 수 없다. 플랫폼이 2량에 맞춰 설계가 됐기 때문이다. 9호선은 향후 수요를 대비해 널찍하게 플랫폼을 건설했고 현행 4량으로 투입하던 전동차를 6량으로 늘려가는 작업을 하고 있다.

    우이신설선에 따르면 배차 간격은 출근 시간대(오전 7시~9시 30분)와 퇴근 시간대(오후 5시 40분~9시 30분)는 3분, 이외에 시간대는 4~12분이다.

    ▲  우이신설선 역사 플랫폼. 전동차 2량에 맞춰 설계 됐다.
    ⓒ 고동완


    개통하기까지 우여곡절

    우이신설선은 개통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착공 당시 공사 완료 시점을 2014년 9월로 잡았지만 그 해 3월 공정률은 54%에 불과했다. 3공구 공사를 맡았던 고려건설 관계자는 2014년 당시 기자에게 "북한산 주변이다 보니 딱딱한 극경암이 많다"며 공사 지연 이유로 지형적인 원인을 꼽았다.

    급기야 고려건설이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일부 구간의 공사가 중단되고 결국 완공일은 2016년 11월로 늦춰졌다. 이어 포스코건설 등 우이신설선에 출자한 건설사가 공기 연장 등을 이유로 늘어난 손실에 대해 서울시와 협의를 거치기로 하면서 완공 시점은 다시 늦춰졌다. 결국 착공한 지 8년 만에 우이신설선은 모습을 드러내게 됐다.

    우이신설선은 민간 자본이 건설을 맡았지만 시비도 3천억 원 넘게 들어갔다. 이를 감안하듯, 우이신설선은 공공 문화와 예술을 전면에 내세운다. 역사 광고란은 세종문화회관이 기획한 공연 전시와 축제 프로그램을 알리고 있고 전동차 광고는 서울시와 지역구 문화를 설명한다. 상업적 광고 대신에 공공 문화를 알리고 있는 셈이다. 

    ▲  우이신설선 역사 광경.
    ⓒ 고동완


    편의시설 갖췄지만 '옥에 티'

    전동차 내엔 SKT와 KTLG유플러스 3사 와이파이가 갖춰져 있다. TV는 날씨와 온도, 객실 내 붐빔의 정도, 속도를 알린다. 또 CCTV 4대가 설치돼 있다. 노약자석 대신 휠체어와 유모차 공간을 마련해둔 것도 특징이다.

    우이신설선은 동대문구 신설동에서 출발, 강북구 북한산 인근까지 20여 분 내로 주파한다. 노선은 총 10개 역으로 소규모이지만 주변에 대학들이 포진한 것도 특징이다. 보문역은 고려대와 성신여대 수정캠퍼스, 한성대, 북한산보국문역은 국민대와 서경대, 화계역은 한신대 신학대학원, 4.19민주묘지역은 덕성여대 쌍문캠퍼스가 있다. 

    한편, 역에 장애인 전용 화장실을 갖췄지만 이를 안내하는 설명에는 장애인 대신 장애우로 표기된 점은 우이신설선의 '옥에 티'다. 장애우는 장애인을 동등한 사회 구성원으로 바라보지 않는 단어로 장애인이 적절한 표현이다.

    ▲  우이신설선 역사 안내 표시도. 장애인을 장애우로 표시했다.
    ⓒ 고동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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