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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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1일생각/단상 2016. 11. 14. 10:10
이 시점에 이런 것을 쓰자니 한가로운 것 같지만 어찌할 수 없어 나중에 쓰일 것을 위해서라도 남긴다. 휴가 둘째 날인 오늘, 집 근처 골목을 지나다 편의점이 눈길을 잡았다. 바로 근처에 동사무소가 만들어지고 빌라가 지어지더니 지난달만 해도 영업하던 호프집이 사라진 대신 편의점이 들어선 것이다. 이 동네에 지내기 시작한 게 2003년이었으니 당시에도 존재했던 호프집의 역사는 짧은 것이 아니었다. 계통만 보면 편의점과 별도인 호프집도 세월이 무색하게 자리를 내주고 마는데 동종 업계는 오죽하겠는가. 골목에서 슈퍼가 자취를 감췄다. 해가 거듭되면서 주변 200m 안에 슈퍼들은 편의점이 됐다. 육류, 청과 코너를 갖춘 제법 규모가 있던 슈퍼도 예외는 아니었다. 골목 소매 상권은 편의점 대표 3사가 꿰찼다. 언뜻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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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공무원, 공무원...생각/단상 2016. 11. 13. 19:45
어딜가나 공무원 준비에 관한 얘기다. 극장에서 영화 상영을 기다리다 얼떨결에 "9급 공무원 합격은 OOO!", 광고를 보게 되고 통인시장을 지나던 시내버스 안에선 노량진 공무원 학원 CM이 울려 퍼진다. CM이 끝나자 손잡이를 잡고 서 있던 20대 승객은 일행에 친구가 공무원 되려고 노량진에 들어갔다는 얘기를 한다. 주위에 공무원 되겠다고 출사표를 던진 또래 청년들이 부지기수다. 청년 상당수는 미래를 담보로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고 있다. 청년들이 공무원 시험에 몰리는 배경은 복잡하지 않다. 할 일 다 하고도 야근을 당연시하는 조직 문화에 염증을 느끼고 승진의 기회는 소위 대학과 출신 성분과 같은 연줄로 빈번히 좌절되며 미래를 온전히 회사에 쏟아 부었거늘 돌아오는 건 희망퇴직인 냉담한 현실을 청년들은 누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