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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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전달 방식미디어/담론 2017. 11. 30. 16:36
당사자 서로가 마주보고 얘기하지 않는 이상, 어디선가 전해들어 인식을 해버린 사안은 실상 진실을 비껴갈 가능성을 내포한다. 전해듣는다는 건 화자에 의해 어딘가 생략이 되거나 요약이 될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사안을 대신 전해주려는 언론의 한계가 곧 화자의 한계이다. 브리핑에서 나온 수많은 말은 거두절미 되어버리고 '격노'와 같은 자극적 헤드라인이 달려 뉴스가 된다. 여기엔 여러가지 원인이 있을 것이다. 점점 정글화되어가는 언론 생태계 가운데 트래픽을 늘리려는 언론 나름의 몸부림일 수 있고, 뉴스 소비 시간의 감소로 인해 짧은 내용을 가지고 최대한 '이슈화'를 해보려는 언론의 자구책일 수도 있다. 혹은 일종의 '각' 살릴 내용이 아니면 모두 버려야 하는 기사 문법의 한계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 그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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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공사 끝에 개통한 우이신설선, 왜 '2량' 뿐이지?쓴 기사/기고 2017. 11. 30. 16:34
[현장] 2일 개통한 서울 최초 경전철... 신설동에서 북한산 20여분만에 주파 [오마이뉴스고동완 기자] ▲ 우이신설선 전동차는 완전 무인으로 운영된다. 기관실이 따로 없기 때문에 전방과 후방을 볼 수 있다.ⓒ 고동완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아이 넷이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전방을 뚫어지라 쳐다본다. 이 중 한 아이는 갤럭시탭을, 또 한 아이는 폰을 꺼내 종점역까지 전방을 녹화했다. 전동차에 기관실이 없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서울시 동대문구와 강북구를 이어주는 우이 경전철이 9월 2일 개통했다. 지난 2009년 9월 15일 공사를 시작한 지 8년 만이다. 우이신설선은 서울 지하철 최초로 완전 무인으로 전동차를 운영한다. 덕분에 의정부 경전철처럼 전방과 후방을 조망할 수 있다. 한 아버지는 아이를 힘껏 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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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라데이지호 가족위, 청와대에 후속 조치 촉구쓴 기사/기고 2017. 11. 30. 16:33
▲ 문재인 대통령에 전달한 1등 항해사·2등 항해사 모친의 친필 서한문ⓒ 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원회 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원회(아래 위원회)는 31일 청와대에 문건 관련 후속 조치를 촉구했다. 이날 기자들에게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위원회는 "지난 8월 16일 문재인 대통령께서 가족대책위가 작성한 서한문과 설명자료 등을 받으셨다"며 "문건이 전달된 지 15일이 지나도 청와대는 묵묵부답"이라고 했다. 지난 17일 문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아 청와대는 출입기자들을 대상으로 여민관 집무실을 공개했고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 책상에'스텔라 데이지호 침몰사건' 문서와 실종 선원 가족이 보낸 편지가 놓인 게 언론 카메라를 통해 잡혔다. 위원회는 16일 문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문에서 "황교안 권한대행 당시 정부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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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심한 밤, 성매매 전단 잡는 '대포킬러' 효과는?쓴 기사/기고 2017. 11. 30. 16:33
[현장] 성매매 전단지 근절 나선 민생사법경찰단 "대포킬러 효과 체감" [오마이뉴스 글:고동완, 편집:김예지] ▲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 캐비닛에 보관된 상자. 수거 과정에서 모은 성매매 전단지가 빼곡히 담겼다.ⓒ 고동완 상자 안이 빨강과 노랑 일색이다. 더 가까이서 보니 여성의 신체 사진과 전화번호가 담겨있는 명함 크기의 종이가 빼곡하다. 유흥가에 무차별로 뿌려지는 성매매 전단지다. "이건 새 발의 피예요. 많이 버려서 이 정도입니다. 다 모아놨으면 사무실 캐비닛 다 찼을 겁니다." 이상철(가명)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 수사관이 혀를 내둘렀다. 이곳저곳에 다량으로 성매매 전단지가 유포되다 보니 한 번 수거에 나서면 많게는 150여 장까지 모인다는 게 이 수사관의 설명이다. 수거 건수를 집계하는 건 어림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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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이 택한 정공법, 관객의 마음 무너뜨렸다생각/영화 2017. 11. 15. 16:51
[리뷰] 원작 김훈의 소설로 화제를 모았던 영화 의 매력 [오마이뉴스 글:고동완, 편집:곽우신] 이미지 원본보기ⓒ CJ엔터테인먼트 백설과도 같은 새하얀 눈밭이 오색을 압도한다. 들숨의 공기는 칼바람의 한기이고, 날숨은 차가운 세파 아래 김이 되어 사라진다. 응당 생을 부지하려면 숨을 쉬어야 하나, 그러는 것도 고통이다. 고통을 몰아온 추위를 막을 재간도, 힘도 1636년 조선의 겨울엔 없었다. 그러나 선택은 해야 했다. 그 선택은 삶과 죽음, 명예와 자존이 뒤섞인, 생사와 치욕의 갈림길에서 이뤄질 것이었다. 인조 14년, 병자호란을 그린 영화 은 이 갈림길에서 선택을 감행해야 했던 고빗길의 여정이었다. 김훈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는 청과 조선 간이 아니라 산성 안에서 언어와 언어가 대치하고, 신념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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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직해도 월급 170만원... 돈 없어 고향 못가는 청년들쓴 기사/기고 2017. 11. 15. 16:50
[2017 추석 열전] "생활비 버거운 마당에..." 왕복 10만원 깨지는 추석연휴 귀성은 '사치' [오마이뉴스 글:고동완, 편집:김예지] "'학생'이라는 게... 경제적 자립이 아직 어렵잖아요. 취업 준비하다가 알바로 번 최저임금만으로 생계를 꾸리기란 너무 힘들고... 방값, 밥값, 책값, 토익이나 자격증 응시료를 대는 것도 벅차니까. 포기하기 쉬운 게 명절에 집에 내려가지 않는 것 같아요. 푯값이라도 아낄 수 있으니까요." 대학생 김애린(23, 여)씨는 이번 추석 연휴, 고향에 내려갈지 고민이 깊어졌다. 부모님이 전남 나주에 있는 김씨는 대학 재학을 위해 지난 2013년에 서울로 올라왔다. 김씨가 고향에 내려가는 때는 설날과 추석뿐이지만 이마저도 부담으로 다가온다. 현재 4학년 마지막 학기인 김씨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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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이 던진 유의미한 질문, 그러나 영화는 허술했다생각/영화 2017. 11. 15. 16:50
[리뷰] 풀리지 않는 의문들은 많지만... 저널리즘이 실종된 다큐멘터리 [오마이뉴스 글:고동완, 편집:박정훈] 이미지 원본보기▲ 이상호 기자 주연 다큐멘터리 영화 의 포스터.ⓒ (주)BM컬쳐스 '마지막을 장식하는 기사를 쓰고 싶다. 아무도 덧붙일 수 없는 완결된 기사 말이다. 기자라는 이름으로 살아 있는 한 나의 취재파일에 올라 있는 김광석 '변사 사건'은 언젠가 마침표를 찍게 될 것이다.' 이상호 기자는 2002년에 펴낸 책 에서 김광석의 사망을 미심쩍어하며 진실 규명의 의지를 다졌다. MBC에서 기자로 일할 때였다. 이 기자는 1996년 세브란스병원이 있는 '마포 라인'을 책임지다 김광석의 사망과 연이 닿았다. 그 연은 의심과 추적이 엮이며 질겨졌다. 21년의 세월이 지나 이 기자는 영화 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