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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6회 대전철도영화제(9.27~9.29)
    영화/영화제 2024. 10. 13. 21:37

     

     

    지역을 기반으로 비교적 알차게 꾸려진 영화제가 있다. 대전철도영화제다. 대전은 누구나 알듯 철도가 호남과 경부 두 축을 분기하는 지점에 있다. 철도공사 본사도 대전역에 위치한다. 대전이 철도와 인연이 깊은 것은 지리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필연적인 것이다. 그런데 영화에 빈번하게 등장하는 소재가 철도다. 선수에 대한 애착이 분노로 변환하는 과정을 그리는 '더 팬'에도 철도와 열차가 등장한다. 영화를 보기 전엔 철도와 상관성이 아예 없어 보이는 영화다. 철도를 소재로 영화 프로그램을 기획하면 무궁무진할 수밖에 없다.

     

    대전철도영화제는 이를 증명하듯 상영작과 GV를 포함한 프로그램이 알차게 짜였다. 철도영화제에서 본 영화는 '카산드라 크로싱', '팜 비치 스토리', '동경 방랑자', '도시의 앨리스', '언터처블', '연연풍진', 단편으로 구성된 실험영화와 기차들. 유운성 평론가가 '팜 비치 스토리' 씨네토크에 나섰고, 서이제 작가는 '도시의 앨리스'를 보고 든 소감을 관객과 나눴다. 토크는 부산국제영화제 GV보다 밀도가 높았다. 이전 상영과 이후 상영 갭을 충분히 둠으로써 시간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프로그램을 구성한 결과일 것이다.

     

    영화제 첫날에는 '박하사탕'도 상영했는데, 이날 참여한 이창동 감독을 처음으로 마주할 수 있었다. '박하사탕'에서 극이 진행되는 동력 중 하나가 철길, 열차이니만큼 아마 철도와 영화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관객들에게 들려줬으리라 짐작한다. 극장 시설이 오래되어 세련되지는 않았지만 프로그램은 여느 영화제와 견줘도 뒤떨어지지 않은 점은 영화제의 지속 가능성을 엿보게 한다. 더 많은 관심을 불러모아 지역 영화제로써 기능을 충실하게 수행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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