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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ULD WE USE A SINGLE COMMERCIAL SPACE FOR MULTIPLE PURPOSES?
    경영학 2024. 10. 15. 23:19

    점포들이 결합하는 모습의 기원은 비교적 오래되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다양한 장르의 점포들이 묶여 구성된 백화점을 넘어, 영화관과 카페가 결합하여 보다 편리한 경험을 제공하는 사례는 최근 일이 아니다. 하지만 점포 자체적으로 다른 영역으로 취급하던 분야의 품목을 융합하려는 시도는 비교적 최근의 것이라 할 수 있다. 
      가령, 롯데리아를 포함한 대다수 햄버거 프랜차이즈 매장이 음료를 탄산 위주로 취급하는 데 반해, KFC는 햄버거도 팔지만 생맥주 역시 2010년대 중후반 이후로 판매하는 모습을 보였고, 2021년에는 캔맥주를 팔았다. 주 품목인 치킨과 탄산음료뿐 아니라 주류도 판매하여 일종의 ‘Pub’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그뿐 아니라 아이스커피를 팔고, 매장에는 충전기 플러그를 꽂을 수 있는 콘센트를 설치하여 카페 이용자 일부를 흡수하려는 모습 역시 보이고 있다. 기존의 프랜차이즈 음식점에다 ‘Pub’, “Cafe’ 기능을 융합한 셈이다. URL에 나온 사례와 유사하다.
      안타깝게도 KFC 사정은 그리 녹록하지 않다. 지난해 KFC는 2099억원 매출, 46억원 영업이익을 올렸으나 부채비율이 높아 결손금을 누적시켰고, 현재는 부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하지만 적자의 원인을 기능의 융합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 맘스터치 등 동종 경쟁자들이 일찌감치 출연하고, KFC가 주 품목으로 내놓고 있는 치킨과 버거가 절대적인 경쟁 우위를 점하지 않는 상황에서 빚어진 결과일 수 있다. 
      오히려 생맥주와 커피 등을 판매하며 기능을 융합한 것이 매장에 대한 매력도를 증대시키고, 적자 폭을 그래도 낮추는 효과를 낳았을 수도 있다. 규모가 큰 매장이라면 기존 프랜차이즈 양식의 점포 구성 외에 ‘Pub’과 ‘Cafe’ 기능을 온전히 구현할 수 있는 매장까지 구성하여 소비자들의 상이한 욕구를 한 매장에서 해결하게 할 수도 있다.
      이런 점에서 품목과 공간의 융합이 가져올 효과를 따져보는 것도 의의가 있으리라 본다. 경쟁자로 분류되는 롯데리아와 버거킹은 커피를 파는 데까지는 나아갔으나 주류는 팔고 있지 않으며 공간의 양식 역시 기존 프랜차이즈 매장 양식을 대부분 따르고 있는 한계점이 있다. 프랜차이즈 버거 매장이란 테두리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맘스터치는 일부 매장에 한해 주류와 수제버거 등을 판매하면서 기존의 매장 양식에서 벗어난 실험을 하고 있다. 
      다만 소비자가 느끼는 만족의 정도에는 다양한 변수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은 고려할 필요가 있을 테다. 가령, 생맥주를 팔더라도 그 용량과 가격 면에서 여타 호프 매장에 견줘 만족스럽지 못하다면 기능의 융합은 그다지 매력 있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살피려는 것

      기능의 융합을 통한 효과를 실증하고자 다음 방안을 제시하려 한다. 첫째, 감정전이가설(affect transfer hypothesis)을 활용하여 특정 상황 하에서 특정 제품, 장소 등에 대하여 경험했을 때 해당 상황을 긍정적으로 인식한다면 긍정적 태도 또한 형성할 수 있다는 점을 살피는 것도 가능하다고 본다. 즉, 기존 일반적인 매장을 대조군으로 두고, 실제 혹은 가상의 시나리오를 통해 융합의 결과가 매장에 대한 긍정적 인식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하는 한편, 이 긍정적 인식이 나아가 브랜드 인식에도 긍정적 영향을 주는지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보통 프랜차이즈를 포함하여 많은 브랜드에서 중심가 매장과 변두리 매장을 구성하는 데 차등을 두지 않는 경향이 있다. 위치가 중심가에 있더라도 매장이 낙후하여 품목의 다변화가 기능의 융합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상황을 낳고 있다. 
      하지만 브랜드 제고와 소비자의 지속 이용을 위해선 장소에 대한 감정을 긍정적으로 형성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 공간은 단지 공간만 구현하는 데 머무는 게 아니라 생맥주 판매처럼 품목의 다변화로 진정 완성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 그래서 점포 구성에 있어서도 판박이가 아닌, 유형과 특성에 따라 차등을 두고, 품목 역시 일정 부분 다변화를 모색하여 기능의 융합을 꾀할 필요가 있음을 실증하는 작업에 주안을 두고자 한다.
      둘째, 상호작용의 효과성을 들여다보려 한다. 독립적 자아해석(independent self-construal)과 상호의존적 자아해석(interdependent self-construal)으로 구분한 자아해석 이론을 활용하여 소비자 특성에 따라 기능적 융합에서 체감하는 만족에서 차이를 보이는지 살피려 한다. 품목 자체에 집중하는 것보다 경험을 실제 하는 소비자가 중요한 만큼, 소비자 자체에 주목하고, 소비자 특성에 따라서 품목과 기능, 점포에 대한 인식이 상이할 수 있다는 점을 실증할 필요가 있을 테다. 소비자는 개인의 범위에서 검토할 수는 있으나 다른 사람과 상호작용하는 요소를 무작정 빼고 특정 결론을 내리기는 어려울 것이다. 상호작용을 촉발하는 기능의 효과성, 그리고 독립성을 우위에 두는 소비자의 만족을 촉발하는 또 다른 기능의 효과성의 차이를 들여다보는 것도 중요한 과제라 본다.
      셋째로 살펴보려는 것은 가격 제시이다. 앞서 커피와 생맥주처럼 품목을 다변화하고, 기능을 융합하면 가격제시 방식의 차별화를 모색하는 것이 한층 용이해진다. 통합가격과 분할가격 개념을 활용하여 일종의 ‘Pack’을 구매했을 때 이에 대한 가격 표시의 세분화가 가장 적합한 경우가 어느 것인지, 주 메뉴를 기반으로 가장 효과적인 ‘Pack’ 구성 방식이 무엇일지 살핀다면 판매 증대 방안을 추가로 논의할 기회가 생기리라 본다.

    목적과 과제

      매장, 기능, 품목, 판매 등 개념은 서로 분리된 것이 아닐 테다. 이들 개념을 서로 잇고, 소비자를 개별적 존재에 국한하지 않고 상호작용 존재로서 복합적 함의를 도출해보려는 것이 본 생각의 목적이다. 장소 측면에서 판매 이외에 다른 가치를 제공했을 때 긍정적 결과가 무엇이 산출되는지 살피는 것은 비즈니스의 지속성을 가늠해볼 열쇠가 될 수 있다. 
      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트처럼 IT 기업이 온라인에만 머물지 않고 오프라인 스토어를 개설하여 체험 위주의 매장을 만들려는 것도 궁극적으론 판매 위주 매장보다 매출 규모를 키울 가능성이 높다고 봤기 때문일지 모른다. 따라서 품목을 잡다하게 진열하는 것을 넘어, 진열한 물건을 군집화하거나 주 메뉴와 상관성이 있는 또 다른 메뉴를 찾고 다변화하는 방식 등의 형태로 기능의 융합을 도모함으로써 만족스러운 경험을 창출하는지 여부를 실증하려는 것이 살피려는 것의 최종 목적이자 과제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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