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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획취재]우리학교 기념품점, ‘만성 적자’ 우려 (898호-8면)
    쓴 기사/학보사 2013. 8. 28. 00:39

    ‘속빈 강정’인 기념품 대다수 … 적자를 타개할 근본적 대책 필요

     

     

    지난 2011년 3월에 문을 연 북악관 대학상품판매점(이하 기념품점)에서는 우리학교 출신 작가와 대학원생 등이 직접 디자인한 기념품을 ‘Designed by Kookmin’이라는 브랜드로 판매하고 있다. 그런데 현재 학생들 사이에서는 이 기념품점이 적자로 어려움을 겪어 문을 닫는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실제로 기자가 입수한 생활협동조합(이하 생협) ‘제2차 정기 대의원 총회’ 자료집을 살펴본 결과, 한 해 매출이 천만원도 되지 않아 인건비를 제하면 사실상 적자 상태인 것으로 밝혀졌다. 자료집에 따르면, 기념품점은 지난해 기준으로 한 해 동안 약 840만원가량 매출을 올리는데 그쳤으며 기념품을 구입한 이용자는 323명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루 이용자가 1명이 채 안되고 한 달 수익은 70여만원에 불과한 셈이다. 이렇게 발생한 적자는 생협의 타 매장(매점, 패스트푸드점 등)에서 나오는 수익으로 메우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념품점, 고가 상품보다는 싸고 실용적인 상품이 주가 돼야

     

    북악관 매장은 대부분 학교 로고나 학교명이 들어가지 않은 기념품을 취급하고 있으며 목걸이와 귀걸이를 비롯한 각종 공예품과 티셔츠와 가방 등의 패션잡화를 위주로 판매하고 있다. 문제는 매장 상품의 가격이 학생 입장에서 너무 비싸다는 것. <국민대신문>이 온라인으로 실시한 기념품 관련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27%가 ‘높은 가격’을 기념품 개선 사항으로 꼽았다. 기념품의 대표적 상품인 공예품은 대부분이 5만 원 이상을 호가하고 있다. 생협의 조선희 과장은 “북악관 기념품의 특성상, 대량 주문을 하기 어려운 상품이다 보니 일반 상품보다 가격이 비싼 측면이 있다”면서 “보통 20~30% 정도 이윤을 남겨두는 선에서 최소 마진에 초점을 맞춰 가격을 책정한다”고 밝혔다.

     

     

     

    공예품은 가끔 교수가 구매하기도 하지만, 거의 판매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정은 티셔츠와 가방도 비슷하다. 학교 특색을 찾기 어려운 41만 원짜리 인형도 진열돼 있으나 높은 가격과 무관심으로 인해 팔리지 않고 있다. 북악관 매장에서 일하고 있는 정혜민(26·여)씨는 “팔리는 상품 대부분은 가격이 저렴한 노트나 컵 위주의 실용적 상품”이라고 말했다. 설문에서도 학생들의 32%가 갖고 싶어 하는 기념품으로 문구류(펜, 노트 등)를 택했다. 패션잡화(가방, 손수건 등)와 공예품(귀걸이, 장식품 등)은 각각 5%에 불과했다.


    이처럼 학생이나 외부 방문자를 매장으로 유인하려면 학생의 관심을 유발하거나 실용적 성격이 가미된 상품을 중심으로 판매해야 하지만, 학교 배지나 수첩, 다이어리조차 매장에 없다보니 학생들이 외면하게 되고 다른 상품마저 팔리지 않게 되는 것이다. 결국 기념품점은 재고가 쌓이면서 적자의 늪에서 헤어나오기 어려운 악순환에 빠지고 있다. 설문에 응답한 한 학생은 “이화여대 기념품점은 과점퍼부터 시작해서 생활에 필요한 포스트잇이나 책꽂이, 볼펜, 노트 같은 기념품이 많았다”며 “우리학교 기념품은 비싼 가격과 실용성의 부재로 기념품에 대한 관심이 부족해 사는 사람이 없는 것 같다”고 의견을 남겼다.

     

    한편, 숭실대도 학생이 주로 찾는 실용적 품목의 부재로 기념품 매장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학교 북악관 기념품점처럼 고가 상품을 위주로 판매하다보니 학생의 구매 비율은 미미한 상황이었다. 숭실대 기념품 매니저 김원계씨는 “학생이 주가 돼야 기념품 판매의 유지가 가능한데 그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분산된 기념품점, 외면 받는 복지관 내 기념품

     

    사실, 학교 기념품은 북악관 뿐만 아니라 종합복지관 1층 문구잡화점에서도 판매되고 있다. 북악관과 달리 복지관에선 컵과 시계, 펜 등의 공산품에 학교 엠블럼을 인쇄해 판매한다. 그런데 복지관 매장은 위치 면에서 주목도가 떨어져 기념품을 판매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학생이 많은 상황이다.

     

    설문에서 기념품이 어디서 판매되고 있는지 아느냐는 질문(중복 응답)에 ‘북악관’이라고 대답한 비율은 77%에 달했지만, ‘복지관’을 고른 학생은 불과 3%에 그쳤다. 북악관과 복지관에서 모두 판매되고 있다는 응답은 9%에 불과했으며 정확한 위치를 모른다는 의견도 11%에 달했다. 더구나 복지관 매장에는 기념품을 판매하고 있다는 별도의 표시가 없어 학생들은 기념품이 판매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지나치기 일쑤다.

     

    현재 생협에서는 ‘기념품 활성화’ 대책의 하나로 분산된 기념품 매장을 북악관으로 일원화하는 방안을 구상중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학교에 방문하는 각종 실기 대회나 입시전형 등이 실시되면 북악관은 통제돼 기념품을 홍보하고 판매할 절호의 기회를 놓칠 우려가 있다. 이에 조선희 과장은 “학교 공간이 부족해 기념품 판매점을 이전할 수 없는 상황이라 북악관을 2층부터 통제하는 방안을 학교 측에 건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동국대의 경우에는 문구점 내에 위치한 기념품 매장 이외에, 각종 대회 등이 열려도 통제받지 않는 야외 기념품 매장 ‘가온누리’를 운영하고 있다. 
     
    판매 촉진을 위한 전략 부재, 상품의 다양성 결여

     

    현재 ▲서울대 ▲고려대 ▲이화여대 ▲동국대는 기념품을 온라인으로 주문할 수 있도록 쇼핑몰을 구축했다. 쇼핑몰을 운영하면 동문이나 외부인, 수험생 등이 학교에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기념품을 구입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우리학교 생협 측에서는 장기적 과제로 쇼핑몰 구축을 의논 중이지만 초기 구축비용을 고려하면 적자의 우려가 커 쉽게 실행에 옮기지 못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외에도 한양대는 페이스북에서 기념품점 페이지를 운영하고 있으며 세종대는 블로그를 통해 기념품점을 홍보하고 있지만 우리학교 기념품점은 SNS와 블로그, 모두 운영하지 않고 있다. 또한 숭실대와 한국외대는 인터넷을 통해 기념품 판매 목록을 소개하고 있으며 연세대와 동국대는 오프라인을 통해 카탈로그(상품 안내서)를 배포하고 있으나 우리학교는 판매중인 기념품에 대한 카탈로그도, 온라인을 통한 판매 목록 소개도 없다. 직접 기념품점을 방문하지 않고선 어떤 품목들이 판매되고 있는지 알아볼 방법이 없는 것이다.

     

    한편, 상품의 다양성은 날이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기념품 판매 품목은 2011년에 90개였으나 작년에는 73개로 1년 사이 17개나 줄었다. 적자 상태에서 추가 발주가 어려워 단종된 상품이 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반해 동국대는 150여 종류에 달하는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면서 홍삼(바산고려홍삼)과 화장품(케어카라) 등 지주회사 상품들까지 기념품으로 판매해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고 있다.

     

    올해 11~12월쯤에 다양성 확보의 대책으로 생협은 마우스패드, 아이스텀블러, 머니클립 등 새로운 기념품을 내놓을 예정이지만 상품의 다양성을 단기일 내에 확보하기엔 역부족이다. 또 기존에 판매되고 있는 상품에 대해 매력이나 디자인이 미흡하다는 견해가 44%나 달해 판매중인 품목에 대한 점검도 필요한 상황이다.

    고동완 기자
    kodongwan@kookmin.ac.kr

     

    * 실제 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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