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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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퍼스트맨과 확신, 전작과 공통점생각/영화 2018. 10. 21. 03:28
지난 18일 개봉에 맞춰 을 보고 잔향이 사라지지 않은 이유는 뭘까. 데이미언 셔젤 감독의 전작 와 도 그랬다. 앞서 두 장편작과 달리, 은 음악이 소재가 아니라 미국의 달 탐사가 배경이다. 그러나 세 작품은 개별로 분리된 것 같지 않다. 깊은 인상을 남기는 이유도 이 때문이리라. 연주라는 범위에서 는 와 관련성이 있고, 좀 더 큰 틀에서 내면의 확신이라는 범주로 보면 세 작품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그것은 속을 끌어 올리는 뜨거움, 열의에 관한 것이다. 은 달 탐사를 앞둔 닐 암스트롱(라이언 고슬링 역)을 그린다. 어떤 영웅적 서사로 포장을 하기보다는 내면의 날 것을 추구한다. 테스트 과정에서 일어난 동료의 죽음과 조악하기 이를 데 없는 나사의 탐사 실험은 닐을 요동치게 한다. 염려 섞인 불안,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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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쓰백생각/영화 2018. 10. 19. 19:55
영화 미쓰백. 표층에 너른 바다가 있고, 새가 나는 평온함이 있다면 심층, 심해엔 쓰레기로 먹이 삼아 고통 받는 생물체가 있을지 모른다. 표층을 마주하며 향유하기는 쉬우나, 눈에 띄지 않는 심층은 외면 가운데 썩어갈 뿐이다. 미쓰백은 그 심층을 헤집으며 진행되는 부패를 막는다. 그것은 용기만으론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나서야 했던 건 세대와 세대를 잇는 속에 부패의 진행이 그대로였기 때문일 것이다. 고통스럽더라도 직시하는 게 이를 막는 유일한 방법이다. 그리고 그 과정은 어떤 '위대한' 사람이 아니라 '별 볼 일' 없게 태어나고 지낸다고 여겨지는 사람들의 규합으로 이뤄진다. 심층의 부패를 막지 못하면 평온한 표층도 결국 일그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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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암수살인'생각/영화 2018. 10. 19. 19:53
영화 '암수살인'. 수사를 맡는 형사와 취재를 하는 기자는 본질적으로 하는 일이 같다. 묻고, 뒤지고, 찾은 사실을 꿰어 진실의 심층에 다가서야 한다. 그것은 온몸을 건 승부이기도 하다. 축조되지 못한 진실은 사실의 파편화를 낳고, 영화 속 형사가 좌천을 당한 것처럼 그 칼날에 자신도 베어질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영화는 한국형 '스포트라이트'를 자임하듯 그럼에도 진실을 향해 걸음질한다. 진실이 궁극적으로 정의, 평안과 동전의 양면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는 사실만으론 이뤄낼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 사실을 빙자하여 오히려 목소리를 내고, 진실을 구렁텅이로 몰아가려는 위협이 상존하는 세태에서 영화는 진실에 대한 헌사 그 자체라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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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안시성생각/영화 2018. 10. 7. 18:03
안시성전투가 영화로 만들어진다고 했을 때 조인성이 양만춘으로 등장한다는 것보다 관심이 갔던 건 이전작과의 차별화였다. 이미 드라마로 KBS '대조영'과 SBS '연개소문'이 안시성전투를 다룬 바가 있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10년이 더 지나 만들어진 영화 안시성은 양만춘을 불굴의 영웅에다 고뇌의 인간미를 덧입힌 것 외에는 이전작을 복기하는 데 머무른 것 같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희생과 용기, 투지를 가지면 승리의 환희를 얻는다는 도식적인 전개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탓일 것이다. 차라리 고구려 멸망의 단초가 된 평양성전투를 영화화하는 건 어땠을까. 실패의 역사이지만 그 가운데엔 투지와 용기 같은 으레 나오는 상황뿐 아니라 위기에서 발생하는 여러 민낯과 인간의 복잡다단한 감정을 함께 관조할 수 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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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서치.(9월 4일)생각/영화 2018. 10. 7. 17:58
영화 서치. 문제의 원인을 낳은 것이 해결책으로도 쓰이는 디지털의 양면성을 그려냈다. 주배경은 실종된 주인공과 아버지의 노트북 배경화면이지만 영화가 그려낸 디지털은 세상을 바라보는 창이다. 카메라 구도를 직접적으로 장면에 옮기지 않더라도 헬기에서 중계되는 라이브 뉴스, 디스크에 기록되는 소형 카메라, 소셜미디어로 상황을 지켜보는 게 가능하다는 점은 디지털 세상 가운데 관찰과 관음에서 자유롭지 못한 오늘날을 표상하는 것만 같다. 스토리만 보면 반전 있는 여느 실종 사건처럼 느껴지지만 디지털 문법만으로 장면을 직시한 영화는 또다른 도전작임엔 분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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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공작.(8월 11일)생각/영화 2018. 10. 7. 17:57
영화 공작. 첩보물이지만 총성 없이도 긴장감을 배가시킬 수 있었던 것은 인물들이 내딛는 땅 밑이 언제든 꺼질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남북의 대치와 이에 얽힌 맥락이 콤팩트한 구도로 구현되면서 말의 향연으로도 서사가 직조될 수 있었다.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적 역학까지 담으려고 했다 정작 작중 대화가 널널해진 영화 강철비와 차별화되는 점이다. 다만 후반부에 북풍 공작을 묘사하는 과정은 팽팽했던 긴장감을 느슨하게 할 정도로 지나치게 위선적이었다. 그럼에도 곁가지까지 신경 쓰다 서사가 헐거워지고 마는 함정에 빠지지 않았다는 점은 집중력을 높인 이유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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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시스 포드 코폴라의 영화 <컨버세이션> - 자유와 부자유, 역설과 촬영 구도를 중심으로생각/영화 2018. 9. 30. 14:09
자유는 또 다른 부자유를 양산한다. 자유의 확장은 다른 이의 자유를 중첩시키고, 침해의 경우를 빚곤 한다. 그래서 자유주의에서조차 당위는 ‘자유’에 있지만 핵심은 자유의 견제를 통한 재산권과 기본권의 인정에 있다. 자유는 자유로 이뤄지는 게 아니라 견제로 이뤄질 수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굳이 사상적 뿌리에 자유의 연원을 찾지 않더라도, 견제가 없는 자유는 필시 자유의 악화를 불러온다는 걸 우리는 인식하고 있다. 예컨대 관음적 시선을 보내는 경우, 이를 행동하는 사람은 ‘볼거리’의 자유를 추구하는 것이지만 시선의 대상이 되는 사람은 불안감과 행동의 제약을 느끼게 된다. 자유의 확장은 역설적이게도 자유의 총합이 확장되는 게 아니라 특정 누군가의 전유물로 쓰일 소지가 있는 것이다. 이는 규범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