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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 냄새 나는 공익프로그램이 실종된 TV
    생각/미디어 2011. 12. 26. 20:41
     TV를 틀면 연예인과 아이돌 가수들이 프로그램을 장악하디시피한다. 일반 사람들의 모습은 좀처럼 찾아볼 수 없다. 오락 프로그램이지만 예전 토요일 시간대 방영됬었던 만원의 행복 역시 방영 초기, 일반인이 일주일 동안 만원만 사용하는 포맷이었으나 언제부턴가 일반인이 아닌 연예인이 하는것으로 변경됐다. 시청률을 의식해서 포맷을 바꾼것일까. 일반인이 일주일 동안 만원지키기에 도전하는 모습도 신선함과 재미를 주기에 충분했었는데 말이다.

      IMF 이후 한국 사회의 구조적 모순이 발견되고 대다수 국민들이 구조조정으로 실직과 감봉으로 인한 우울한 삶을 살고 있던 그 때 TV는 웃고 떠들기만하는 진행 중심의 프로그램에 더 이상 집착할 수 없었다. 그 시기에 등장했던 프로그램이 21세기위원회와 이경규의 양심냉장고였다.

      MBC가 `칭찬합시다`를 공식 표어로 결정한 그 해 `21세기 위원회` 코너 중 하나였던 `칭찬합시다`는 장안의 화제였다. 김용만과 김국진의 웃음꽃을 피게 만드는 진행과 칭찬 릴레이를 통해서 그동안 칭찬에 인색했던 한국 사회 모습을 차츰 변화를 몰고오는, 재미와 공익을 결합시킨 프로그램이었다.

     `일요일일요일밤에 이경규가 간다 - 숨은 양심을 찾아서`는 교통법규를 무분별하게 위반하던 당시 한국 사회를 신랄하게 풍자하는 역할을 했다. 방영 초 교통 신호를 잘 지키는 사람에게 냉장고를 걸었건만, 신호를 지키는 사람을 찾기가 어려웠다. 그만큼 사회의 기본 질서가 확립되지 않던 시기였던 것이다. 하지만 한 지체장애인이 교통 신호를 성실히 지키는 것을 발견, 냉장고를 전달함으로써 하나의 방송 프로그램이 한국 사회에 반성과 교훈을 이끌어냈다.

    느낌표 출범 당시 출연진

     2001년, `느낌표`가 방영된다. 방영하자마자 `느낌표`는 재미에만 치중하고 있던 방송계에 큰 파장을 일으키며 사회 여론 혁신의 일익을 담당하는 프로그램으로 발돋움하게 된다. 당시 상당수 고등학교의 0교시 실시의 문제점을 다룬 신동엽의 `하자하자. 저명 인사들이 길거리에서 특강을 하는 박경림의 `길거리 특강`. 책 읽는 사회를 꿈꾸며 탄생한 김용만 유재석의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까지 당시 한국 사회의 문제점을 실타래 풀듯이 조망했다.


     신동엽의 `하자하자`는 이른 아침에 등교하는 고교생에게 아침밥을 제공하고 해외 고등학교 등교 시간 사례를 우리나라와 비교함으로써 0교시를 잠시동안 폐지시켰다.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는 지역 사회에 부족했던 도서관을 심층적으로 조명하여 이른바 `희망의 도서관` 프로젝트를 시작해 전국 곳곳에 그동안 부족했던 도서관을 건립시키고, 책을 등한시하다시피했던 한국 사회를 책 읽는 사회로 변모시키는데 앞장섰다.

     이후 느낌표는 프로그램 포맷을 변경했지만, 시간대 변경에 따른 시청률 부족으로 잠정 폐지된다. 시청자들의 요구에 따라 느낌표2가 부활했지만 느낌표2 역시 시청률이 낮아 가을 개편때 폐지되는 비운을 맞게된다. 

     21세기위원회, 양심냉장고, 느낌표까지... 어떻게보면 정치권과 정부가 해내지 못한 일들을 방송사가 해냈던 프로그램들이다. 또한 공익프로그램도 시청자들에게 희망과 재미를 선사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프로그램들이다. 그러나 이들 프로그램은 폐지되어 현재 TV를 통해 만날 수 없다. 안타까운 점은 이들 프로그램과 유사한 포맷의 프로 역시 TV에서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물론 방송사 입장에선 경영상의 입장도 있기 때문에 통크게 공익과 재미를 결합한 프로그램에 도전하기란 무척 고된 일일 것이다. 그러나 제2의 느낌표를 브라운관에서 찾아볼 수 없는 지금의 현실에 슬픔과 아쉬움이 밀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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