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대중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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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스101, 살포되는 자극 만큼, 강해질 것만 같은 쓴맛생각/대중문화 2016. 3. 3. 19:39
언제 데뷔할지 기약조차 없는 연습생 101명을 모아놓고 11명을 뽑아 무대에 등장시키겠다는 의도, 그리하여 11명에게 데뷔 티켓을 줄 것이란 판을 만들어놨다. 프로듀스101 얘기다. 판은 마냥 준비하는 연습생에게 돌파구의 기회를 안겨줄 것이라 하지만, 그 기회는 연습생의 위기감을 고조시켜 시청자는 몰입감을 얻는 덫의 역할을 하고 있다. 기회의 양면성이자 자극성이다. 101명 중 선택되지 못한 90명은 다시 연습생으로 돌아가야만 한다. 결국 돌파구가 사라지는 극단의 상황에 다시 내몰린다는 점이 이들의 고통과 슬픔을 키우고 자극을 극대화한다. 생의 터전으로 돌아갈 퇴로를 갖춰놨던 과거 오디션 프로그램과는 주는 자극의 강도가 격이 다르다. 그리고 그 결과는 콘텐츠 파워지수(CPI)에서 무한도전과 복면가왕을 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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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정도전, 대하사극 부활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까생각/대중문화 2014. 1. 9. 07:00
고동완(kdw1412@nate.com)지난 4일 첫 방영한 KBS 대하사극 정도전에 대한 호평이 끊이질 않고 있다. KBS가 과거 내놓았던 '천추태후'나 '광개토태왕'을 향한 세간의 초기 반응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이른바 삼국 트릴로지의 작품 중 하나였던 '광개토태왕'의 경우, 방영 직후 2006년 방영된 '대조영'과 매우 흡사하게 스토리가 전개되고 있다며 진부하다는 시청자의 의견이 주류를 이뤘다. 사실 초기 반응과는 무관하게 대조영 종영 이후 KBS 대하사극은 내놓는 족족 침체를 맞이했다. 2008년 '대왕세종'은 방영한 지 얼마 안 돼서 사극이 제작 예산의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명목 아래, 광고 수입의 충당이 가능한 KBS2TV로 편성이 이전됐다가 대내외적인 비판에 직면하는 비운의 프로그램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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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풍산부인과'가 없는 세상생각/대중문화 2013. 6. 7. 11:18
2000년을 맞이 하기 전, 대한민국은 시트콤 전성기였다. 전성기의 포문을 연 대표주자는 SBS '순풍산부인과'였다. 당시 순풍산부인과는 SBS 8시 뉴스가 끝난 후 9시 무렵 방송됐는데, 타 방송사 9시 뉴스보다 시청률이 앞서 장안의 화제를 남겼다. 그때만 해도 9시 뉴스를 시트콤이 무찔렀다는 건 기이한 현상이었다. 순풍산부인과가 선풍적 인기를 몰고 올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일상생활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일을 모티브로 따다가 자연스런 웃음으로 승화했다는 것이다. 개그나 오락 컨텐츠에서 억지 웃음을 제조하려 역량을 쥐어짜내다가 망한 게 한 둘이 아니다. 그것은 웃음을 유발하는 동기가 없었거니와 웃음의 원천이 될 수 있는 소재가 일반 대중과 괴리감이 있었다. 순풍산부인과는 주변에서 한번쯤 본듯한 인간의 특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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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스2'에서 찾을 수 있는 교훈생각/대중문화 2013. 4. 27. 11:35
아이리스2는 방영 초반 수목극 시청률 1위에 오르며 선전하는 듯 하더니 경쟁사 드라마에 맥을 못추고 시청률 10% 언저리에서 종영했다. 전작에서 시청률이 30%를 상회했던 걸 돌이켜보면 아이리스2는 흥행에서 전직과 달리 무참히 참패했던 것이다. 아이리스2는 각종 시사회에서 원작 아이리스의 계보를 이어 첩보스릴러의 한 획을 다시 한번 긋겠다며 여러 자신감을 내비쳤으나 결과는 신통치 않았던 셈이다. 아이리스2에는 200억원에 달하는 제작비가 투입된 것으로 알려져있으며 출연진들 역시 어느 드라마 배역에 꿇리지 않을 라인업을 갖추고 있었다. 드라마 구성의 핵심축인 물적, 인적 자원은 확고히 갖춰졌다.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 해외 로케 장면도 충분히 담았다. 그런데 스토리가 흥행의 발목을 잡았다. 애시당초 아이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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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 젠틀맨 열풍으로 본 대중선호생각/대중문화 2013. 4. 19. 12:04
얼마 전, 싸이의 젠틀맨이 유투브 1억뷰를 돌파했다. 강남스타일에 이어 젠틀맨이 대중음악 화두의 정점으로 올라선 이유는 무엇일까. 강남스타일에 이어 젠틀맨까지, 국내 뿐만 아니라 세계적 광풍을 몰고 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노래 자체의 작곡성에 대한 논의에 있어서 각계의 의견은 다를 수 있겠지만, 노래가 표방하고 있는 문화의 본산이 'B급'이라는 것은 누구나 긍정할 수 있는 부분이라는 점에서 싸이 음악의 연이은 열풍은 대중심리와 B급의 연결 고리에서 찾을 수 있다. 일반적 대중은 본래 풍속의 사상을 즐겨했다. 그리고 풍속 사상을 표상하여 효시가 된 것이 예술이며 대중이 즐기는 문화이다. 전 세계를 막론하고 풍속 사상은 어느 한 지점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공통된 발현 지점이었으며 이는 역사상의 물줄기를 비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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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이란 무엇인가' 세 가지 포인트생각/대중문화 2013. 1. 31. 05:27
야마모토 시치헤이가 쓴 '일본인이란 무엇인가' 책을 번역본으로 읽게 되었다. 우선, 책은 전체적 개괄 내용을 아우르며 일본인의 변천, 이룩 과정 등을 탐구하고 있지만, 서평에서는 책에서 다루는 주요 부분을 발췌하여 주요 포인트를 다루고자 한다. 1. 일본인과 공명 책 p.148 에서 한 미국인 노부부의 질문에 시치헤이는 이렇게 답한다. "그리스도교와 민주주의가 들어옵니다. 외부에서 들어온 문화와 내부에 축적된 문화가 공통점을 가지고 어울리면 공명합니다. 공명하는 것은 수용되지만 공명하지 못하는 것은 수용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일본의 민주주의는 미국의 민주주의와의 공명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교가 일본에 정착하지 못한 이유는 공명하는 문화가 없었거나 선교사가 일본을 몰라서 공명을 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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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OST에 관하여생각/대중문화 2011. 8. 9. 02:43
'대조영' 2007년 KBS 효자드라마로 거듭나 대조영이란 인물을 새롭게 각인시킨 드라마이다. 역사적 고증 문제도 있고 여러 시청자들의 불만이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30% 의 시청률로 134회분량, 장대한 끝을 마무리 했다. 사실 내가 처음에 대조영을 보게 된 계기는 바로 '티저 영상'이었다. 대조영의 티저 영상은 어느 무엇의 영상과 바꿀 수 없을 정도로 포스가 강했고 짙었다. 영상도 한몫 했겠지만, 그 영상에 빠지게 된 건 분명 음악의 힘이 컸으리라 생각한다. 그 티저 영상은 대조영 초반 부분(안시성, 요동성 전투, 고당전쟁)을 다루면서 재편집한 일종의 첫방송 시작 전의 홍보 영상인데, 그 영상에 삽입된 음악은 대조영 OST 중 하나로서(비록 발매된 OST엔 포함이 안됬다.) 긴박함을 제대로 표시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