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미디어와 CJ E&M (과거 CJ미디어) (완) 결론생각/미디어 2012. 4. 7. 08:30
고동완 (kdw1412@nate.com)
어떻게 보면 CJ의 온미디어 인수는 CJ 입장에서 황금 알을 낳는 거위를 얻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CJ는 그동안 CJ 미디어 시절, 덩치를 불리면서 온미디어의 아성을 위협했지만, 온미디어가 보유한 온게임넷과 바둑TV 영역엔 쉽게 넘볼 수가 없었다. CJ는 게임 채널을 보유하기 위해 온게임넷 스태프, 게임 인력들을 대거 스카우트하여 게임 방송 출범단까지 가동했지만 결국 결실을 이루지 못했다.
CJ는 게임 방송 진출에 왜 혈안이었을까. 이는 CJ가 보유한 계열사 CJ인터넷(현재는 CJ E&M으로 통합)와의 시너지 효과를 염두에 두어둔 것임을 분석해볼 수 있다. CJ 인터넷은 넷마블을 주축으로 여러 게임들을 퍼블리싱 해왔다. 따라서 게임 채널이 CJ의 손아귀에 들어간다면 넷마블이 퍼블리싱하고 있는 게임에 대한 리그와 판촉 진행 등으로 막강한 시너지 효과를 발생시킬 수 있다. CJ가 CJE&M을 출범시키면서 CJ 인터넷과 온게임넷을 한 회사에 통합시킨 것도 이에 무관치 않을 것이다.바둑TV의 경우도 CJ 인터넷과 시너지 효과를 고려해볼 수 있다. 넷마블은 인터넷 게임을 통해 바둑 등을 퍼블리싱하고 있다. 따라서 넷마블과 바둑TV가 유기적 관계를 맺을시 넷마블을 통한 바둑리그 등의 진행 등을 생각해볼 수 있다. 또한 장기전문채널, 브레인TV가 개국함에 따라 장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요즘, 바둑TV도 방송 분야를 바둑에만 국한시킬 것이 아니라, 장기를 추가시킴으로써 넷마블과 협업을 통해 바둑과 장기 시청 고정 층을 끌어 모을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돌아가서 CJ가 왜 온미디어를 인수했는지 주안을 두고 싶다. CJ 미디어는 온미디어와 겹치는 채널이 많았다. 홈CGV는 OCN, XTM은 슈퍼액션, 챔프는 투니버스, 올리브는 온스타일 등이 채널 성격 면에서 겹쳤다. 하지만 CJ 미디어는 유료 영화 채널 캐치온, 게임 인터렉티브 채널 온게임넷과 바둑TV에 대응할 채널을 만들지 못했다. 만들지 못한 게 아니라, 시도를 해봤지만 결과가 노력을 따라주지 않을 것을 미리 예상했기에 검토 도중 철수했을 것이다.
캐치온의 경우 유료 영화 채널이라는 개념이 사실상 없었던 한국에 최초로 시도된 채널이었다. 당시 캐치온의 지배회사 오리온이 보유했던 메가박스와 영화 제작, 배급사를 토대로 극장 개봉작을 더 빠르게 캐치온에 공급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오리온이 사업 조정을 이유로 메가박스와 영화 관련 사업을 철수, 매각하자 캐치온의 영화 수급 통로가 이전에 비해 원활하지 않게 된다. 오리온이 영화 산업에서 손을 뗄 그 시점엔, CJ와 롯데가 혈투를 벌이고 있었다.
CJ 입장에서는 영화 배급의 추가 수익 창출원인 캐치온이 탐났을 것이다. 따라서 CJ는 OCN이나 슈퍼액션, 스토리온 등의 채널을 확보하고자 인수한 것이 아니라 온게임넷과 바둑TV, 캐치온을 확보하기 위해 인수, 합병을 감행한 것으로 판단된다.
CJ는 온미디어 인수 후 CJ미디어와 합병시켜, CJE&M을 탄생시켰다. 온미디어 인수 합병에 따라, 숙련된 온미디어의 상당수 인력들을 큰 마찰 없이 활용할 수 있었다는 점, 온미디어의 컨텐츠를 추가로 확보에 성공했다는 점, CJ가 그동안 진출하고자 노력했던 채널들을 기어코 확보했다는 점, 온미디어가 적자 상태가 아닌 흑자 경영 중이었다는 점은 여러모로 CJ의 득이 되고 있다.
그러나 온미디어 기존 채널들의 자체 제작 편성 비율을 줄이고, CJ 미디어의 컨텐츠를 로테이트식 편성을 감행해 미디어의 다양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점, 케이블 시장의 독점적 점유율을 확보함에 따라 온미디어와 경쟁 체제에서 얻을 수 있었던 선순환 효과가 사라졌다는 점은 너무나도 아쉽다.
1편 : http://kodongwan.tistory.com/177
2편 : http://kodongwan.tistory.com/179
3편 : http://kodongwan.tistory.com/186
'생각 > 미디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불통의 책임, 누구에게 있는가? (0) 2012.11.20 신문 칼럼 지면, 활짝 문을 열어놓자 (1) 2012.06.04 YTN, 주말 뉴스 컨텐츠를 강화하라 (2) 2012.03.21 1인 미디어 시대의 성장과 한계 (6) 2012.01.12 사람 냄새 나는 공익프로그램이 실종된 TV (2) 2011.1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