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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 해군이 구명벌 발견... 죽었단 증거 없어 포기 못 해" (8.10)
    쓴 기사/기고 2017. 11. 4. 15:30

    [인터뷰] 스텔라데이지호 실종자 가족대표 허경주씨

    ▲  지난 8월 4일, 일등항해사 박성백 어머니 윤미자씨가 광화문광장에서 피켓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 MV Stellar Daisy 페이스북 갈무리


    오늘(10일 기준)로 침몰 133일째. 스텔라데이지호 실종자 가족들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광화문광장 땡볕에서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관련 기사: 세월호 유가족 머물던 광장에 스텔라데이지 실종자 가족이 있다). 

    "구멍벌은 배에서 사라졌고 사람이 죽었다는 증거는 없는데 어찌 포기하느냐."

    실종자 가족대표 허경주씨의 외침에 끈을 놓지 않는 이유가 들어있다. 허씨는 10일 오후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금 이뤄지는 통행 수색은 수색이라 말할 수 없다"며 "해역 인근 섬에서 (실종자들이) 장기전을 대비할 가능성이 있는데 이에 대한 수색도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가족들은 최근에도 실종자를 찾으려는 노력을 여러 방면으로 표출했다. 지난 9일엔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 해군 초계기가 구명벌과 기름띠를 발견했다는 소식이 있었지만 아직 촬영 정보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 차원의 관계기관 대책 회의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또 8일엔 영국 테레사 메이 총리에게 서한을 보내 사고 해역 주변 영국령 섬을 수색해달라고 요청했다. 가족들은 비용을 자신들이 지불하는 한이 있더라도 혹시 실종자가 있을지 모르는 해역 주변 섬들을 수색하자는 입장이다. 실종 기간이 늘어만 갈수록 가족들 심경도 무너질 터. 

    다음은 허씨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 유족이 기거하던 한 방은 스텔라 데이지 실종자 가족이 쉴 수 있는 공간이 됐다. 좌측은 전성웅 기관장 아버지 전형술씨. 중앙은 허경주씨. 우측은 허재용씨 아버지 허춘구씨. 지난 6월 21일 찍은 사진.
    ⓒ 고동완


    - 날이 많이 더운데 시위에 나선 가족들 건강은 어떤가.
    "어르신들(시위에 나선 허씨 어머니 연령은 69세다)이 힘들어하는 건 있지만 아무 것도 안할 순 없으니 한 시간씩 교대로 매일 시위에 나서고 있다."

    - 지난달 11일 수색 종료 소식이 전해졌는데.
    "정부는 수색 종료가 아닌 체류 수색을 통행 수색으로 변경한 거라고 밝히고 있다. 문제는 체류 수색은 현지에 배가 머물면서 수색에 나서는 거고 통행 수색은 그 항로를 이동하는 선박이 잠깐 둘러보는 걸 말한다. 자기 갈 길 가면서 망원경으로 둘러보는 수준을 수색이라 말할 수 없지 않나."

    - 실종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생존 가능성에 대해선.
    "전문가들은 구명벌에 타면 생존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사고가 난 해역을 다니는 선장 한 분이 오셔서 배가 침몰하면 가까운 섬으로 이동해 장기전을 대비한다 하더라. 그 선장은 구명벌에 타기만 하면 살아있다고 보니 절대 포기하지 말라 이런 얘기를 해주고 가셨다. 사람이 죽었다는 증거가 없는데 어찌 포기를 하나."

    - 주변에 섬이 있나.
    "수색 현장에 섬이 여럿 있다. 그래서 그 해역에 잘 아는 유인도 주민과 배를 활용하자는 아이디어를 외교부에 냈다. 그 비용을 우리가 지불하는 한이 있더라도 해역 주변 무인도를 살펴보자는 게 저희들 생각이다. 외교부는 아직 검토하겠다는 정도다."

    - 영국 총리에 서한을 보내 섬 수색을 요청했는데.
    "그 이전에 영국령 섬이 많아 영국에 섬을 수색해줄 것을 외교부를 통해 요청했다. 지난 7월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영국 외무성 장관과 통화하면서 스텔라데이지호 관련, 주변 해역을 통행하는 배가 실종자를 살펴봐달라고 부탁을 했다. 영국령 섬들로 보급품 등을 나르는 영국 배가 있다고 한다." 

    ▲  지난 8일 실종선원 이등항해사 허재용씨의 셋째 누나가 영국 총리에게 쓴 편지.
    ⓒ MV Stellar Daisy 페이스북 갈무리


    그런데 대양을 지나는 배는 대형 선박이라 섬에 가까이 접근하기 어렵다. 무인도 수색을 위해 유인도 주민에게 도움을 요청하자고 한 게 그런 이유다. 1973년 영국인 모리스&마릴린 베일리 부부가 요트를 타고 가다 난파가 돼서 117일간 태평양에서 표류된 적이 있다. 이 부부를 구조한 게 한국 월미호 어선이다. 영국 총리에 편지를 쓸 때도 이 부부 사례를 설명하면서 도와 달라 요청했다."

    - 청와대 면담도 요청해놓은 상태인데.
    "외교부는 주무부처는 맞지만 예산이 많지 않아 별로 해줄 수 없게 없다고 말하고, 각 부처별로 핑퐁 하는 부분이 있다. 이 문제를 풀려면 부처를 조율할 컨트롤타워가 필요하지 않겠나 생각했다. 국무총리가 취임하고 나라의 시스템이 어느 정돈 갖춰진 만큼, 국무총리실이나 청와대에서 업무를 조율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사회혁신수석에 면담을 요청해둔 상태다."

    - 향후 계획은.
    "일단 의원들을 만나 현 상황을 알리고 있다. 만난 의원들은 대부분 모르던 사실을 알게 됐다는 식으로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와대 사회혁신수석과도 면담을 일정 조정 중이다. 이 사건은 부처별 조율이 필요하니 지금이라도 재난을 관리하는 종합대책반을 만들어 대응에 나서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 선사 폴라리스쉬핑이 제대로 수사 받고 처벌 받도록 노력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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