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
국가부도의 날생각/영화 2020. 3. 19. 15:46
국가 부도의 날. 얘기가 이미 나온 것처럼, 늦은 밤 본 영화의 짜임새는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인물은 평면적이고, 대결 구도도 도식적이며 세 분파의 흐름이 유기적이지도 않다. 그럼에도 짚을 부분이 있다면 극의 서사는 2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유효하다는 점이다. 전화국에 불이 나자 통신망이 마비되는, 잠재된 위험이 현실화되자 위기관리의 불안이 느껴지는 2018년과 경제위기에 무력했던 1997년은 오버랩될 수밖에 없다. 위기 대처에서 점점 국가의 한계는 뚜렷하지만 이를 보완할 언론도 위태해 보인다. 영화에선 유독 경제위기 당시 언론의 리포트가 반복되는데, 부도와 실직, 위기를 다룬 기사가 받아쓰기처럼 재생된다. 반면, 곪아가는 경제에 대한 지적은 부실해 보인다. 관변을 향한 의존적 쓰기의 결론은 우리가 아..
-
보헤미안 랩소디생각/영화 2020. 3. 19. 15:45
어두운 뉴스만 보고 있자면 자칫 비관론자나 염세주의자가 되기 십상이다. 그러나 뉴스도 뉴스 나름이다. 어느 목표에 따라 열정 가득한 인물평을 보고 있노라면 에너지가 샘솟곤 한다. 프레디 머큐리의 퀸을 다룬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는 그런 인물평을 영상으로 풀어낸다. 물론 열정이 지나치게 충만하면 좌충우돌하기 쉽다. 그러나 그 열정으로 세상을 정화시킬 수 있다면 폄하만 할 것은 아니다. 영화가 재현한 머큐리의 음색과 작곡 과정은 울렁이는 물결의 연속이며, 정체로 오염이 될 수 있는 물길을 트는 작업이었다. 그에 대한 찬미와 함께, 퀸의 노래가 지금껏 회자되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
박광수 감독 연구(1)생각/영화 2020. 3. 19. 14:41
1987년 6월 항쟁을 통해 쟁취한 ‘대통령 직선제’ 이전 한국 사회는 권위주의 아래 단절과 억압으로 신음하던 사람들을 일종의 치부 정도로 여기던 시각이 있었다. 사업주로부터 임금을 떼먹혀 노동청에 피해를 신고해도 별 구제를 받지 못하던 노동자, 분단의 간극 가운데 그만 불손 세력으로 낙인이 찍혀 억압을 감내해야 했던 사람들, 산업화가 급속도로 진행됐지만 성장의 과실에서 소외돼 허덕이던 계층까지. 민주화 이전 한국 사회는 ‘경제 성장’과 ‘정권 안위’라는 명분으로 누군가의 고통을 사소히 여기는 경향이 있었다. 1987년 봇물처럼 터진 민주화 항쟁과 이어진 노동자 대투쟁은 그러한 경향의 지속을 막아보려는 사회적 몸부림의 산물이었다. 이러한 시대적 기조의 변화는 한국 영화의 사조에도 영향을 미친다. 80년대..
-
기본소득 관련 자료생각/단상 2020. 3. 19. 14:36
첫 번째는 애초 원리에 충실한 ‘완전’ 기본소득. 근로 여부를 따지지 않고 모든 국민에게 적정한 금액을 지급한다. 대표적 사례는 스위스에서 제시된 ‘월 280만원 기본소득’. 금액은 스위스 상시노동자 평균소득의 3분의 1 수준으로, 한국에 적용하면 월 110만원이다. 이를 위해선 대략 연 600조원, 올해 중앙정부 총지출 400조원의 1.5배가 필요하다. 두 번째는 ‘낮은’ 기본소득. 이재명 성남시장이 모든 국민에게 월 2만5000원씩 지급하겠다는 토지배당, 작년 총선에서 노동당이 제안한 ‘월 30만원 기본소득’이 여기에 해당한다. 기본소득의 원리를 담았다는 상징성을 지니지만 금액이 적어서 재정 대비 실효성이 미약하다. 월 2만5000원 기본소득을 위해 사용될 연 15조원을 취약계층·아동·노인 등 특정 ..
-
맛 list사진/맛 2020. 3. 18. 15:28
전국 수제맥주 맛집을 한 눈에...맥주 덕후들은 신났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201704120449272937 전국 수제맥주 맛집을 한 눈에...맥주 덕후들은 신났네! 전국 수제맥주 맛집을 한 눈에...맥주 덕후들은 신났네! 그야말로 상전벽해다. 국내 맥주시장에 수제맥주(craft beer) 열풍이 불면서다. 서울 이태원 경리단길과 홍대 근처 몇몇 펍에서 자체적으로 맥주를 양조해 판.. www.hankookilbo.com [푸드 스토리] 찬바람의 계절...뜨끈한 곰탕 한그릇의 세계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201710270438790724 찬바람의 계절…‘뜨끈하게 후루룩’ 곰탕 신흥맛집 TOP4 1. 곰탕의 신흥 ..
-
영화 퍼스트맨과 확신, 전작과 공통점생각/영화 2018. 10. 21. 03:28
지난 18일 개봉에 맞춰 을 보고 잔향이 사라지지 않은 이유는 뭘까. 데이미언 셔젤 감독의 전작 와 도 그랬다. 앞서 두 장편작과 달리, 은 음악이 소재가 아니라 미국의 달 탐사가 배경이다. 그러나 세 작품은 개별로 분리된 것 같지 않다. 깊은 인상을 남기는 이유도 이 때문이리라. 연주라는 범위에서 는 와 관련성이 있고, 좀 더 큰 틀에서 내면의 확신이라는 범주로 보면 세 작품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그것은 속을 끌어 올리는 뜨거움, 열의에 관한 것이다. 은 달 탐사를 앞둔 닐 암스트롱(라이언 고슬링 역)을 그린다. 어떤 영웅적 서사로 포장을 하기보다는 내면의 날 것을 추구한다. 테스트 과정에서 일어난 동료의 죽음과 조악하기 이를 데 없는 나사의 탐사 실험은 닐을 요동치게 한다. 염려 섞인 불안, 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