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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전 KIS 학생회장, 부적절한 회비 관리로 의혹
    쓴 기사/학보사 2014. 3. 4. 00:09

    [단독보도] 전 KIS 학생회장, 부적절한 회비 관리로 의혹 
    의혹 해소와 회비 투명성 확보를 위한 구조적 대책 마련 필요 <개강호 904호 1,2면>


    작년 경영대학 부회장으로 출마하기도 했던 전 KIS 학생회장 A씨가 불투명한 회계 처리로 의혹을 낳고 있다. KIS 학생회의 회계 문제는 지난 12년 12월에 열렸던 종강파티를 계기로 불거졌다. KIS 학부생 30여 명이 참석한 종강파티는 1인당 만 5천원씩 참석 회비를 지불해 1차와 2차로 나뉘어 진행됐다. 출장 뷔페로 열린 1차는 학부에서 부담해 회비 지출은 없었고, 회비로 지출된 2차에선 1차 참석 인원의 절반 정도만 참석했다. 파티에 참석한 학생 B씨는 “2차에서 30만원 이내의 술값 외에 지출은 없었다”고 밝혔다.

    문제는 종강파티를 마친 후 남은 참석 회비가 사라졌다는 점이다. 회비의 행방에 대해 A씨는 남은 현금을 회계 담당자에게 넘겼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학생회 회계 담당자였던 C씨는 현금을 받은 적이 없다는 상반된 입장을 내놨다. 학생 D씨는 “종강파티에 회계 담당자는 참석하지 않았고 회장이 회비를 가지고 있었다. 회장은 종강파티 이후 잔액을 학생들에게 보고하지 않았다”며 “이를 계기로 학생들은 회계내역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라진 참석 회비의 행방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주먹구구식 회계 처리를 놓고 직답을 회피하는 A씨

    A씨가 회비를 걷을 때 참석 인원을 불명확하게 기록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B씨는 “학생들은 회비를 낼 때 분명히 서명했다”며 “파티 외 행사들도 참석 인원이 파악됐지만, 회장은 이를 추정치로 기록했다”고 말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12년에 쓰고 남아 13년으로 이월된 금액은 내역서에 따르면 44만 5천원. 학생 E씨는 “12년 2학기에 A씨가 회장으로 취임한 직후 통장으로 받은 회비는 약 370만원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런데 한 학기 동안 지출된 회비가 어디에 어떻게 사용됐는지 회장은 명쾌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A씨가 밝힌 지난해 축제의 주점 수입도 의구심을 낳고 있다. A씨가 밝힌 수익은 이틀에 걸쳐 약 350만원이다. 학생들은 A씨가 제시한 수치로는 이틀간 약 85개 정도의 메뉴밖에 팔지 못했다는 것을 뜻한다며, 주점에서 일했던 학생들도 납득할 수 없는 수익이라고 주장했다.

    A씨는 어떻게 학생회를 이끌게 됐나

    논란의 중심엔 항상 회장 A씨가 있었다. 출마자가 없어 지난 12년 2학기부터 KIS 학생회 회장에 자동 당선된 A씨는 1년 반 가까이 학생회를 이끌어오다 지난해 경영대학 부회장 출마를 위해 회장직을 자진 사퇴했다. 그러나 선거에서 낙선한 A씨는 학생들과 상의도 없이 KIS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를 꾸려 학생회장격인 위원회의 초대 회장을 맡았다. 대다수 학생들이 학생회 운영에 대해 무관심하다는 사실을 십분 활용해 비대위 설립과 A씨의 위원회장 추대를 학생들에게 일방적 통보로 전한 것이다.

    의혹은 A씨를 수상히 여긴 한 학생이 지난해 12월 말 KIS 페이스북 그룹에 회계내역서를 요구하면서 구체화됐다. 그러나 A씨가 무성의한 해명 자료를 내놓자 회계 논란은 KIS 전체로 확산됐다. D씨는 “A씨 임기 동안 한 번도 공금내역서를 공개한 적이 없다”며 “지난해 2학기 종강 직후 내역서를 공개할 것을 요청했으나 공증되지 않은 영수증으로 납득하기 힘든 내역서를 공개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B씨는 “40명이 참석한 MT 비용이 200만원이 넘어 지출내역을 물었더니, 참가 인원이 적어 250만원의 지출이 생겼다는 엉뚱한 답변이 돌아왔다”며 A씨의 회비 횡령 가능성을 제기했다.

    변하는 ‘회계내역서’, 회비 납부 내역도 엉망

    A씨는 5차에 걸쳐 회비내역서를 공개했다. 그런데 내역서의 내용이 공개 시점에 따라 바뀌었다. 3차로 공개된 내역에서는 신입생 OT 비용으로 약 67만원이 지출됐으나 4차 내역에는 약 69만원이 지출된 것으로 기록했다. 이런 식으로 차이가 나는 회계 항목은 총 9군데에 이른다. E씨는 “다른 학생회 구성원들에게도 의혹을 제기하기 전까지 내역서를 공개하지 않았다”며 “내역서의 액수가 계속 바뀌어 신빙성이 없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회비 납부 내역도 엉터리로 기재됐다. 당초 A씨는 2학기 개강파티의 납부 내역만 공개하면서 나머지 행사에 대한 납부 내역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학생들의 요구가 이어지자 A씨는 MT와 1학기 개강파티 등의 납부 내역을 공개했다. 내역의 공개가 미뤄진 것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공개한 내역이 잘못 기록됐다는 점이다. E씨는 “G씨 등이 지난 종강 파티에서 회비를 납부했지만 납부하지 않았다고 기록이 됐다”며 “A씨는 학생들에게 납부 사실을 물어보고 내역을 만들었다고 했지만 그런 적이 없다”고 말했다.

    구조 점검으로 회계 문제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이번 사태의 핵심은 회비를 공정하게 감사할 수 있는 곳이 학생회 내부에 존재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또 학생회장의 독단적 행동을 통제할 수 있는 구조도 전무한 상태였다. 이렇다보니 회비 관리를 책임져야 할 회계 담당자는 회비 관리가 회장에 일임되다시피 했던 부분에 대해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했고, 사실상 직책만 ‘회계 담당자’인 상황이 벌어졌다. 그뿐만 아니라 회계 문제가 발생한 시점에, 단과대나 총학생회 차원의 외부 감시도 작동하지 않아 화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회계 문제를 안은 학부 학생회장이 단과대 부회장에 출마했다는 것은 외부 감시가 얼마나 부실한지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의혹은 내부의 적극적인 의혹 제기가 없었다면 풍문으로만 돌다 그쳤을 가능성이 컸다. 투명한 회계 원칙을 학생회 내부에 심기 위해서는 학생 사회도 경각심을 갖고 학생회 회계 처리의 불합리한 부분에 대해 공론화하려는 노력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성토의 자리였던 ‘청문회’, 오히려 실망감만 키워

    설득력 없는 해명으로 의혹이 증폭되던 가운데 11학번 학생들의 주도로 지난 1월 학교에서 청문회가 열렸다. A씨와 회계 담당자 C씨가 참석한 청문회에서 학생들은 회비 운용에 대한 의혹을 질타했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도 A씨는 회비 관리의 실수를 통감한다는 정도의 자세와 준비되지 않은 자료로 논란을 낳았다. F씨는 “청문회에서는 충분히 준비를 해 왔다는 느낌을 줘야하는데, 영수증을 모아온 파일도 가져오지 않았다”며 A씨를 비판했다. 총학생회는 3~4월 중 열릴 전체학생대표자회의를 앞두고 단과대와 학부‧과 학생회에 대한 회계 감사를 실시할 것을 예고해 KIS 회비 의혹의 실마리가 풀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고동완 기자 kodongwan@kookmi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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