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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05호] 2014 우리학교 예산안 분석, 지표 관리 우선으로 긴축 기조
    쓴 기사/학보사 2014. 3. 19. 14:31

    수입은 정체, 지출은 계속 늘어나… 적립금 규모도 큰 폭으로 감소



    올해 예산안이 지난 2월 13일(목) 이사회에서 최종 통과됐다. 본교 예산은 재정지원제한대학 선정 이후 등록금 인하와 곧 불어 닥칠 대학 구조조정에 대한 대비로 이월자금은 줄고 지출은 많아지고 있다. 교사시설 확충을 위한 건설비만 올해 190억원 가까이 투입된다. 본지가 분석한 결과, 올해 예산의 기조는 대학 경쟁력의 향상을 도모하면서 지표 관리에 힘쓰되, 줄일 항목은 줄이자는 것이다. 아직 긴축 재정에 돌입할 만큼 학교 재정이 위기는 아니지만, 등록금 외의 수입원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적립금 규모는 지난해 969억원에서 올해 749억원(예상)으로 가파른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한정된 재정 수입, 수입원은 사실상 그대로


    올해 총 수입은 2천 280억원으로 지난해 회계보다 50억원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수입이 줄어든 가장 큰 원인은 ‘미사용 전기이월자금’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미사용 전기이월자금이란 전년도에 쓰고 남은 돈을 의미한다. 올해 이월된 자금은 20억원으로 지난해 이월 자금 155억원에 비해 대폭 감소했다. 입학금과 수업료가 포함된 등록금 수입은 지난해 대비 11억 늘어난 1424억원으로 편성됐다. 학부 등록금이 0.4% 인하돼 학부 수업료는 5억원 가까이 줄어들었지만, 동결된 대학원 수업료는 16억원이 늘었다. 또 평생교육원으로 인해 단기 수강료는 32억원이 늘었다. 등록금 인하 분을 대학원과 평생교육원에서 일부 충당하고 있는 셈이다. 최근 평생교육원 산하에 콘서바토리를 설립한 것도 수입원 창출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문제는 평생교육원 말고는 수입원이 지난해와 유사하다는 점이다. 현재 학교에서 등록금 외 수입원은 크게 ▲전입금과 ▲기부금 ▲국고보조금 ▲교육부대 수입이 있다. 법인에서 부담하는 법정부담전입금은 예년과 동일한 32억이다. 기부금 수입은 약 32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억 6천만원 더 걷힐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발전기금 수입은 3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8천만원 늘어나는데 그쳐, 기금 모금을 위한 스토리 발굴 등의 모금 전략을 강화해 기금 확보에 속도를 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숭실대의 경우는 올해 예산안에서 발전기금 수입만 10억원으로 편성했다. 한편 국고보조금은 총 215억, 그 중 교육부의 보조금은 190억으로 국가장학금이 증액돼 지난해 대비 20억 정도 늘었다. 반면 입시 수수료나 생활관 관리비 등 교육부대 수입은 올해 84억으로 지난해보다 2억 7천만원이 줄었다.


    결국 국고보조금을 제외하면 수입은 작년과 비슷한데, 학교의 수입 확대 전략은 무엇일까. 임양재 예산조정팀 부장은 “비학위 과정과 정원 외 학생 충원 등을 통해서 재원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며 “평생교육원의 학점은행제 확대와 콘서바토리 프로그램 개발,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적극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학 특성상 수익 사업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어 수업료를 통한 수입 확대에 주안을 둔다는 것이다. 그러나 올해만 교비 회계로는 감당이 안 돼 적립금을 인출해야 하는 규모가 커서, 지금의 수입 확대 대책만으로는 미봉책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공간 문제 해결과 교원 확충 등 쓸 곳은 ‘산적’


    우리학교는 지난 2월 공간 확충을 위해 종합복지관 4층 확장 공사를 벌였다. 총 3억원을 들여 연결 통로와 화단 지역을 교수학습개발센터, 평생교육원 교학팀 등 사무실로 전환했다. 또 재작년부터 연속 사업으로 진행 중인 공학관과 도서관 증축에 100억원이, 지난해 여름에 착공해 올해 말 완공 예정인 정릉 외부 기숙사 건립에는 42억원이 투입된다. 명원민속관 주변에는 2천평 부지에 31억원을 들여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의 어린이집을 신축한다. 신축 건물 전체가 어린이집이 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또 구 학군단 인근 부지 매입으로 2억 4천만원이 소요된다. 당초 부지 매입에 8억원이 투입될 예정이었으나 부지 주인과의 협상 불발로 6억원이 삭감됐다. 매입 대상지는 빌라 옆 정릉로 이전까지며, 매입이 최종 완료되면 건물 신축 등 사업 추진이 가능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예산 계획안에 편성됐던 평창동 부지의 조성계획 용역비 등에는 5억원 가량이 소요된다. 이렇게 해서 총 200억원 가량이 모두 적립금 내의 건축기금과 기타기금 명목에서 마련된다.


    올해 교원 보수는 지난해 대비 38억원이 늘어난 643억원으로 편성됐다. 38억원 중 20억원은 올해 전임교원 채용에 따른 증가분으로 배정됐다. 전임교원을 어느 부서에서 얼마만큼 충원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해 교원 보수 예산에서 2012년보다 40억원 가량이 증액돼 비전임교원 포함 150여 명에 달하는 교수를 충원했던 전례를 비춰봤을 때, 올해도 예년만큼은 아닐지라도 지표 개선을 이룰 정도의 교원 충원이 이뤄질 확률이 높다. 증액분 중 나머지 약 16억원은 자연 승진으로 인상된 급여를 반영한 것이며 기본급 인상은 현재 나온 예산에서는 반영되지 않았다.


    교원 보수에 대해 류재우 교수회 회장은 “임금은 거의 5년간 동결되다시피 했다”며 “올해도 등록금이 인하되고 재정 적자도 커져 인상 여력이 없는 듯해 동결 분위기”라고 밝혔다. 류 회장은 지난해 2학기 전체교수회의에서 “우리학교 교수 임금이 중하위 수준에 머물러있다”며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임금 인상을 조심스럽게 거론한 바 있다. 실제 지난해 신소재공학과 교수 2명, 최근에는 경제학과와 국제통상학과에서 각 1명과 경영대학 2명이 타 대학으로 이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교직 임금단체협상은 3~5월 중 시작될 예정이다.


    직원 보수는 지난해보다 11억원 줄어든 234억원으로 편성됐다. 보수 항목 중 직원급여와 상여금은 각 2억원과 8천만원 정도 소폭 상승하지만, 올해부터 계약직원과 학사조교 채용 인원이 감소되고 특별명예퇴직을 실시하지 않음에 따라 임시직 인건비와 직원 퇴직금이 감소된 결과다. 지난해 10월 타결된 직원 기본급은 1.8% 인상에 만원을 더해 당시 공무원 기본급 인상률 2.8%보다 낮은 2.3%로 인상됐다. 올해도 예년 추이를 감안하면 올해 공무원 기본급 인상률은 1.7%이므로 그보다 낮거나 비슷한 수준에서 임금이 결정될 가능성이 있다. 윤정국 노조위원장은 “학교가 어려워 고통 분담이 필요하지만 물가 상승률은 안 되더라도 최저 수준의 임금 인상은 필요하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올해 3월 입사한 계약직 직원의 경우는 임금이 16% 가량 삭감된 것으로 알려져 학교가 본격적으로 인건비 줄이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취업과 고시, 학부 장학금 등 학생 지원도 삭감


    경력개발센터 등 예산이 포함된 취업지원비는 12억원에서 9억원으로, 경영대 CPA실과 법과대학 법고연 등 우리학교 고시반 지원 비용이 포함된 국가고시준비생지원비는 14억 5천만원에서 12억원으로 올해 예산안에서 지난해 대비 삭감됐다. 학생 지원 예산마저 삭감을 단행했다는 사실은 학교 재정 상황이 그만큼 어렵다는 것을 방증할 수 있고, 또 한편으로는 타 대학에 비해 고시 합격 인원 등이 상승할 여지가 줄었다는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선투자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학생들의 도전만 바라보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25억원에서 올해 11억 8천만원으로 편성된 도서구입비 역시 삭감을 피하지는 못했다. 이에 대해 지난 1월 열린 대학평위원회에서 예종홍 기획처장은 “지출을 줄이고자 도서구입비를 감액했으나 다른 항목의 예산을 절약해 구입비를 회복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학부생의 교내 장학 예산도 소폭 하락됐다. 올해 예산안에서 교내 장학금은 316억원으로 작년보다 4억 가량 늘어났지만, 그 중 학부 장학금은 203억원으로 2013학년도에 비해 2억 9천만원이 감소했다. 대신 대학원과 비학위생 장학금은 합쳐서 7억원 정도 늘어났다. 


    학생 지원뿐 아니라 브랜드 가치를 키울 홍보비 역시 삭감 대상에 올랐다. 홍보비는 지난해 대비 2천만원 줄어든 19억 2천만원으로 편성됐으며 이 중 대학 광고비는 3백만원이 삭감된 3억 5천만원이다. 광고비로 1억 5천만원을 편성한 세종대에 비해서 적은 규모는 아니지만, 총 예산 1800억원 규모의 숭실대는 연간 광고 제작비만 2천만원을 투입해 일간지 광고에 5억 4천만원을 지출할 예정이다.

    적립금 3년 만에 1100억원에서 700억원대로


    과거 우리학교는 당초 예산 편성안보다 상당수 금액을 남겨 적립금으로 전환해왔다. 2011년만 하더라도 적립금은 2010년보다 140억원이 늘어난 1100억원이었다. 그러나 2012년부터 공학관과 도서관 증축에 따른 건설비 증가와 기숙사 수용률 확대를 위한 길음 빌딩 매입, 신임 교원 확충 등 굵직한 지출이 많아지면서 더는 교비회계만으로 감당할 수 없는 상황까지 오게 됐다. 이렇다보니 내년 2월쯤이 되면 적립금은 749억원이 될 것으로 학교는 예상하고 있다. 


    2013년 적립금은 969억원으로 이 중 올해 330억원을 인출하고 2014년 예산에서는 110억원을 적립한다. 적립되는 110억원 중 이자수입이 30억원, 나머지 적립 대부분은 건물의 감가상각비로 적립되는 금액으로 파악됐다. 인출한 330억원 대다수는 부족한 교사 확보율을 끌어올리는 데 사용될 예정이며, 이 중 80억원은 도서관 리모델링과 교원 확충에 따른 기자재 매입에 사용된다.


    현재 우리학교는 앞으로 전개될 대학구조조정에 따라 정원이 감축될 가능성이 있다. 만일 정원이 감축될 경우 현 등록금에 의존하는 수입 구조상, 재정 운용에 커다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언론사 대학 평가와 구조조정 진행 등 대학 생존을 위해서는 지표 관리도 적극 병행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져있다. 또 지출이 큰 교원 보수도 우수 교원 이탈이 벌어지는 시점에서 계속 억누를 수도 없는 상황이다. 결국 지출 수요가 커져감에 따라 지표 관리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난 항목은 예산 삭감 순위에 오르고 있는 것이 올해 예산안의 모습이라 할 수 있다.

    고동완 기자 
    kodongwan@kookmin.ac.kr


    http://press.kookmin.ac.kr/site/main/view.htm?num=11453

    http://press.kookmin.ac.kr/KPRESS_DATA/KPRESS_PDF/905/905_6.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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