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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집, 1947 보스톤영화 2023. 10. 2. 18:04
영화 '거미집'을 보며 한없이 웃었다. 그렇다고 실없지 않았고 감독 초기작 '조용한 가족'처럼 해학이 주는 묘미를 즐기면서 절로 나온 웃음이었다. 그만큼 근래 개봉작 중에서도, 김지운 감독 작품 중에서도 작품성이 빼어나다. 송강호 입을 빌려 반복되는 '나를 믿으라'든가 '고통이 없으면 사는 게 아니다'는 창작이 내포한 숙명을 보여줌과 동시에 삶을 긍정으로 환원하는 철학을 펼쳐 오락거리로만 작품을 소비하지 않게 한다. 영화 속 감독은 결국 재기하는데 공교롭게도 같이 개봉한 '1947 보스톤' 강제규 감독이 오버랩됐다. '국뽕'과 '신파'에 거부감을 느끼기 마련이지만 진정성은 뒤로 하고 상업성을 전면에 내세운 결과였는지 모른다. 강제규 감독은 진정성과 상업성 사이에서 진정성에 기반을 둔다. 이번 작품은 진정성에 무게추를 더 옮겼다. 그의 귀환이 재기로 이어질 가능성은 이전보단 커보인다. 그의 파트너로 쉬리 당시 클라이맥스를 재현하던 이동준 음악감독 곡도 듣게 되어 수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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