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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육림극장 영사기사 심상용의 영화인생 40년(씨네21 중)영화 2024. 8. 23. 12:12
출처: http://cine21.com/news/view/?mag_id=989
초등학교도 나오지 못한 심상용씨는 거의 까막눈이다. 대강 읽기는 하지만 쓸 줄은 모른다. 자신만의 글자가 있어서 그가 ‘프린스’라고 써놓은 글자를 보고 다른 이들은 ‘슈즈’라고 읽는다. 그래서 그에게는 아직 영사기사 자격증이 없다. 35년 동안 공부하고 또 했지만 불합격, 불합격.
아침부터 밤까지, 휴일도 없이, 명절날 남들 “떡에 술에 잘 먹을 때”도 영사기를 떠나지 않았던 그는 60점에서 18점이 모자라 아직 영사기사 자격증이 없는, 그러나 100점짜리 베테랑 영사기사다. “대한민국 최고극장” 메가박스에서 그가 받는 월급 100만원의 두배를 그의 후배가 받고 있다고 그는 자랑스러워 한다. 영사기사 일이란 예나 지금이나 힘든 일이다. 중년의 영사기사에겐 더더욱. 최신장비를 갖춘 멀티플렉스들이 생겨나면서 일자리가 좀 늘긴 했지만, 30대 이하의 일손을 주로 원하고 있고, 게다가 기술발전으로 한명의 영사기사가 여러 관을 관리할 수 있게 되어 일자리가 크게 는 것도 아니다. 지방의 낡은 극장에 나이많은 영사기사들이 많은 것도 그 때문. 심상용씨에게 극장 일을 하며 산 보람이 뭔가 물으니 “덕분에 글씨 공부한 것”이라고 답한다. 그의 낡은 영사기 옆에는 오랫동안 본 책 한권이 늘 놓여 있다. 영화를 틀기 위해서는 볼 필요가 없는 영사기사 매뉴얼. “그래도 40년을 했는데 자격증 하나 없으면 그렇잖아. 어떻게든 따려고 하지. 애들한테도 난
한글만 알면 대학 가는 거라 그랬거든.” 그래서 곁에 두는 책 한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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