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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병원은 피해 가족과 진정성 있는 대화에 나서라" (7.11)
    쓴 기사/기고 2017. 10. 17. 01:45

    [현장] 모네 여성병원 신생아 결핵 감염 피해 부모들 기자회견 열어

    [오마이뉴스 글:고동완, 편집:김도균]

    "1600명 부모들은 하루하루 마음이 타들어 갑니다."

    한 병원에서 태어난 798명의 영유아가 결핵 감염 여부를 조사받는 초유의 일이 빚어졌다(관련 기사: "네달 된 딸, 잠복 결핵 판정... 병원 '나 몰라라'에 허탈"). 

    지난 6월 27일, 서울 노원구 모네 여성병원 신생아실의 간호사가 결핵에 걸린 것으로 확인되면서 해당 간호사와 신생아실에서 접촉한 798명 영유아들의 역학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피해자 모임에 따르면 현재까지 잠복 결핵 감염 검진에서 64명의 영유아가 양성 판정을 받은 상황. 이대로라면 798명 중 150여 명의 영유아가 잠복 결핵 판정을 받을 것으로 피해자 모임은 추정하고 있다.

    피해 부모들은 11일 오전 10시께 모네 여성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병원은 피해 가족과 진정성 있는 대화에 나서길 바란다"며 "보건당국 차원의 컨트롤 타워도 세워지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  기자회견 현장.
    ⓒ 고동완


    "병원은 사후 관리를 밝혀라"

    이날 회견에선 결핵은 사후 관리가 중요하지만, 병원에선 이에 대해 별다른 대처를 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아빠 최지욱씨는 "결핵에 노출된 아기는 사후에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며 "병원 측에선 문자 발송과 홈페이지 사과가 전부인데, 사후에 어떤 책임을 질 건지 이런 말을 해달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길어야 태어난 지 1년도 안 된 아기들이 결핵 조사를 받고 있는 것에 피해 부모들은 참담해 했다. 아빠 박수홍씨는 "올해 3월 이 병원에서 딸을 낳았다"며 "일상이 송두리째 날아갔다. 종일 핸드폰에 눈을 뗄 수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박수홍씨 아내는 "6월 30일, 보건소에서 온 문자 한 통을 시작으로 저의 일상은 멈춰 있다"며 "이제 겨우 100일 지난 아이가 감당하기 힘든 검사를 겪을 때 이를 옆에서 바라보는 저로선 억장이 무너졌다"고 말하면서 눈물을 보였다. 아빠 임성우씨는 "둘째 딸이 이번 주 토요일에 양성 판정을 받았다"며 "앞으로 몇 개월간 독한 약을 먹게 될 텐데, 이런 사태가 생겨 원통스럽다"고 말했다.

    ▲  기자회견 현장.
    ⓒ 고동완


    "누구 말을 믿어야 할지..."

    검사 결과를 두고 의사 말이 다 달라 누가 맞는 말인지 모르겠다는 지적도 나왔다. 아빠 정기태씨는 "검사가 을지병원과 구청 보건소로 나뉘어 체계가 일원화 되지 않았다"며 "어느 의사는 검사 수치가 9.8ml면 음성이라 하고, 어떤 의사는 이건 양성으로 봐야 된다고 말하는데 누구 말을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이어 정씨는 "보건본부 당국은 일원화된 체계로 부모님을 확실하게 의료진을 믿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병원은 부모와 간담회를 마련해서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끝으로 세 아이 엄마는 피해 가족 모임의 호소문을 나눠 낭독했다. 다음은 호소문 내용을 간추린 것이다.

    "약물치료를 받는다 해도 말 그대로 예방일 뿐, 활동성 결핵으로 바뀔 가능성은 여전합니다. 누군가의 부주의가 우리 아이들을 결핵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게 만들고 말았습니다. 우리 아기들은 받지 않아도 될 결핵 검사와 약물치료를 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심지어 8주 이전의 아기들은 음성, 양성 여부와 상관없이 약물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결핵은 국가관리 질병임에도 불구하고 각 기관의 대처는 부실했습니다. 그 어디에서도 피해 가족들의 문의, 요청사항에 속 시원히 답해주는 곳은 없었습니다. 각 기관마다 통일된 답변은 고사하고 정보공개를 거부하는 게 다반사였습니다. 특히 모네 병원은 형식적인 사과 외에는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피해 가족 1600명의 정신적, 육체적 피해는 계속 늘고만 있습니다. 보건당국 차원의 통일된 컨트롤타워가 운영되어야 하고, 병원 측은 피해 가족과 진정성 있는 대화에 나서야 합니다."

    ▲  기자회견 현장.
    ⓒ 고동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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