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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해 보이는 정당, 어떻게 돌아갈까? (2015년)리스트, 스크랩 2017. 10. 22. 00:14
복잡해 보이는 정당, 어떻게 돌아갈까?
지도부 중심으로 움직이는 정당... 정당 지도부 분석
새정치민주연합의 이번 2.8 전당 대회에서 선출되는 대표와 최고위원은 정당 지도부를 구성하는 핵심이지만, 지도부가 어떤 조직과 직함, 권한을 가지고 정당을 이끄는지에 대해선 국민적 관심이 크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입법부에서 정치적 이슈는 정당 지도부 중심으로 촉발되는 경우가 일반적인 만큼, 정국의 향방을 가늠하는 데 지도부의 파악은 중요하다. 어렵게 받아들일 수 있는 지도부를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양당을 대상으로 쉽게 살펴본다.
우리나라 정당 당무는 당원 중심보다 당대표와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 주요 요직을 자리한 국회의원 중심으로 돌아간다. 정당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파악하기 위해선 지도부 파악이 우선인 셈이다.
우선 지도부 서열에서 1위는 대표다.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과 간 당대표 명칭은 대표를 선출하는 방식이 다른 탓에, 달리 불린다. 예컨대 새누리당은 ‘대표최고위원’, 새정치민주연합은 ‘대표’이라고 칭한다. 공통점은 양당 모두 ‘대표’로서 당의 모든 사무를 관장하고, 최고 책임을 진다는 점이다. 대표는 주요 당내 회의의 소집·주재, 예산의 편성, 사무총장 등 주요 당직을 임명하는 권한을 가진다.
대표 권한이 막강한 이유 ‘공천권’... 과거 ‘총재’ 시절보단 지위 약화
정당의 핵심 권한인 공천권도 대표가 갖는다. 대표는 인사권을 통해 공천심사위원장을 임명하는 식으로 공천권을 행사한다. 공천심사위원회에서 후보를 어느 지역에 출마시킬지 결정하는데, 후보 간 경선을 하지 않고 특정인을 특정 지역에 출마시키는 ‘전략 공천’도 여기서 결정한다. 2012년 4.11 총선을 앞두고 민주통합당 당시 공천에 탈락한 후보들이 한명숙 대표에게 공천이 불공정하다고 반발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과거 당 대표의 지위는 총재로 불리며 권력이 막강했다. 대통령이 집권 여당의 총재직을 겸했다. 정당분리의 원칙이 통용되지 못하고, 대통령이 정당의 공천권과 예산권까지 휘두르면서 ‘제왕적 대통령’이란 말이 공연히 나왔다. 총재란 직함이 본격적으로 혁파된 때는 2001년 김대중 대통령이 총재직에서 물러나면서부터다.
2000년 여야는 정치 개혁을 화두로 삼고, 총재 제도 폐지와 정당 분리를 내세웠다. 당시 김근태 민주당 최고위원은 “당 총재 제도를 폐지하고, 단기적으론 대선 후보와 당 총재를 분리하는 게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이주영 한나라당 부총재는 “대통령은 당 총재직을 포기하고 당원지위만 유지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정치 개혁의 주문이 쏟아지자 정당 당헌에 당대표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고자 할 경우 대통령선거 전에 사퇴해야 한다는 규정이 명시화되고, 총재 직함은 사라지는 등 정당 분리의 원칙이 보편화됐다.
최고위원은 당 대표 주재로 열리는 최고위원회의에 동석해 주요 당론을 논의하면서 의견 교환과 전략적인 판단을 한다. 행정부에 빗대면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무회의에 참석한 셈이다. 양당은 최고위원회의를 당내 최고 의결 집행 기관으로 당헌에 규정하고 있다. 최고위원회의가 지도부의 핵심이자 근간을 이룬다. 최고위원뿐 아니라 다음 설명할 당 협상과 정책, 사무를 각기 관장하는 원내대표, 정책위원회 의장, 사무총장이 모이는 것은 물론, 당 주요 정책, 예산과 결산 등 주요 논의가 이곳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최고위원은 쌓은 정치력을 바탕으로 당내 기구도 주도적으로 만들 수 있다. 예컨대, 신경민 의원은 국가정보원 국기문란사건 특위를, 우원식 의원은 을지로위원회를 만드는 데 나섰다. 문수훈 전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당 대학생위원회 위원장은 22일 통화에서 “최고위원은 당대표 정도의 권한은 가지지 못하지만, 정치력으로 당내 예산을 끌어올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최고위원은 비공개최고위원과 공개최고위원 회의 회동을 하면서 당론을 한눈에 확인 가능하다. 정보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것이다.
‘최고위원제도’... 제도 방식에 따라 대선 결과 갈랐다는 분석도
최고위원 제도는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양당 모두 택한 방식이다. 다만 그 제도를 바탕으로, 대표 선출 방식이 다르다는 점이 양당 지도부 조직의 커다란 차이점이다. 새누리당은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을 뽑고, 그 중 가장 많이 득표한 위원이 당 대표의 ‘대표최고위원’이 된다. 그에 반해 새정치민주연합은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해 뽑는다. 즉, 당 대표에 상대적으로 힘이 더 쏠리는 구조다.
여기서 새누리당 방식을 통상 ‘집단지도체제’라고 일컫는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22일 통화에서 “과거 총재직을 하다가 중앙집권적 당무 운영에 따른 병폐를 해소하고자 집단지도체제로 변경했다”라고 밝혔다. 대표 독단이 아닌 의사결정에서 대체로 최고위원과 합의로 의견을 조율하는 방식이다. 김무성 대표가 여의도연구원장에 박세일씨를 내정하고도 서청원 최고위원이 반대함으로써 임명을 못하고 이러한 배경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이점은 새누리당은 최고위원회의와 별도로 최고중진 연석회의를 두고 있다는 점이다. 최고위원이 되지 못한 이른바 3선 이상 중진 의원들이 당내 주요 현안을 논의하는 데 참여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놓은 것이다. 이를 통해 당내 계파 보스들이 자유롭게 회의에 들어올 수 있도록 물길을 터놓아줬다. 이는 불협화음을 줄임으로써 당의 균열을 막고, 안정화에 기여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당원 투표로 회의가 꾸려지는 최고위원회의를 약화시킴으로써 당내 민주화와는 배치될 수 있다는 단점을 내포하고 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방식은 단일지도체제다. 대표 어깨에 더 힘을 실어주면서 때론 합당과 같은 중차대한 일에도 독단이 가능해진다. 예컨대 안철수 신당과 합당을 당시 김한길 대표는 최고위원과 조율에 앞서 대표 권한으로 결정했다. 또 의사결정기구에서 최고위원회의에 주요 현안 논의를 집중하면서 중진회의를 별도로 두는 새누리당과 달리, 계파 출신이 최고위원에 선출되지 못하면 그 계파의 의사가 지도부에 반영되기 어려운 구조를 형성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 대선 패배 이후 집단지도체제에서 단일로 환원했다. 지도부 구조가 대선 패배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었다. 2012년 민주통합당 당시 전국대학생위원회 위원장이었던 손한민 청년소사이어티 대표는 22일 통화에서 “대표가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데, 집단체제다보니 대표와 최고위원 사이 맞붙는 게 잦았다”라며 “일사불란한 의사결정이 안 된 데다 책임을 서로 회파하고, 결국 선거 도중 김한길 대표최고위원이 사퇴해버렸다”라고 지적했다. 집단체제에서 중진회의 같은 당내 갈등을 줄일 안전장치가 부족했던 것이다.
서열 2위 원내대표... 과거에 비해 당내 지위가 격상된 배경
한편, 국회에서 당을 대표하는 원내대표는 대표에 이어 서열로 2위다. 원내대표는 당내외 정책 및 안건에 대한 협상에 나선다. 그 때문에 원내대표는 주로 협상 리더십에 주안을 둬 선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가 부재하면 대행을 맡기도 하는 자리다. 원내대표는 의원들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의원총회에서 소속 국회의원에 의해 선출된다.
과거 원내대표는 지금보다 위상이 약한 원내총무로 불렸다. 지금은 의원총회에서 국회의원 투표로 선출되지만, 원내총무일 때는 당 대표에 의해 임명되곤 했다. 이후 2003년 열린우리당을 시작으로 원내대표로 격상됐다. 그 배경엔 당 대표에 권한이 집중된다는 지적이 있었고, 원내 지도부와 당 지도부를 분리해서 원내 지도부는 정책 협상 위주로, 당 지도부는 정쟁을 맡도록 하자는 의도가 담겨있었다. 정당 간 정쟁은 하되, 국회를 정쟁의 도구로 삼지는 말자는 것이다.
지도부를 구성하는 자리 중 하나는 정책위원회 의장이다. 정책위 의장이 통칭 지도부에 구성되는 데엔 당과 정부간 협의 업무를 총괄, 조정하는 권한을 가졌기 때문이다. 정책위 의장은 정책위 대표로서 당이 정책을 세우는 데 대해 연구와 심의를 하는 것은 물론, 주요 정부 정책에 관해 검토를 하고, 당과 정부 간 협의에 나선다.
또 당 정책과 선거공약을 개발하기도 한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정책위 의장을 대표가 임명하는 대신, 새누리당은 의원총회에서 원내대표와 동반출마로 선출되는 차이점을 보인다. 이 부분에서도 새정치민주연합의 대표 권한이 집중돼 있다는 것을 가늠할 수 있다.
끝으로, 사무총장은 당의 재정과 인사, 조직을 관장하고 지휘한다. 대변인이 여기에 소속된다. 새정치민주연합 사무총장 산하엔 당의 정강과 홍보를 관장하는 전략홍보본부 등 홍보 관할 부서가, 새누리당은 주요 정치현안과 전략을 맡는 전략기획본부 등이 있다.'리스트, 스크랩'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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