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
'딸에 대하여'와 '장손'영화 2024. 9. 15. 00:47
'딸에 대하여'는 최근 개복장 중 만듦새가 좋은 영화임에는 분명하다. 다만 극 중 노년이 위치하는 지점은 아쉬움을 남긴다. 노년은 수발의 대상으로 그려지는데, 늙으면 몸과 정신이 쇠한다는 노년의 전형성을 파괴하는 순간 극의 스토리 역시 파괴되는 한계를 지니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노년의 전형성은 스테레오타입이지만 이를 답습하지 않으면 어머니와 딸에 관한 이야기의 추동력은 상실하고 마는 것이다. 이는 노년의 전형성을 고스란히 따라가지는 않는 '장손'과는 대비되는 지점이라 할 수 있다. 육체와 정신이 쇠해보이는 것은 맞지만 그것을 전부로 그리지는 않는다. 그리고 육체와 정신이 쇠하지 않더라도 이야기는 추동된다. 예측 불가능성과 불규칙, 불편함이 언제든 잡입할 틈이 생기는 것이다. 하지만 '딸에 대하여'는..
-
스레드와 텔레그램, 기술의 면피, 그리고...생각/단상 2024. 9. 7. 20:31
인스타그램에 이따금 접속하면 스레드 게시물이 뜬다. 그런데 내용 대부분이 대학원에 관한 것들이다. 석사 아니면 박사, 연구 계통에 관한 글이다. 빈도로 따지면 대졸, 그리고 고졸 얘기는 적다. 스레드가 일종의 사회적 분화 혹은 분열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팔로우 중심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도 이런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으나 스레드는 그 역할의 실천 강도가 더 강해졌다. 학력에 따라 분리를 조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회적 통합은커녕 오히려 고약해진 측면이 없잖아 있다. 문제는 기술적으로 사회적 분열을 촉진하고 있는 현상을 완화하려면 윤리적, 도의적 책임을 언급하며 플랫폼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점이다. 최근 논란이 불거지는 텔레그램을 통한 딥페이크 영상의 확산도 그렇다. 플랫폼은 대화 채널을 제공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