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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케이블TV의 다양성에 대한 생각 (2)
    미디어/담론 2012. 12. 17. 12:37

    고동완(kdw1412@nate.com)

     케이블TV 다양성의 저해 원인 중 가장 큰 원인을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가장 큰 원인은 이익 논리가 적용되는 것 아닐까? 지금, 채널 방송 경영진은 적자를 무릅쓰고 다양성이 내포된 프로그램을 적극 발굴해내기 위해 노력할 것인가, 아니면 이익 논리에 따라 컨텐츠 재송신을 고려해볼 것인가? 재력만 된다면 다양성이 내포된 프로그램을 발현시키기 위해 투자도 아끼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재력이 미미한 영세 방송사의 경우는 어떠한가?

     

     일전에 케이블TV 모 다큐 채널이 폐국되었다. 이 채널은 공익 환경 채널을 보유한 회사로서 자체 제작과 외화 다큐를 발굴해내는, 다큐 전문 채널이었다. 이 채널의 설립자는 사재 300억원 가까이를 방송 설립, 유지에 쏟아부었으나 결국 적자, 송신료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폐국 절차를 밟은 것이다. 이런 비운을 겪은 케이블 채널이 한 둘 일까? 몇 해 전엔 모 공중파 계열인 한 게임방송이 음악방송으로 전환했다. 전환 소식이 들리자 문광부와 국회 문방위는 채널의 다양성과 게임 산업 육성을 근거로 전환에 우려를 표했다. 그러나 자체 제작 비율이 높은 게임방송의 여건 상, 막대한 적자를 맛보고 있던 상황이었고, 결국 이익논리에 따라 전환을 결정한 것이다.

     

     

     이런 예들이 지난 케이블 채널의 역사를 살펴보면 한 둘이 아니다. 케이블TV 초창기, 대기업의 등판을 업고 막대한 제작비를 투입하여 자체 제작했던 채널들은 IMF 한파를 맞고 대부분 매각되거나 채널의 용도가 변경되었다. 물론 다양성에 기여할 프로그램의 제작은 스톱되었다. 방송 인프라의 구축은 하룻밤새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며, 자체 제작의 기술을 높이는 것도 상당시일이 걸릴 수 밖에 없는 환경에서 당시 경제위기로 경영상의 논리에 따라 하는 수 없이 폐국된 채널의 나름 축척된 노하우는 너무 아깝지 않은가? 이런 경우를 차치하고서라도, 전에 언급했던 다큐 채널의 경우, 케이블TV의 공공성과 다양성 측면에서 이익 논리 측면에 따라 폐국을 과연 방임했어야 했을까?

     

     이런 안타까운 경우를 방지하고자 '공익채널'이라는 새로운 제도가 2005년 신설되었다. 이 제도는 SO가 공익채널로 지정된 채널을 의무적으로 송신하는 제도로서 지나친 상업성으로 인한 공공성과 다양성의 파국을 맞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공익채널 제도의 도입은 방임의 세월로 폐국된 채널들을 기억하면 너무 늦은 감이 없지 않으며, 더구나 공익채널로 지정된 채널의 수 역시 너무 적다는 것이다. 현재 공익채널 수는 9개이며, 이 마저도 사회복지, 과학, 교육 분야 소속 채널 중 한 채널씩만 의무 전송하기로 되어 있으며, 한 채널 할당량을 24시간 중 반으로 쪼개 2채널을 할당하는 경우도 다수이다. 이런 현실에서 현 공익채널 제도가 얼마만큼 채널의 다양성에 기여하고 있는지 의문인 것이다.

     

     지금 채널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선 이익논리를 허물고 공익성이 결합된 채널의 경우 확실한 제도적 뒷받침을 해야한다. 컨텐츠의 다양성 확보는 공공성과도 연관이 되며, 채널과 케이블 자체 경쟁력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다양성 기여를 위해 여러 고민을 해야 하며 실천 방안은 없는지 고심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첫째, 다양성에 기여할 프로그램을 적극 발굴하기 위해 방송진흥기금을 확충하여 컨텐츠 제작을 장려한다. 둘째, 공익채널의 의무전숭 채널 비율을 늘리며 공익채널의 편성 비율에 따라 SO(지방 컨텐츠 포함)의 자체 컨텐츠 제작에 대한 혜택 추가(이중 다양성 확보)를 고려한다. 셋째, 특정 자본(공기업, 공중파 자본 포함)이 컨텐츠 재송신을 의존하여, 경영상의 이익을 올리는 채널에 한하여 전송, 자체 제작 비율을 조정하도록 하는 방안을 고려한다. 넷째, 공익채널 중 채널 대주주의 자본과 경영상의 종합적 고려를 통하여 열악한 채널의 경우, 타 방송사의 시청층이 높은 프로그램의 판매 광고와 묶음 판매의 경우를 신설 또는 확충한다.

     

    사진출처 : 경향신문 1994 금요판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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