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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문은 사양산업이 아니다.
    미디어/담론 2013. 3. 11. 06:30

     신문 저널리즘은 정녕 사양길로 접어들고 있는 것일까? 사실 국내 신문들의 유료인증 발행부수는 급강하중이다. 모 신문은 많게는 50만부 이상 감소했으며 타 신문사들도 공통된 현상을 겪고 있다. 발행부수의 급감은 필연적으로 신문사의 광고 단가를 저하시키는 주범이며 이는 신문사의 경영 상황 악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국내 유력 메이저 신문사들의 경영 상황은 어떨까? 먼저 J일보는 2009년 하락세를 찍은 후 상승세로 접어들어 2011년 3,8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C일보와 D일보 역시, 2011년 기준으로 과거와 유사한 규모의 매출을 이어나가고 있다. 의외로 국내 신문 시장의 파이를 거뭐지고 있는 메이저 언론들은 인터넷과 SNS의 보편화 현상 이후에도 굳건한 모습이다. 신문의 발행부수는 급감하고 있지만 매출을 유지해나가는 신문사의 저력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첫째로 눈여겨 봐야 할 것이 신문 발행 부수의 급감이 사양길로 직결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신문사는 전자화, 아카이브 시스템의 구축 등을 통해 향후 전개될 뉴미디어 각축전에서의 파이 점유를 위해 전초전을 벌여왔으며 실제로 다수의 플랫폼에 자사 뉴스 컨텐츠를 공급중에 있다. 즉, 신문 지면으로 먹고 사는 시대는 이제 종말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며 신문사의 생존을 위한 길은 컨텐츠 공급을 위한 플랫폼의 다변화에 달려 있음을 절감할 수 있다.

     

     둘째로 뉴미디어는 여전히 올드미디어에 의존적 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올드미디어를 상부구조, 뉴미디어를 하부구조격으로 본다면 상부구조에서 하부구조로 물길을 터놓는듯한 정보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뉴미디어 다수는 올드미디어에서 제공하는 컨텐츠를 가공하는 수준에 머물러있으며 이는 신문에서 발생하는 컨텐츠가 뉴미디어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활용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셋째로 신문사들의 자구 노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 신문사들은 앱서비스, 태블릿 PC 컨텐츠 공급 등을 통해 신진 수익의 창출을 갈구하고 있으며 실제로 광고 수익을 거두어들이고 있다. 또한 비단 신문 뿐만 아니라 인터넷 미디어 서비스, 방송 플랫폼 등 다양한 미디어 산업에 진출함으로써 그룹화를 꾀하여 신문사가 원활히 가동될 수 있도록 열을 올리고 있다. 이 밖에도 그룹의 중추 역할을 하는 신문사가 계열 미디어 회사와의 벽을 허물어감으로써 양질의 융합 컨텐츠 발굴에 적극나서고 있다.

     

     넷째로 열혈적 정치 현상은 신문사의 커다란 버팀목으로 자리매김한지 오래다. 6.25 동란, 산업화와 민주화 등 질곡의 역사를 겪으며 한국인들은 시시각각 발현되는 정치현상에 촉각을 곤두세우게 됐으며 이는 신문사의 생존 능력을 길러주는 지탱의 역할을 하였다. 신문사들은 자사 유력 컨텐츠를 통해 매일 변화하고 있는 정치 현상 등에 대하여 세세한 해설을 가미해줌으로써 다수의 한국인들의 동반자 역할을 자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현재 뉴미디어에서 실시간 벌어지는 정치 논쟁 역시, 신문사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주축으로 삼아 전개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다섯째로 유력한 교육 교재로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때때로 정치적 편향성에 대하여 문제가 되곤 하지만, 읽기 연습과 사회 현상과 기사 분석, 작문 능력 등의 배양에 있어서 신문이 독보적 교재로 올라선 것은 오래전 일이다. 신문이 일명 NIE 교육에 크게 활용되고 있음을 인식할 필요가 있으며 판이한 정치적 스탠스를 가진 신문들의 분석을 통해 세상을 보는 눈을 키워줄 수 있다는 것은 분명 매력적인 교육의 소재다.

     

     위 열거된 사항들을 고려함과 동시에 수용자가 정보 수용 경로 자체를 다양화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한다. 수용자는 이전처럼 어느 특정 매체를 통해서만 정보를 습득하지 않으며 다변화를 추구하기 마련이다. 때문에 신문 발행 부수의 급감과 더불어 방송 시청률의 급감 현상도 이와 상통되는 부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크게 고려해봐야 할 것은 신문 컨텐츠가 정보 수용 경로 다변화의 흐름을 이어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 태블릿PC 등 신진기술이 접목된 미디어 분야에서 신문 컨텐츠는 언제든 접할 수 있으며 이는 신문 경쟁력이 이제 지면에 국한된 것이 아님을 시사해주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종합해보자면 신문 산업 자체는 사양산업이 아니다. 그리고 신문 저널리즘의 위기 또한 과평가된 측면이 없지않아 있다. 신문의 위기를 발행부수 측면으로만 쉽게 제단하지 말고 정보 경로 흐름의 다변화 속에 큰틀에서 한번 바라보자. 그래야만 신문이 하향길로 접어든 사양산업인지 아니면 미래에도 각광은 받지 않을지언정 유지는 해나갈 저널리즘의 중추인지 곱씹어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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