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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하사극의 방영 편수 감축이 필요할 때
    미디어/담론 2013. 3. 26. 06:00

     방영되고 있는 KBS 대하사극은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질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시청률 10% 남짓으로 간간히 명맥을 이어나가고 있다는 건, 고정층을 제외한 유동 시청층을 잡지 못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한 때 못해도 30%의 시청률을 자랑했던 대하사극이 시청률 부진의 나락으로 떨어진 것은 시대의 변화가 맞물린만큼 제작 환경의 변혁을 이루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제 시청층은 장편의 드라마보다는 짧고 굵은 드라마를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이는 미니시리즈나 소중편의 특별기획 드라마의 활황이 여실히 증명해주는 사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장편 드라마가 간혹 중박, 대박을 친 경우도 있었지만 이는 남녀노소, 전 시청 연령대를 아우르는 스토리를 기반한 결과였다. 극작에 자신이 없으면 이제 장편은 무리한 시도라는 것이다.

     

     대하사극은 여전히 장편을 고집중이다. 장편도 단점만 있는 건 아니다. 대하사극의 특성상 역사 의식의 고취와 역사의 사회화에 따른 결과를 도출해내기 위해서는 미니시리즈 정도의 분량 가지곤 어림 택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시청자들은 스토리가 진부하다면 장편을 견뎌낼 여유 있는 사람들이 아니다. 언제든 싫증나면 갈아탈 수 있는 것이 지금의 미디어 컨텐츠 환경임을 직시한다면 스토리 난맥의 지적 속에 장편을 고집한다는 건 무리수가 아닐 수 없는 것이다.

     

     이야기의 난맥을 제대로 꿰내지 못할 바에야 편수를 줄여 빠른 전개의 스토리로 시청자들을 향해 어필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그러나 대하사극은 대다수가 장편과 연장을 고집했지, 건성 해치우는 것이 아닌 속이 꽉찬 빠른 전개의 시도는 더뎠던 것이 엄연한 사실이다. 이제 역사 선상의 재구성에 있어서 이야기를 늘려 시청자들의 답답함을 가중시키기 보다는 소형화, 콤팩트 전략으로 밀고 나가는 것이 컨텐츠 제작의 순리로 자리매김되어야 하는 것이다.

     

     무미건조한 내용을 생략하고, 반복되는 전개를 줄인다면 80회 할 것을 50회로 충분히 줄일 수 있다. 한정된 제작비에 방영 편수를 줄인다면 한편에 투입되는 자원이 그만큼 증대될 것이며 이는 드라마 전체의 퀄리티도 향상되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얻어낼 수 있다. 또한 연기자의 부담도 덜어줌으로써 캐스팅에 있어서도 더욱 용이해지며 이는 사극에 대한 시청자들의 호응도를 높이는 결과로 귀결될 것이다.

     

     KBS 대하사극은 대왕의 꿈을 끝으로 긴 휴지기간을 갖는다. 방송사 내부에서도 대하사극을 변혁의 테두리 위에 올려놓고, 제작 편수 감축 등 여러 고심중에 있다는 소식이다. 스토리가 탄탄하지 못하다면 장편은 사치인 세상이다. 스토리가 만인의 보통으로서 인식된다면 이 마저도 장편은 애물단지로 전락할 공산이 크다. 의무적 편수 감축이 진정한 대안이 될 수 없다면 시놉시스와 스토리 전개의 내실함에 따라 편수를 조정하는 것도 하나의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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