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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07호] 대학 구조개혁 ‘본격화’, 재정 사업과 연계해 정원 감축
    쓴 기사/학보사 2014. 4. 19. 16:16

    대학을 향한 변화의 파고가 거세지고 있다. 교육부는 정원 감축안이 담긴 대학 구조개혁 계획을 지난 1월에 발표한 데 이어, 2월에는 구조개혁과 연계한 수도권대학 특성화 지원 사업 ‘CK-2’를 발표했다. 이번 구조개혁은 평가 등급을 ‘매우 우수’와 ‘우수’ 등 5등급으로 나눠, ‘우수’를 받은 대학부터는 정원을 강제로 감축시킬 예정이다. 교육부는 ‘CK-2’ 사업은 물론이고, 산학협력 선도대학 육성 사업 ‘LINC’와 학부교육 선도대학 육성 사업 ‘ACE’, ‘BK21+’ 사업도 정원을 감축한 대학은 심사 과정에서 가산점을 부여할 방침이다. 재정 수주가 대학의 지상 과제인 지금, 정원 감축이 선택에서 필수가 되는 양상이다.





    피할 수 없는 ‘정원 감축’


    서울과 경기, 인천 권역 총 69개 대학만이 참여할 수 있는 CK-2 사업은 사업비 546억원이 투입돼 수도권 대학의 특성화 기반을 마련하고 체질 개선을 유도하겠다는 방향을 세워두고 있다. CK-2 사업에 참여할 대학은 특성화 분야를 자체적으로 발굴해 대학 규모에 따라 5~9개의 사업단을 꾸려 신청해야 한다. 이에 우리학교는 최근 각 단과대로부터 특성화 계획안을 제출받아 평가를 마치고, 특성화 분야를 최종 선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확정된 특성화 분야의 주제는 크게 ▲융합 ▲창의 ▲건강 등이며 총 7개 사업단이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한 사업단에 많게는 50억원을 지원하는 CK-2 사업은 ▲4% 이상 정원을 감축한 대학은 3점 ▲7%는 4점 ▲10%는 5점의 가산점을 부여한다. 이는 ‘LINC’와 ‘ACE’ 등 다른 재정 지원 사업도 동일하다. 사업의 당락이 소수점으로 결정되는 상황에서 감축을 단행하지 않은 대학은 평가에서 매우 불리한 위치에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특히 대학구조조정에서 정원 감축 대상인 우수 등급 이하를 받을 것으로 예상하는 대학들은 가산점을 얻기 위해 정원을 미리 감축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CK-2 참여를 준비하고 있는 서울권 대학들은 우수권 대학들이 선제적으로 감축할 것을 예상하고, 정원 감축을 기정사실화한 상태다. 또한, 다른 대학들의 감축 규모가 어느 정도 될지 지켜보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시립대는 정원 감축의 규모를 저울질하는 한편, 한양대는 4% 정도 규모의 정원 감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학교도 4% 선에서 정원 감축을 검토 중이다. CK-2 사업 기획 TF 김은홍 위원장(대학원장)은 “정원을 안 줄이면 가산점을 받지 못해 모든 사업에서 탈락될 우려가 있다”며 “강제적으로 감축을 당하기에 앞서 미리 줄이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융합기계전공’ 신설… 정원은 어떻게 감축되나


    지난해 일부 학과의 정원이 줄어드는 대신 자동차융합대학이 신설되는 등, 학부(과)의 개편이 있었다. 올해도 선제적 성격의 정원 감축이 예상됨에 따라, 오는 4월 28일(월) CK-2 사업단 제출안의 윤곽이 드러나는 때와 맞춰 또 한 번의 정원 변동 계획이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우리학교는 정원을 감축할 경우 특성화 분야로 선정한 7개 관련 학부(과)의 정원은 감축시키지 않고, 나머지 모든 학부(과)에 대해선 정원을 감축시키되 정원 감축의 폭은 일정 기준에 따라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 기준은 정부 공시 취업률과 지난 3년 동안 중앙일보 대학평가 상위 50위 대학 중 유사학과와 상대 비교한 취업률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원 변동뿐 아니라 전공도 신설된다. 기존 기계시스템공학부에서 단일 전공이었던 기계시스템공학 전공 정원을 일부 분리해 의료기계에 특성화된 ‘융합기계’라는 명칭의 전공을 신설할 예정이다. 이는 이번에 선정된 특성화 분야 중 ‘휴먼테크놀로지’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편 배경에는 단일 전공으로 구성된 기계시스템공학부의 경우 정원 규모가 130명에 달해 전공 분리를 통한 전문성 강화의 필요성이 자리 잡고 있으며, 수명 연장과 건강에 대한 관심으로 의료기기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지난 2010년에 개설된 ‘바이오발효융합학과’에 이은 신수종(新樹種) 전공으로 의료가 채택됨에 따라 우리학교는 자체 유망 분야로 ‘자동차’와 ‘디자인’에 ‘건강’을 더해 3대 발전 축을 구성할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이러한 구조 개편은 교육부의 대학 평가에서 이점으로 작용한다. 예컨대 학부(과)를 통폐합하는 학교는 평가에서 가산점을 부여받는다. 동일 조건 하에서 사업단이 선정되기 위해서는 통폐합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학이 시대적 흐름에 부응하도록 학사 구조 개편을 평가 항목에 넣었다”며 “유지보다는 변화에 대응하는 학교가 점수를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우리학교는 통폐합 계획은 세워두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발전계획 재수립 ‘KMU1010R’


    이번 교육부의 재정 지원 사업은 ‘대학의 비전과 전략’도 평가 대상에 올려놨다. 이에 우리학교는 기존 발전계획인 KMU1010을 수정한 ‘KMU1010R’을 만들었다. 곧 대내외에 발표될 ‘KMU1010R’은 R(Revise)이 의미하는 것처럼 기본 뼈대 위에 일부를 다듬은 것이다. 10년 내 국내 10위권 명문사학에 진입하겠다는 1010의 기치는 유지하면서 전략방향을 특성화와 차별화로 새롭게 설정했다. 또 기존의 4대 추진 분야(수월성 확보, 인프라 강화 등)를 전략목표 5개로 재편했다.


    1010R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전략목표의 ‘요구중심 교육체계 확립’이다. 이 목표에 부속된 추진 과제를 통해 융복합 교육과정의 개편과 수업 피드백의 강화가 이뤄질 예정이다. 특히 교육과정 개편에서 교양 수업이 기존의 판을 갈아엎을 정도로 변화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전공 수업의 개편도 함께 모색된다. 융복합의 시작점을 교양 수업으로 삼고, 사회적 요구와 동떨어진 수업은 폐지하는 대신, 시대 흐름에 맞는 수업을 개설하겠다는 것이 개편의 기본 골자다. 그러나 개편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점도 예상된다. 개설 가능한 수업 수가 한정된 상황에서 개편을 위해선 어느 수업은 폐지되거나 커리큘럼을 바꿔야 하는데, 이는 강의 담당자가 수업을 맡을 자리를 잃거나 스스로 변화를 추구해야 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내부 조정을 얼마큼 순탄하게 풀어 가느냐에 따라 개편의 성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피드백 강화는 그간 수업의 유일한 피드백이었던 강의평가가 학생들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라 마련됐다. 현재 강의평가는 피드백을 하고는 있으나 2년 연속 하위 10%에 드는 시간강사에 한해서 해고 조치하는 등 평가에 영향을 받는 대상은 시간강사뿐이다. 이번 피드백 강화는 제한적이었던 평가 대상의 폭을 넓혀 전임교원까지 영향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전임교원이라도 평가가 일정 수준 이하이면 교수학습개발센터에서 교수법 강의를 수강하게 된다.




    새로운 인재상, ‘도전하는 국민인’


    지난해 11월부터 추진된 인재상의 재정립은 ‘도전하는 국민인’으로 확정됐다. 그동안 명목상으로 존재해왔던 우리학교 인재상은 재학생들에게 인식이 되지 않는 등 학교 고유의 정체성 확립에는 사실상 기여를 하지 못했다. 김은홍 대학원장은 “그간 대학 평가 보고서에 인재상을 기재한 적은 있는데, 학내 의견 수렴 등 절차를 거치지 않아 급조된 측면이 있었다”며 “인재상을 공식적으로 도출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번 인재상의 핵심은 ‘도전’이다. 내부 TF팀에서는 학교 구성원의 의견 수렴뿐 아니라 100대 기업의 인재상과 국내외 대학의 인재상을 분석해 ‘도전’을 핵심으로 도출해냈다. 이러한 배경에는 사회의 급격한 변화에 따른 도전 정신의 필요성에 대한 대내외적 공감대가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인재상에서 다른 대학과 차별화를 둔 부분은 무엇일까. 차별화가 두드러진 대목은 ‘소통하는 협력인’이다. 김 원장은 “협력을 교육목적에 올려놓은 대학은 드물다”며 “도전정신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다른 사람과의 협력을 통한 실천”이라고 말했다. 학교 전반에서 협력을 구현하기 위해 실시될 협동성 교육은 학부 교육을 평가하는 ACE 사업 신청과 연계해, 소통 능력의 향상과 이에 대한 책임을 강화할 수 있도록 수업의 변화를 유도할 계획이다.


    한편, 교육부는 학교의 비전과 전략을 학교 간 상대 비교로 정성 평가하겠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사업단을 제출한 학교에 한해서 과거 실적을 종합해 등급별로 20%씩 나눠 상대 비교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교육부 평가는 ‘우수’가 목표, 중앙일보 대학평가 결과도 관심


    우리학교는 대학 구조개혁 등급에서 평균 4% 정원 감축 대상인 ‘우수’를 목표로 두고 있다. 2012년 재정지원 제한대학 평가에서 우리학교는 150개 대학 중 127위를 기록한 후 재투자를 통해 지난해 약 40%선인 60위권까지 끌어올렸다. 구체적 계획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자율 감축 대상인 최우수는 전체 대학의 5~10%, ‘미흡’과 ‘아주 미흡’은 20%가 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 교육부 평가와 함께, 오는 9월에 발표될 우리학교의 중앙일보 대학평가 순위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학교는 10위권을 목표로 두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지난해 24위와 유사한 정도로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예종홍 기획처장은 “순위가 상승하기를 기대하지만 수입과 지출이 맞지 않아 충분한 투자를 하기는 어렵다”며 “현상 유지는 하도록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우리학교는 수도권 대학 중 상위권에 해당되는 국제화 부분에 신경을 써 순위의 유지나 상승을 견인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국제화 이외에 외부 평가의 순위를 결정짓는 요소 중 하나는 ‘교육 여건’이다. 그 중 학생 1인당 교수 확보율 등의 지표가 교육 환경의 척도로 자주 인용되고 있다. 우리학교의 교수 확보율은 예년과 유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학교는 정원 감축이 이뤄질 것으로 판단하고, 재정 수입과 1인당 교원 확보율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해 대규모 교수 충원 계획은 유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유지수 총장은 전체 교직원에 보낸 메일을 통해 “현재의 위기는 기존의 위기와는 비교도 안 되는 엄청난 충격을 대학에 주고 있다”며 구성원의 분발을 촉구한 바 있다. 대학 구조개혁안이 법안에 계류 중이지만 원안대로라면 내년 하반기에 있을 정원감축 통보는 1년 남짓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다. 구조개혁과 사업단 선정 등 대학 향방을 결정짓는 사안들이 빠른 속도로 다가오고 있다.


    고동완 기자 kodongwan@kookmin.ac.kr


    기사 : http://press.kookmin.ac.kr/KPRESS_DATA/KPRESS_PDF/907/907_6.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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