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동완의 미디어 이야기

[2015 2월22일상①] 박정연·알바노조·이명옥·이영광

[오마이뉴스 고동완 기자]

<오마이뉴스>는 '2015 2월22일상' 수상자로 김창엽 박정연 배지영 알바노조 이명옥 이수지 이영광 이정혁 이정희 정대희 조세형 조종안 기자(12명)를 선정했습니다. '2월22일상'은 한 해 동안 꾸준히 좋은 활동을 펼친 시민기자에게 드리는 상입니다. 시상식은 2015년 1월 23일 <오마이뉴스> 상암동 사무실에서 치러집니다. '2월22일상'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상금 50만원을 드립니다. 이 자리에서는 '2014 올해의 뉴스게릴라상'과 '2014 특별상', '2014 올해의 기사상', 시민기자 명예의 전당 시상식도 함께 열립니다. 수상하신 모든 분들께 축하인사 드립니다. <편집자말>

[박정연 기자] 북한 여성으로부터 '밤길 조심하라'는 말 듣기도

▲  박정연 시민기자
ⓒ 박정연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는 국내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해외 각지에서 고국으로 현지 소식을 전해온다. 모르고 넘어갈 수 있는 타지 소식을 한국인의 시각에서 챙겨준다. 익히 들을 수 있는 미국과 독일 등 서양 소식뿐 아니라 소홀하기 쉬운 나라의 소식들도 있다. 국제뉴스의 저변이 확대되는 순간이다. 박정연 기자가 그런 경우다.
10년차 캄보디아 교민이자 <오마이뉴스> 해외통신원인 박정연 기자는 그동안 캄보디아 현지 소식을 전해왔다. 박 기자는 기사를 통해 저가 캄보디아 여행 상품의 문제를 고발한 것은 물론, 관광객의 문화재 훼손 실태를 다루기도 했다.

그가 쓴 <당신이 마신 콜라, 이걸로 만든다는 거 아나?>는 콜라의 원료인 사탕수수 제조 이면의 추악함을 여실히 드러냈다. 부패 재벌의 강압으로 평생 일군 사탕수수 농장을 무방비로 빼앗기고, 그 농장 일용노동자로 전락해버린 사탕수수 노동자의 실상은 독자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캄보디아 북한식당에서 보고 느낀 것을 쓴 <'북한식당'의 실체, 제가 본 건 이렇습니다>는 박정연 기자에게 잊을 수 없는 경험을 남겼다. 시내의 한 북한식당에 갔더니 북한 여종업원이 박정연 기자의 얼굴을 알아보고는 대뜸 기사를 언급하며 "좋은 내용도 많은데 왜 나쁜 것만 골라 썼냐"고 언성을 높였다고 한다. 식당을 나올 때는 그 여성으로부터 "앞으론 밤길 조심하십시오!"라는 말을 들어야 했다.

"섬뜩한 순간이었습니다. 북한식당 여종업원들이 서빙을 하거나 노래와 춤, 공연만 하는 줄 알았는데, <오마이뉴스> 북한 관련 기사를 모니터링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이었습니다."

박 기자는 기사를 쓰면서 내심 아쉬운 면이 있다고 한다. 독자들이 엽기적 사건이나 인신매매 등 어두운 내용을 담은 기사들에 더 관심을 보내기 때문이란다. 하지만 박정연 기자는 앞으로 뉴스에 대한 편식을 해결하고자, 유익하고 훈훈한 미담과 조명되지 못한 동남아의 진면목을 독자에게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어둠 일색(?)의 기사를 쓰고픈 때도 있지만, 기자 양심상 늘 고민하고, 반성하는 부분입니다. 뉴스가 넘쳐나는 시대를 살고 있으나, 뉴스 편식으로 스스로 우물 안에만 있는 건 아닌지 되묻게 됩니다. 편식을 해소해야 국제사회에 대한 균형적인 감각과 안목을 익히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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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노조] "알바는 '견습'이 아닌 '생계'입니다"

▲  알바데이(5월 1일)를 마치고 찍은 알바노조 단체 사진. 알바데이란, 5월 1일 '노동자의 날'에 아르바이트도 노동자임을 알리는 행사를 일컫는다. 알바노조 깃발에 '최저임금 1만원 인상' 구호가 쓰여 있다.
ⓒ 알바노조


우리 사회에 만연한 '갑을관계'는 해묵은 숙제로 남아 있다. 그런데 이런 해묵음을 씻어내겠다고 나선 이들이 있다. 2013년 첫발을 내디딘 '알바노조(아르바이트노동조합)'다.

알바(아르바이트) 노동자는 고용주를 상대로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 그 때문에 최저임금과 주휴수당, 4대 보험을 보장받지 못하는 것은 물론, 때론 인간적인 대우도 받지 못한다. 이러한 현실을 노동조합 차원에서 함께 해결해나가겠다는 것이 알바노조의 탄생 근거이자 목적이다. 2015 오마이뉴스 2월22일상을 수상한 알바노조 강서희 홍보팀장을 대표로 인터뷰했다.

알바노조는 그간 여러 차례 기자회견을 하면서, 노조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들이 기존 언론들에서 주요하게 다뤄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는 걸 확인했다. 그래서 <오마이뉴스>에 단체회원으로 가입하고 직접 기사를 쓰기로 했다. 알바노조 조합원이 캐디로 일한 경험을 쓴 <죽을 만큼 캐디 때리곤, 100만원 던지고 가>는 박희태 전 국회의장의 성추행 파문과 맞물려 골프장 손님들의 추태를 적나라하게 고발했고, 많은 독자들로부터 공감을 얻었다. 

하지만 알바노조 조합원 자격으로 직접 고발에 나선 한 알바노동자는 불합리한 해고를 맛보기도 했다. 맥도날드 알바노동자로 <'세계 1위' 맥도날드의 '꺾기'를 아시나요>를 쓴 한 조합원은 점장으로부터 계약기간 만료를 이유로 해고를 당했다. '꺾기'는 매출 대비 인건비를 줄이는 행위로, 알바에게 조기퇴근을 시키는 것을 뜻한다. 알바에게 지급될 임금을 줄여 이익 폭을 늘려보겠단 사측의 속셈이 담겨 있다.

"'꺾기'를 고발한 조합원을 점장이 "네가 노조 활동하는 것을 동료들이 불편해 한다"고 말하며 해고했습니다. 보도 이후에도 '꺾기'는 계속되고 있고, 최근 알바노조의 맥도날드 근로실태 조사 결과에서도 손님이 없다는 이유로 늦게 출근하거나 일찍 퇴근할 것을 '요구받은 적이 있다'(64%) 혹은 '보거나 들은 적이 있다'(9%)는 응답자가 전체의 73%를 차지했습니다."

알바노조는 알바의 권리 찾기뿐 아니라 '인식 바로잡기'에도 열중하고 있다. 알바노조는 <왜 이러세요 <무한도전>, 그거 위법입니다>를 썼다.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쩐의 전쟁2' 편에서 발견된 최저임금 위반과 계약서 작성 의무 위반 등을 지적한 것이다. 

그리고 해당 프로그램에는 '아르바이트생'이란 자막이 나왔다. 알바노조는 '생'이라는 말이 주는 어감이 용돈벌이로 일하는 학생의 의미가 강하다는 것도 지적했다. 알바노조가 바라보는 '알바'는 '견습'이 아닌 '생계'다.

"꽤 많은 사람들이 '알바'로 생계를 이어갑니다. 그런데 법의 보장은 잘 받지 못하고, 사장에게 무시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활동하는 동안 최저임금이 두 번 인상됐는데, 여전히 미약합니다. 최저임금 1만 원 인상을 위해서도 알바노조는 계속 노력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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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옥 기자] 약자로서 약자를 위해 뛰는 기자




▲  이명옥 시민기자
ⓒ 이명옥




"현장에 가보면 현실이 보입니다. 알리고 싶은 의지가 저절로 생길 수밖에요."

매서운 한파가 찾아왔지만, 서울 광화문 30m 높이의 전광판에는 씨앤앰 비정규직 해고 노동자 두 명이 올라가 있다. 지난 13일에는 쌍용차 해고 노동자 두 명이 평택공장 70m 굴뚝에 올랐다. 이명옥 기자는 노동자들이 극단의 상황으로 내몰린 현실을 알리는 게 자신의 소임이라고 했다. 이명옥 기자도 비슷한 처지의 비정규직 노동자다.

지체장애 6급이기도 한 이명옥 기자는 장애인 등급이 낮아서 활동보조서비스를 받지 못해 화재로 목숨을 잃은 장애인을 조명하고자 <세월호 분향소 옆...이 사람도 억울하게 죽었어요>를 써 '장애인 등급제'의 허울을 알리기도 했다. 이명옥 기자는 서평 쓰기도 열심이다. 이명옥 기자가 읽는 책은 주로 사회적 약자의 인권문제에 대한 것으로, 이명옥 기자가 밝힌 소임과 맞닿아 있다.

이 기자가 쓴 <"예은아, 이제 그만 나와... 아빠랑 집에 가야지">는 세월호 실종자가 살아 돌아오길 염원하던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렸다. 예은양은 세월호 가족대책위 대변인 유경근씨의 딸이다. 유경근씨는 딸의 행방을 초조하게 기다리며 "예은아 이제 그만 나와 아빠랑 집에 가야지"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살아서 돌아와 달라는 간절한 바람에도 예은양은 결국 주검으로 돌아왔고, 4월 23일 유경근씨는 예은양을 만났다는 글을 올렸다.

"유경근씨가 남긴 글들을 보고 조심스레 기사를 써도 좋겠느냐고 물었지요. 예은 아빠는 시간을 좀 달라고 하시더니 예쁘게 써주면 써도 좋다고 하셨습니다. 예은양 빈소에서 인사를 하고, 기사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50대 후반인 이명옥 기자는 "대한민국은 이미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었다"며 인생을 이모작할 수 있도록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해결할 대안을 찾고 싶다고 했다. 고령화는 노년의 빈곤과 밀접히 연관된, 사회적 약자의 문제이기도 하다. 스스로 약자의 위치에 있는 이명옥 기자는 약자를 위해 무엇을 더 할 것인가 궁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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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광 기자]"'박정희 묘소 참배' 물었다가 인터뷰 파투 나기도"

▲  이영광 시민기자. 지난해 조상운 국민TV 사무국장과 인터뷰할 때.
ⓒ 이영광


이영광 기자의 모토는 '거침없이'다. 거침없이 질문하고 독자의 속을 시원히 풀어주겠다는 것이다. 이영광 기자가 지금껏 인터뷰 한 사람은 190명. 인터뷰 대상은 주로 정치인과 언론인, 종교인 등 이슈를 만들어내는 인물이었다. 190명이라는 숫자는 이슈 속 인물을 거침없이 찾아갔다는 방증이기도 하다(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

이영광 기자는 올해 처음 한 인터뷰에서 '거침없이' 묻다가 쓴맛을 봐야만 했다. 올해 초 정치권을 뜨겁게 달군 이슈는 '안철수 신당'이었다. 신당에 참여한 한 정치인을 인터뷰하면서 안철수 의원의 박정희 대통령 묘소 참배에 관한 질문을 했다. 답을 듣긴 했지만 납득이 가지 않은 이영광 기자는 다시 집요하게 물었다. 그러자 그 정치인의 감정이 격해지면서 잠시 파투가 나고 말았다. 어찌어찌 인터뷰를 마치긴 했으나 기사는 쓰지 못했단다.

"그 정치인은 저와 야구장도 같이 갈 정도로 친했어요. 답하기 곤란하다는 것, 저도 알죠. 그러나 인터뷰할 때는 사적 관계는 생각하지 않아야 하잖아요. 인터뷰는 어떻게 마쳤지만 기사를 쓰지 말라고 해서 안 썼어요. 그런데 녹취한 파일도 지우라는 거예요."

이영광 기자도 세월호 유가족의 슬픔을 생생히 지켜봐야 했다. 유예은양 어머니 박은희씨 인터뷰 <"유가족 전체가 사회로부터 왕따당하는 것 같다">는 이영광 기자의 머릿속에 확연히 각인됐다.

"유가족 인터뷰는 처음이라, 질문 문구 하나도 조심스러웠습니다. 인터뷰 도중 아이 말씀을 하시면서 중간 중간에 우셔서 (저도) 감정을 조절하기 어렵더라고요. 울음을 참느라고 힘들었습니다."

이영광 기자는 인터뷰를 위해 매주 전주-서울을 오간다. 열정이 없다면 쉬운 일은 아닐 터. 이영광 기자는 피곤하긴 하지만 즐겁다고 했다. 다만 원고료 외에 수입이 마땅치 않아 활동비가 문제라고 했다. 교통비가 만만치 않은 탓에 원고료 수입이 교통비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기사를 쓰게 만드는 원동력에는 '사람'이 있다고 했다.

"돈 때문이면 차라리 돈이 덜 드는 TV 리뷰를 쓰는 게 나았을 겁니다. 차비를 들여서라도 인터뷰를 하는 건 새로운 사람을 알아간다는 즐거움 때문인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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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22일상②] 인터뷰 할 때만 돌변...그녀의 비밀
[2월22일상③] "남편과 함께 세계 여행, 이렇게 시작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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