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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저널 - 기고] 학생 복지, 중대 기로에 놓여있다.생각/출연 2017. 6. 14. 01:41
또 하나의 큰일이 예고됐다. 생활협동조합의 존립이 위태로운 지경이다. 지난 5일 총학생회 중앙운영위원회 속기록에 따르면, 학교가 북악관 매점과 카페를 비롯한 매장의 운영권을 생협에서 법인으로 넘길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본래 북악관 매장에서 나오는 임대료나 수익금은 생협이 가져왔으나 이를 학교 법인이 가져가겠다는 것이다. 학생 복지를 위협하는 중대한 사안이 아닐 수 없다.
생협은 학생과 교직원 등 학교 구성원들이 한 푼, 두 푼 모아 출자해서 만든 조합이다. 생협에서 나오는 수익은 출자에 동참한 대다수 학생에게 돌아가는 구조다. 만일 북악관 매장의 운영권을 법인으로 전환한다면 유동 인구가 많은 매장의 수익을 고스란히 법인에 넘겨주는 꼴이다. 학생들이 생협에 출자해서 받을 수익도 대폭 낮아질 수밖에 없다.
가장 큰 문제는 학내 물가가 오를 수 있다. 예술대 매점과 카페는 생협이 업체에 임대를 하고 운영하는 방식으로 수익금을 거두어갔다. 그러나 리모델링이 진행되고 예대 매장의 운영권이 법인으로 넘어가면서 커피 등 가격이 일제히 오르는 현상이 빚어졌다. 이런 일이 북악관에서도 반복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가격을 결정하는 구조만 봐도 생협은 교수와 교직원, 학생이 참여하여 결정한다. 반면 법인은 이사진들로 운영된다. 그동안 학교가 정책을 추진하거나 학생 복지와 연관되는 사업을 의논할 때, 이사가 학교 구성원과 소통하며 의견을 개진한 적이 없다. 상품 가격이 밀실에서 정해질 우려도 있는 것이다.
북악관 리모델링을 앞두고 다양한 외부 업체가 들어올 거란 소식도 돌고 있다. 법인의 일방적인 결정으로 이들 업체가 들어오고 과거보다 비싼 가격으로 물건을 판다면, 이것도 고스란히 학생들 짊이 되는 것이다.
더구나 법인이 학내에서 수익을 창출해야할 이유가 보이질 않는다. 생협이 갖고 있던 운영권을 가져가면서 말이다. 최근 대규모 지출이 예상되는 고려 보건대 매입건은 법인의 돈이 아닌 학생들이 낸 등록금과 적립금에서 대부분 지출될 것이다. 법인이 학교에 매년 내는 전입금이 40억 원 정도인데, 매장 운영권을 가져가서 전입금을 과연 얼마나 높이겠다는 것인지 이에 대한 어떠한 설명도 함구하고 있다.
만일 전입금을 쥐꼬리만 하게 올리고, 창출한 수익 대부분을 이사진에게 환원한다면 학생에게 흘러갈 돈이 역류하고 마는 것이다. 그동안 학교 이사진은 학교를 어떻게 발전시키고 지속해나갈지에 대해 명확한 비전이나 설명을 구성원에게 일언반구한 적 없다.
고동완 경영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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