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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폐’를 놓고 벌어지는 대각축전 - 책 '화폐전쟁'
    생각/책, 음악 2013. 5. 16. 19:50

     

    화폐를 놓고 벌어지는 대각축전

     경제에 평소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세계 화폐 유통의 주축은 누구인가에 대한 물음을 한번쯤 되뇌어 봤을 테다. ‘화폐전쟁은 물음의 실마리가 될 몇 가지 단서들을 제공하는데, 우선 첫째로 로스차일드 가문을 위시한 금융 지배의 한 축을 담당하는 계파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화폐전쟁에서 로스차일드가는 주요 관심사다. 로스차일드 휘하에 자녀들은 역사의 중심에 궤를 함께 해오면서 민첩함과 인맥 형성 등 다양한 방법을 구사해 금융의 실권을 틀어쥐는 가문이 되고자 분투한다. 대표적 일례로 로스차일드의 셋째 아들 네이선은 선견지명의 사고로 폭 넓은 정보망을 유럽 각지에 미리 구축, 프랑스와 영국이 국운을 놓고 벌이는 워털루전투의 전황 예측을 어느 조직보다 빨리 접하게 된다. 당시 워털루전투의 승패는 수많은 투자자들이 보유한 채권의 향방을 가늠 짓는 중요 요소였다. 전투에서 영국의 승리는 영국 자체의 국채 상승을 의미했고, 역으로 영국의 패배는 영국 국채가 휴지조각으로 전락할 수 있음을 뜻했다. 막강한 정보력을 바탕으로 전황 결과를 예측한 네이선은 결국 프랑스가 패전했다는 귀결에 의해 막대한 이익을 거머쥘 수 있었다. 이후 로스차일드가 형제들은 금융 지배의 초석을 위해 세운 가문 내부의 엄격한 법통을 각기 성실히 이행해나갔고, 로스차일드은행은 세계 금융 운용의 일익을 담당하게 되었다.

     

     둘째는 금융과 정치 현상 사이의 연결 고리가 밀접하다는 것이다. 금융을 놓고 자웅을 겨루는 국내와 국제 정치의 흐름을 간파하기란 여간 쉬운 게 아니지만, ‘화폐전쟁은 정치 결과와 금융의 상관관계를 일정부분 표면화한다. 이 책은 금융 패권을 둘러싸고 이뤄지는 미국 대통령의 국정 대립 과정과 금융 판로를 변천시킨 내정 변화에 주목한다. 역대 미 대통령들은 화폐 발행권과 금융 주축의 선점을 놓고 국제 금융 조직과 대결을 펼쳐왔다. 3대 대통령 제퍼슨은 화폐 발행권이 국민에게 속해야 한다며 공공 화폐를 민간 중앙은행이 보유해야 한다는 금융재벌과 첨예한 대립각을 세웠다. 7대 대통령 앤드루 잭슨은 주식의 80%는 개인이, 나머지 20%만 정부로 구성된 중앙은행을 폐지하기 위해 암살의 위협을 거쳐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해리슨, 존 타일러 대통령 등이 민영 중앙은행의 부활을 막기 위해 대결을 이어나갔으며 해리슨 대통령은 취임사 이후 돌연사로 세상을 등진다. 링컨은 남북전쟁에 따른 재정 위기를 타개하고자 고금리로 개인은행에 돈을 빌리는 대신, ‘그린백이라는 신종 화폐를 직접 발행해 은행 재벌의 화폐 발행 독점을 완화하였다. 링컨 역시, 의문의 암살범에 의해 목숨을 잃는다. 대내외적 요인들로 인한 내정 변화의 결과인 금융 변천의 줄기와, 줄기를 쫓아 화폐 유통의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에 정치 현상이 발현된 셈이다.

     

     셋째는 미연방준비은행을 금융의 주요 키워드로 목도하게 한다는 것이다. 먼저 화폐전쟁은 줄기차게 금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말미에는 중국을 향해 금 확보의 중요성을 설파하기까지 한다. 금은 천연의 공신력을 가졌으며 달러 체계의 대안으로 세계 화폐의 첩경으로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금융재벌들은 그간 금을 억제하기 위해 금본위제 폐지와 금 가격을 억누르는 등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여왔다. 금의 활황은 지폐의 과다 발행을 수그러들게 해 금융 실권의 변화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지폐 발행의 컨트롤은 민간 금융 재벌들이 쥐고 있으며 그들은 컨트롤키를 통해 세계 화폐 유통의 주축이 되고자 하는 것이다. 이어 화폐전쟁은 미연방준비은행이 사실상 민간 금융 재벌의 출자로 이루어졌음을 공개한다. 금융에 문외하다면 보통 미연방준비은행을 미 정부 산하에 속한 국가 기관으로 오해하기 십상이다. 그러나 미연방준비은행은 미 6개 은행이 지분 53%를 보유한 민영 중앙은행이다. 화폐 발행권의 직접 관할권도 미 정부가 아닌 미연방준비은행이 갖고 있다. 화폐 유통의 구심점이 되는 달러 발행의 관할이 민영 손에 있다는 것이다.

     

     위 열거한 세 가지 항목을 고려해보면 세계 화폐 유통의 주축을 단정 짓지는 못할지언정 대단위 규모의 대상을 상정하여 추측을 통한 가늠은 가능할 것이다. 화폐 유통의 역사는 정치, 사회, 국제 등 다양한 현상들과 복합적으로 연결되면서 개개인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쳐왔다. 유통 주축을 가늠하기 위해 책을 차근차근 읽어보면서 나름 추적해보는 것 자체만으로도 금융에 대한 관심과 지식을 환기함과 동시에 향후 벌어질 금융 전개를 흐름을 통해 파악할 수 있는 힘이 길러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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