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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4호-기고] ‘선대응’으로 공간 논의의 다리를 건설했더라면쓴 기사/학보사 2014. 12. 3. 21:54
‘선대응’으로 공간 논의의 다리를 건설했더라면
- 국민대신문 914호 '국민대학교에 대한 국민인의 생각' 코너에 기고한 글입니다.불통으로 점철된 이번 공간재배치 논란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올해 신규건물 2동(산학협력관, 국제교육관)이 완공 예정인 상황에서 공간재배치가 대대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건 너무나 자명한 사실이었다. 올 초부터 이미 종합복지관 일부 시설이 사전 협의 없이 콘서바토리로 전환된 상황도 향후 공간재배치가 논란이 될 것이라는 사실에 대한 전조증상과 같았다. 그러나 총학생회는 열람실 철거로 촉발된 이번 논란이 빚어지기 전까지 ‘후대응’ 전략을 고수했다. 학교가 계획을 알려 주면 그제서야 움직이겠다는 발상이었다. 그 발상은 접근성이 탁월했던 종합복지관 열람실 공간을 사라지게 한 단초를 제공했다.
공간재배치에 관한 한 ‘후대응’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후대응’이라는 것은 학생사회와 사전 조율 없이 짜인 계획표를 받아 들고 난 다음에서야 수정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한 번 계획이 틀에 맞게 짜이면, 나중에 일이 생겨 수정을 가해도 계획의 기본 골격은 그대로 유지되는 경향이 있다. 이미 계획에 맞춰 설계 작업에 들어갔을 경우 후대응에 집착하다 난감한 상황에 이르게 될 수 있다. 결국엔 총학의 안일한 전략이 재배치 논란의 불씨를 당겼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후대응이 아닌 ‘선대응’으로 갔어야 했다. 총학은 디자인도서관 이전에 따른 콘서바토리 확장에서 나타난 전조증상을 미리 파악하고, 건물 2동의 완공 이후 재배치에 대비해 학교와 공간 논의를 진행할 다리를 진작 건설했어야 했다.
지난 8월 시설팀 명의로 공간재배치 공문이 전달되기까지, 재배치 안에 총학생회의 입김은 사실상 들어가지 않았다. 하다못해 재배치 안 발표에 앞서, 중대한 문제를 앞에 두고 학교와 학생들이 자유롭게 참여하고 소통할 공청회 같은 토론의 장도 찾아볼 수 없었다. 여론이 들끓고 나서야 총학은 공간 배치에 관한 논의의 테이블을 설치하겠다고 했다. 그 테이블 설치를 앞당겼더라면 총학을 향한 불신과 재배치로 인해 학생들이 감내해야 할 고통은 훨씬 줄어들었을 것이다. 증상이 번지기 전에 서둘러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기본적인 교훈을 다시 한번 일깨워 준 것이다.
공간재배치와 관련한 잡음은 내년과 내후년에도 계속될 수 있다. 내년 평창동 캠퍼스가 착공한다면, 이전 대상으로 물망에 오른 예술대와 조형대 학생들이 건물 이전에 얼마큼 동의할지가 변수다. 또 평생교육원 공간 규모가 계속해서 확장돼 가는 가운데, 다시 어느 공간을 차출할 것인지도 관심거리다. 그리고 국제교육관으로 이전해 공간이 생긴 국제관B동 CPA 열람실 자리 등 새롭게 생긴 빈자리도 어떻게 꾸려질지 알려진 바 없다. 그렇기에 공간 문제를 둘러싼 논의는 내년 학생사회의 화두가 될 가능성이 높다. 내년 국민대 학우를 책임 질 총학은 지난날 과오를 되풀이하지 말고, ‘선대응’을 통해 학교와 학생사회 간 공간 논의의 물꼬를 틀 수 있도록 당선 이후부터 차근차근 준비해야 한다.
http://press.kookmin.ac.kr/site/main/view.htm?num=1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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