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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톡방 성희롱 사건에 대하여생각/단상 2015. 2. 15. 20:52
학교자치언론 국민저널이 보도한 모 학과 소모임에서의 '단톡방 성희롱 사건'이 한 언론의 보도로 재점화됐다. 폐쇄적인 공간에서 특정 여성 학생을 상정해놓고,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성적인 얘기들로 희롱해왔다는 것은 공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그러한 일은 비단 그 소모임 단톡방만의 일은 아닐 것이다. 사안의 경중이 다를지언정 혹은 특정 여성을 거론하지 않았을 뿐, 불특정 여성과 과거 만났던 여성을 놓고 농담이라곤 보기 어려운 그 이상의 성적 발언을 들은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의 한 사람의 행동 양식은 분리가 아닌 연관 돼 있다는 점에 비춰볼 때, 이번 단톡방 사건을 일으킨 당사자도 오프라인에서 해왔던 행동을 단톡방이란 공간에 옮겨왔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당사자는 그러한 행동을 하면서 내심 꺼림직은 했겠으나 죄의식은 크게 가지지 않았을 것이다. 아울러 '누구도 그 정돈 하던데'라면서 자기를 변호했을 수 있다.
짚어볼 점은 의식의 차원에서다. 공분을 일으킨 언행에 대해 평소 문제의식을 얼마큼 가지느냐의 여부다. 문제의식이 낮아지고, 한 번쯤 말해도 되는 일이라는 의식을 은연중에 갖고 있다면 단톡방 같은 사건은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 당사자는 해왔던 언행에 대한 문제 의식을 크게 느껴오지 못했을 것이다. 그와 같은 행동을 문제보다는 살아가면서 해도 되는 자연스러운 행동이라는 인식의 비중이 더 높았을 수도 있다.
이번 문제의 매듭을 짓는 시작 단계는 지금 가진 의식에서 문제라는 인식을 키워주는 것이다. 그러한 작업이 진행되지 않고, 의식이 여전히 그대로라면 단톡방을 손봐도, 소모임을 없애도 문제는 시간이 지나 재발한다. 사람의 활동 반경을 한계 짓기 어려운 상황에서, 의식이 낮은 사람은 유사한 문제를 종국엔 어디든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당사자를 향해 공분하는 데 끝날 게 아니라 주변사람 혹은 자신에게 있어서 문제의식을 어떻게 갖춰나가도록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할 지점이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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