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 킹' 500자평영화 2017. 2. 12. 14:26
검사의 세계를 1%와 99%로 나누고 1%의 속성을 훑은 영화. 영화는 배우의 과장된 행동과 다소 느슨해 보이는 개연성으로 극화에 충실하다가도 텔레비전 자료를 활용해 현대사의 굴곡을 군데군데 그대로 담아내면서 사실의 색을 덧입는다. 팩트와 픽션을 오가던 영화에서 결코 흔들리지 않는 것은 1%와 99%를 나누는 기준이다. 1%는 조직에서 잘 나간다는 속칭 라인을 잡아 요행을 일삼으며 탄탄대로를 걸으려는 것들인 반면에, 99%는 묵묵하게 열심히 사건을 처리하려는 샐러리족이다. 이런 구도가 비단 영화 속 검사들 세상에서만 있을 법한 걸까? 1%와 99%라는 산술의 비중이 다를 뿐 여느 조직에서나 봄직한 구도인 것 같아 씁쓸함을 안긴다. 1%의 화신인 한강식(정우성) 검사는 종국에 고꾸라지지만 이미 여럿을 희생시킨 뒤다. 그럼에도 한 검사는 극이 마무리되는 순간까지 몰염치하다. 요행에 흠뻑 젖어든 것의 결론이자 착잡함이다. 이것이 먼, 딴 얘기가 아니기에 영화는 선명하되 공감력을 가진다.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3.20~3.30 영화 관람 한줄평 (0) 2017.03.31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 (0) 2017.03.24 영화 <판도라>, 뿌리가 시들면 끝이다 (0) 2016.12.26 <부산행>② 신파와 희망 (①에 이어, 스포일러 포함) (0) 2016.08.21 <부산행>① 허망함과 허무함 (스포일러) (0) 2016.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