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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리스2'에서 찾을 수 있는 교훈
    생각/대중문화 2013. 4. 27. 11:35

     아이리스2는 방영 초반 수목극 시청률 1위에 오르며 선전하는 듯 하더니 경쟁사 드라마에 맥을 못추고 시청률 10% 언저리에서 종영했다. 전작에서 시청률이 30%를 상회했던 걸 돌이켜보면 아이리스2는 흥행에서 전직과 달리 무참히 참패했던 것이다. 아이리스2는 각종 시사회에서 원작 아이리스의 계보를 이어 첩보스릴러의 한 획을 다시 한번 긋겠다며 여러 자신감을 내비쳤으나 결과는 신통치 않았던 셈이다.

     

     아이리스2에는 200억원에 달하는 제작비가 투입된 것으로 알려져있으며 출연진들 역시 어느 드라마 배역에 꿇리지 않을 라인업을 갖추고 있었다. 드라마 구성의 핵심축인 물적, 인적 자원은 확고히 갖춰졌다.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 해외 로케 장면도 충분히 담았다. 그런데 스토리가 흥행의 발목을 잡았다. 애시당초 아이리스2가 전작의 연장선상임을 표방했다면 전작과 스토리가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고리를 극에 녹였어야했다. 그러나 전작 출연진 일부가 다시 출연한 것과 조직의 실체가 드러난 것 빼곤, 전작과의 고리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그간 드라마, 영화 등 흥행 참패의 핵심 원인은 스토리의 진부함이었다. 대규모 자원을 투자해 깔끔하고 멋진 장면들만 뽑아낸다해서 흥행이 이루어지는 시대는 저문지 오래다. 그럼에도 아이리스2는 전작에도 못 미치는 스토리로 시청자들을 실망시켰다. 특히 핵 탈취 시나리오는 99년 한국 영화계를 뒤흔든 쉬리의 CTX 탈취 장면을 연상시킬 정도로 진부함이 하늘을 찔렀다. 세간에서는 아이리스2가 쉬리2냐며 조소했다.

     

     대한민국과 북한 간의 대결 구도는 이미 여러 드라마와 영화에서 다루었던 내용인 만큼, 식상함을 가식시켜줄 수 있는 신선함이 매우 부족했다. 한 종편에서 한반도 얘기를 그린 개국 특집 드라마가 쓴 맛을 보고 조기종영한 사례가 나온지 얼마되지도 않았다.

     

     한반도 대결 시나리오는 제작자에게 있어서 분명 흥미로운 구석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에 강제규 감독이 쉬리에서 한 번, 태극기 휘날리며에서 또 한 번, 한반도를 주제로 해 극화시켰고 흥행을 이루어낼 수 있었다. 누군가 한 주제에서 여러 성공을 거뒀다는 것은 그만큼 그 주제에 대한 식상함이 늘고 있다는 방증도 된다. 아이리스2는 그 식상함을 뛰어넘을 무언가가 부족했다. 장면 하나하나가 어느 특정 컨텐츠의 장면들과 오버랩된다는 자체만으로도 시청자들을 휘어잡는데 역부족이라는 것을 인정해야만 했다.

     

      컨텐츠의 풍족함에 살고 있는 시대에서 수요자의 눈길을 조금이라도 더 끌기 위해서는 제작자들은 어떻게 컨텐츠의 신선도를 만들어내고 유지할지 끊임없이 고민해야한다. 제작자가 장면의 광경에 더 많은 신경을 쓴다면 그 컨텐츠는 눈요기에 지나지 않을 공산이 크다. 고민의 중심을 무엇으로 삼아야 하는지 생각해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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