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동완
* 2009학년도 고1때 쓴 글 입니다
2박 3일간의 수학여행으로 이번에 제주도를 가게 되었다. 제주도를 간다는 생각에 그동안 시험공부로 지친 피로를 어느 정도 덜 수 있고 뜻 깊은 추억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기대가 되었다. 사실 전에 몇 번 제주도를 갔다 온 적이 있다. 친척들이 제주도에 거주하고 있기 때문에 명절 때쯤 되면 가곤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때 제주도에 갔을 때는 어디 까지나 여행 목적이 아닌 명절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데 목적을 두었고, 때문에 제주도에 있는 관광명소들은 미처 구경하지 못한 곳이 많았었다. 우리나라에서 대표 관광지하면 제주도인 만큼 제주도 내에 고루 분포한 관광지를 방문하고 싶었던 와중에 수학여행이 기대되지 않을 수 없었다.
수학여행 가기 전 수학여행 관련 책자를 학교에서 받았다. 책자에는 여러 가지 수학여행에 관한 안내가 적혀 있었고 2박 3일간의 여행 코스도 담겨져 있었다. 책자를 통해 수학여행 코스를 보니 산굼부리, 주상절리, 악천사 등 가보지 못한 장소가 많이 포함돼있었다. 수학여행에 대한 기대가 더욱 더 커졌다.
드디어 기다리던 제주도로 출발하는 당일 날, 이른 아침 학교 운동장에 가 리무진버스에 탑승하여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날씨는 화창해서 제주도로 가는 비행기가 연착되거나 취소될 확률은 극히 미미해보였다. 약 10시가 다 됐을 때 비행기에 탑승했다. 오랜만에 비행기에 탑승해서 그런지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았지만 앉는 좌석이 창문 쪽이 아닌 통로 쪽이라 이륙하는 모습을 창밖을 통해 볼 수 없어 아쉬웠다. 그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어느덧 제주도에 도착했고, 미리 공항 주차장에 주차돼있던 관광버스에 탑승했다. 이로서 2박 3일간의 수학여행이 시작된 것이었다. 문화탐방을 하기 전, 먼저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신화성이란 식당에 들렀다. 뷔페식 식당으로써 자기가 원하는 양 만큼 음식을 골라서 먹는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배를 채운 뒤 다시 버스에 탑승하여 본격적인 문화탐방을 시작했다.
첫 방문지는 풍력발전소였다. 해안가에 있는 여러 개의 풍차가 바람을 타고 돌고 있었다. 직접 버스에서 내려 보는 것이 아닌, 비록 버스로 경유해서 창밖을 통해 보는 거였지만 풍차를 이렇게 가까이 본 적은 처음이었다. 바다와 어우러진 풍차의 모습은 아름다웠고 어느 때보다 에너지를 절약하고 자연을 가꾸자는 이야기가 많은 이 때 풍력발전이 에너지와 자연이 함께할 수 있는, 친환경적 에너지로서의 대안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다음 방문지로 이동 도중에 집에서 카메라를 안 가져 온 것이 후회가 되었다. 버스 창밖에는 물결치는 바다로 장관이었기 때문이었다.
다음 방문지는 프시케월드였다. 주변엔 제주도의 기상을 숨 쉴 수 있게 하는 울창한 나무들이 있었다. 버스에서 내려 입장권을 받은 뒤 겨울궁전을 둘러보고 바로 아래에 위치한 소나무 숲에서 휴식을 취했다. 숨을 들이쉬니 서울에서 좀처럼 들이쉬기 어려운 활기찬 공기들을 맘껏 들이쉴 수 있었다. 그 활기찬 공기를 들이쉬자 그동안 축적돼있던 학업으로 인한 피로가 저절로 가시는 듯 했다. 다시 버스에 탑승하여 다음 목적지 산굼부리를 향해 나아갔다. 되도록 버스 안에서는 자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창밖에 펼쳐진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경들을 볼 수 있는 기회가 흔하지 않은 만큼 눈으로 직접 훑어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어느덧 산굼부리에 도착하였다. 산굼부리에 오르니 왜 산굼부리가 제주도의 관광명소로 손꼽히는지 이제야 알 수 있었다. 오른 뒤에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상상을 초월했다. 콘크리트 건물로 도배된 삭막한 도시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사람의 마음을 평온하게 하는 듯 했다. 경치도 끝내 줬다. 앞에 펼쳐진 전경은 울창한 숲으로 도배되다시피 했으며 분화구로 둘러싸인 외벽에 길이 조성되어 둘러보기가 비교적 쉬웠다. 이곳에서 다시 한 번 카메라를 가지고 오지 못한 점을 후회했다. 다음 제주도를 올 땐 기필코 카메라를 가져오리라는 마음을 먹었다.
산굼부리에서 떠나 드디어 숙소로 향했다. 이번에 묵는 숙소는 금호리조트였다. 숙소에 도착하여 버스에서 내렸다. 리조트 외형은 왠지 호텔 같았다. 또 주변에 아름다운 꽃과 나무들로 분위기가 조화되어 외국에 온 듯했다. 먼저 전교생이 한자리에 다 모여, 인솔하는 선생님에게 숙소 생활에 관한 안내를 들은 뒤 배정받은 숙소로 향했다. 배정받은 숙소는 303호로 베란다 쪽 창가에는 끝없는 바다가 펼쳐져 있어 전망 좋은 위치에 배정받은 것이었다. 내심 숙소에 있을 때마다 바다를 언제든지 볼 수 있어 행복했다. 짐을 숙소에 푼 뒤 1층 식당으로 내려가 맛있게 저녁을 먹었다. 이어진 자유 시간에서는 배정받은 숙소에서 친구들과 TV를 보며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어느덧 해는 저물고 밤이 깊어져갔다. 그렇게 수학여행 첫날이 지나갔다.
다음 날 아침, 일어나 창가를 보니 날씨가 맑아 보여 여행하는데 아무 지장이 없을 것 같았다. 세수를 하고 아침식사를 한 뒤 두 번째 문화탐방 코스중 하나인 천지연폭포에 다다랐다. 사실 폭포를 눈으로 직접 보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렇게 많은 양의 물이 아래로 내려가면서도 어떻게 물줄기가 유지될 수 있는지 궁금해졌다. 폭포 앞에서 단체 사진과 조별 사진을 찍었다. 의외로 중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보였다. 제주도에 찾아온 중국인 관광객들이 제주도에서 뜻 깊은 추억을 만들어가는 여행을 했으면 하는 바램을 마음속으로 가져봤다.
차마 발을 떼기 어려운 천지연 폭포를 뒤로 한 채 약천사를 방문했다. 무엇보다도 건축물의 규모에 놀랐다. 올라가는 계단만 해도 수십여 개에 이르렀고 계단을 오르자 커다란 부처상이 눈앞에 펼쳐졌다. 내부 시설도 자세히 보고 싶었지만 때 마침 불교행사를 하는지는 몰라도 소란을 피우면 안 될 것 같아 약수물터로 이동해 물을 떠 마신 후 버스에 탑승했다. 약천사의 특징은 바닥에 코끼리상이 사방에 박혀있었다는 점이다. 불교신자가 아니라서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코끼리상은 꽤 신선했다. 다음 이동한 장소는 주상절리로, 등산로 식으로 관광하기 쉽게 조성되어 있었다. 또한 눈앞에 펼쳐진 파도치는 바다 모습에 장관을 연출했다. 왜 장소 이름이 주상절리인가 궁금했는데 인솔하시는 조교 선생님이 이곳의 단면 모양은 삼각형의 긴 기둥 모양인데, 그 긴 기둥 모양을 장주상이라 하고 이 때문에 주상절리라 한다고 알려주셔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었다.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제주월드컵경기장 지하에 위치한 아쿠아랜드에 갔다. 첫날 점심 식사 했던 뷔페식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맛있게 잘 먹고 경기장을 둘러보았는데, 의외로 경기장과 관중석의 거리차가 크지 않았다. 경기도 하지 않았는데 마치 경기가 열리는 듯 생생한 기분을 느낄 수 있어 나도 모르게 흥분되었다.
다음 방문지는 어승생악 코스였다. 약 30분간 등산해야 정상에 오를 수 있다하여 대체 무슨 코스인가 궁금했었다. 버스에서 내려 코스를 타고 정상을 향해 올라가기 시작했다. 비교적 등산로가 잘 구축돼있어 올라가기는 쉬웠다. 올라가는 와중에 팻말이 나무, 꽃 앞에 걸려있어 여러 나무와 꽃 종류를 팻말에 적혀있는 설명과 함께 보면서 올라갈 수 있었다. 어느덧 정상에 올랐다. 친구들은 지쳤는지 주저앉았고 눈앞에 펼쳐진 제주도 전역을 감동의 눈빛으로 바라봤다. 하산 한 뒤 다시 버스에 올라 숙소로 향했다. 친구들은 버스에서 대부분 지쳤는지 졸거나 자고 있었다.
숙소에 도착하여 저녁 식사를 한 뒤 레크리에이션에 참가했다. 넓지 않은 장소에 전교생이 다 모여 따끈따끈한 열기에 후덥지근했고 미스청원 선발대회에서는 비록 우리 반이 일등은 못했지만 무대에 나와 재능을 펼치는 친구들의 열정 하나는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제주왕 선발대회에서는 아쉽게 일찍이 탈락했지만 제주도에 관한 지식을 퀴즈를 통해 깊이 알 수 있어 뜻 깊은 체험이었다고 생각했다.
어느덧 둘째 날도 저물었고 마지막 날이 밝았다. 어제처럼 세수하고 아침 식사 한 뒤 버스에 올라 드라마 올인의 촬영지로 유명한 섭지코지로 갔다. 버스에서 내려 드라마의 촬영장소인 교회를 둘러보고 물결치는 파도들을 둘러봤다. 브라운관에서 봤던 장소를 내 눈으로 직접 돌아보니 실감이 났다. 둘러보는 와중에 바람이 무척 강해 제주도 바람의 위력을 알 수 있었다. 다음 도착한 장소는 섭지코지 근처에 위치한 성산일출봉이었다. 매서운 바람을 헤치고 일출봉에 오르니 감동을 느끼게 하는 전망을 볼 수 있었다. 일출봉 주변이 나무, 잔디들이라 바람이 불어도 불쾌한 바람이 아닌 진정한 상쾌한 바람이 무엇인가를 느끼게 해주었다.
일출봉 체험을 마친 후 팽나무 가든에 들러 점심 식사를 하였다. 제주흑돼지를 원하는 만큼 맘껏 먹을 수 있어 배터지게 먹었다. 역시 일반고기와 다른 제주산 흑돼지인 만큼 고기를 씹을 때 부드럽고 쫄깃했다. 점심 식사를 마친 후 일출랜드로 향했다. 일출랜드에 입장했을 때 외국 식물원에 온 기분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워싱턴 야자 등 아열대 지방에서 볼 수 있는 식물을 대거 심어져 있었다. 놀라운 건 이 일대가 전에는 허허벌판이었다는 점이었다. 지금과 비교하면 말 그대로 기적이라고 표현해도 무방할 듯 할 정도였다. 일출랜드에는 미천굴이라는 동굴이 있었다. 미천굴에 들어가 한 바퀴를 돌아봤다. 동굴 내에선 관람객도 많았고 천장에서 물이 뚝뚝 떨어져 옷이 약간 젖기도 했다. 동굴에 직접 들어가 눈으로 확인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던 만큼 신선한 경험이었다.
미천굴에서 빠져나와 버스를 타고 마지막 방문지 민족자연사박물관으로 향했다. 역시 박물관인 만큼 제주도에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박물관 내부는 제주도의 지형, 생태 환경, 제주도인의 생활 모습 등 비교적 다채롭게 꾸며져 있었고 그래픽, 도표, 미니어처등을 활용하여 다채로운 볼거리를 연출했다. 그렇게 박물관에서의 관람을 마쳤다. 이후 용머리 해안에 잠깐 방문했다. 공항 출국 등의 일정을 이유로 서둘러 둘러봐야만 했으나 실제 해안을 가보니 용의 머리와 비슷한 모양을 가진 게 눈에 띄었다. 오랜 세월 동안 인간이 만들어 낼 수 없는 자연 활동의 결과물이었던 것이다. 자연의 놀라움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이로서 2박 3일간의 문화탐방은 마쳤다.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공항 근처 식당을 방문했다. 흑돼지 전골이 푸짐하게 마련되어 있었다. 자리 앉기도 전에 냄새에 입안에 군침이 돌았다. 고기가 흑돼지라 그런지 고기의 두께가 꽤 컸다. 저녁 식사를 맛있게 한 후 공항에 가서 2박 3일간 제주도에서의 추억을 남긴 채 약 저녁 7시쯤에 김포로 가는 아시아나항공 비행기를 타 서울로 향했다.
이렇게 하여 2박 3일간의 수학여행을 마쳤다. 비록 지난 2박 3일간의 수학여행이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도시에서 사는 친구들과 나에게 자연을 보고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줘 심신을 안정시킬 수 있는 피로회복제 같은 역할을 한 것에 의의를 두고 싶다. 제주도 관광 홍보 책자를 보니 제주도 구석구석 명소들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때문에 이번 수학여행에선 미처 가보지 못한 곳도 많아 다음번 제주도에 올 때는 구석구석 둘러보고픈 욕심이 생겨났다. 또 제주도에 있는 동안 가는 곳 마다 우리 청원고등학교 친구들을 따뜻하게 맞아준 제주도민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