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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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사진/관찰 2015. 9. 20. 12:14
덕수궁과 성공회 성당을 비롯해 정동 일대가 담긴 낯익은 구도의 사진이다. 엊그제 서울시 서소문 청사 전망대에 들른 뒤 그냥 눈으로만 경관을 담고 자리를 뜨기도 뭐해 찍어본 것이다. 거리의 모습과 가을로 가는 변화상을 살펴볼 겸 동대문에서 걷기 시작해서 정동을 지나던 중 들렀다. 걷기 전 특별히 어디를 가보겠다고 염두에 둔 건 아니었다. 청사에 전망대가 있다는 건 이번에 알게 된 것이다. 돌담길을 걷다가 전망대 위치가 적힌 표지판을 보고 알았다. 정동을 바라보면서 느낀 건 시대 흐름과 공간이 단절 없이 오랜 기간 같이 가고 있다는 것이다. 명동과 동대문역사문화공원 일대만 해도 저층인 낡은 주택이나 아스팔트 바닥 공터였던 공간을 밀어내고 고층 건물들이 올라가면서 매번 변화가 뚜렷하다. 그러나 정동은 전경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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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당일치기 부산 여행기② (5.15)사진/부산 2015. 8. 8. 00:28
[11일 당일치기 부산 여행기②] - 해운대에 버스 터미널이 있을 거라곤 예상하지 못 했다. 울산에 곧 가야 하는데 터미널이 있는 걸 알고 있는 노포로 갈까, 해운대 바다를 보러 갈까 고민하다 무작정 후자를 택한 것이다. 일단 해운대역에서 내렸다. 어디로 가야 바다와 가까울지 출구를 살펴보다가 터미널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터미널엔 울산으로 가는 버스가 수시로 있었다. 노포로 갈 시간을 줄이게 된 것이다. 한 시간 뒤 울산행 표를 끊고 그렇게 번 시간은 40~50분 남짓. 그 시간 백사장을 거닐며 바다를 바라봤다. 짧은 여정에 쉼 없이 다니며 녹여온 잡념을 바다를 보고 정화한 뒤 울산행 버스에 올랐다. 노곤해서 눈이 감겼다.무언 중얼거림이 눈을 뜨게 했다. 버스기사 말이었다. 해운대에서 울산으로 떠날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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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당일치기 부산 여행기① (5.15)사진/부산 2015. 8. 8. 00:27
[11일 당일치기 부산 여행기①] - 부산에 가는 건 기억으론 처음이다. 한번쯤 가봐야 지란 생각을 품고 있다가 9일 열차표를 사면서 실행에 옮기기 시작했다. 부산으로 떠나기 전에 사람들을 만나는 거 말곤 어디를 다녀와보겠다는 계획이 있었던 건 아니다. 그저 입대 전에 못 가본 도시도 한 번 가보고 기분 전환을 해보자는 생각에서 무계획으로 출발한 것이다. 주어진 일정은 1박 2일, 그것도 2일차 아침엔 대전으로 떠나야 해서 시간은 무척이나 빠듯했다.부산역에 내려 관광안내서 한 장 들고 무작정 역 근처 중앙동으로 떠났다. 마음이 바빠졌다. 금세 도시에 매력을 느꼈기 때문이다. 짧은 시간 이 도시를 구석구석 살펴봐야 할 텐데... 거리가 서울에서 접해볼 수 있는 그런 게 아니었다. 오래돼 보이면서도 지역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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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 테러사진/관찰 2015. 4. 19. 14:21
지난 7일 잠실나루역 주변을 한강을 지난 뒤 찍은 사진입니다. 강변역에서 잠실나루역으로 넘어오려면 철교를 따라 걸어야 하는데, 한강을 지나면서 일대 풍경이 어떤가 볼 수 있습니다. 그 풍경을 두고 잠시 얘기를 해보려 이 사진을 문득 꺼냈습니다. 못 볼 것을 봤을 때 '시각 테러'라는 말을 쓰곤 합니다. 서울을 바라보면, '시각 테러'와 어울리는 도시는 아닌지. 메마른 아스팔트와 시멘트의 위압 아래, 감흥보다는 우울함이 느껴지는 풍경들. 건물이 들쑥날쑥 병풍처럼 늘어서 있는 가운데 전해지는 답답한 기운. 한 예로 한 해외여행안내서는 서울을 소련식 콘크리트 아파트들이 즐비한 도시라고 혹평을 남길 정도였다는데, 다양한 모습이었던 기존 공간은 재개발이 이뤄진 뒤 획일화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이미 들어선 거야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