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단상
-
5조원의 '회계 사기', 믿을 데가 없다생각/단상 2016. 7. 7. 23:49
대우조선 분식회계 사건은 국가경제 전반의 신뢰를 끝 모를 나락으로 추락시켰다. 분식된 액수가 밝혀진 것만 자그마치 5조원. 본격적으로 분식이 이뤄지던 2013년의 경우 7700억원 적자를 내놓고 4400억원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둔갑했다. 조선업 위기설이 한창 불거지던 작년엔 5조원 이상의 영업 적자를 2조 9천억원대로 대폭 축소했다. 회사 발표를 철썩같이 믿었던 투자자와 국민은 눈 뜨고 당하고 말았다. 대우조선은 외연상으론 믿을만한 산업은행을 대주주로 등판에 두고 조선업 위기설이 불거지던 2014년 조선 3사 중 가장 준수한 실적을 내서 신뢰를 받았다. 당시 현대중공업이 3조 2천억원 대규모 영업손실을 내고 휘청거릴 때 대우조선은 4천억원대 영업이익을 냈다고 선전했다. 물론 실상은 7천억원이 넘는 적자..
-
3조원 타워생각/단상 2016. 1. 20. 22:51
제2롯데월드 저층부는 롯데시네마, 롯데하이마트 등 핵심 계열사들이 대거 포진했다. 3조원이 투입된 초고층도 상당 면적이 롯데호텔로 쓰일 예정이라고 한다. 캐시 카우 계열사들이 넓은 면적에 총집결한다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롯데는 백화점과 마트를 만든 뒤 자사 핵심 계열사들을 주요 점포로 입점시키는 방식으로 빠른 성장을 해왔다. 이를 극명히 뒷받침하는 사례가 미도파다. 명동과 노원, 청량리에 백화점을 운영하던 미도파는 97년 신동방그룹의 적대적 M&A를 방어하다 실탄을 대거 소비하고 결국 경제 위기 가운데 부도로 내몰렸다. 그러자 자금의 여유가 있던 롯데는 2002년 5400억원을 주고 미도파를 인수해버린다. 명동점과 노원점은 각기 미도파 간판을 떼고 롯데 영플라자와 백화점 소속이 됐다. 겉 말고 속도..
-
불패할 것만 같았던 거대 학원생각/단상 2015. 12. 13. 22:32
노원구에서 중고등학생 시기를 보냈던 사람은 세일학원을 익히 들어봤을 것이다. 93년 사교육 불모지였던 당시 노원에 첫 문을 연 세일학원은 주변 주거지 개발과 더불어 상승하는 교육열에 부응하면서 성장을 거듭했다. 노원역 근처 빌딩 일부를 빌려 시작한 학원은 10층 빌딩을 통째로 매입한 데 이어 2000년대 초반엔 150m 떨어진 곳에 8층 학원 전용 건물을 세우고 상계점으로 영업을 시작했다. 그런데도 학생들이 몰려들자 중계동에 상계점과 비슷한 규모의 건물을 직접 세워 학생들을 불러 모았다. 2006년 이후엔 노원뿐 아니라 강북구에도 진출, 6층 규모 학교 빌딩을 매입해서 학원으로 탈바꿈시킨다. 2000년대 중반까진 학원의 성장 가도엔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그 무렵 먹구름이 드리웠다. 강남에 본거지를 둔 ..
-
11일 당일치기 부산 여행기② (5.15)생각/단상 2015. 8. 8. 00:28
[11일 당일치기 부산 여행기②] - 해운대에 버스 터미널이 있을 거라곤 예상하지 못 했다. 울산에 곧 가야 하는데 터미널이 있는 걸 알고 있는 노포로 갈까, 해운대 바다를 보러 갈까 고민하다 무작정 후자를 택한 것이다. 일단 해운대역에서 내렸다. 어디로 가야 바다와 가까울지 출구를 살펴보다가 터미널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터미널엔 울산으로 가는 버스가 수시로 있었다. 노포로 갈 시간을 줄이게 된 것이다. 한 시간 뒤 울산행 표를 끊고 그렇게 번 시간은 40~50분 남짓. 그 시간 백사장을 거닐며 바다를 바라봤다. 짧은 여정에 쉼 없이 다니며 녹여온 잡념을 바다를 보고 정화한 뒤 울산행 버스에 올랐다. 노곤해서 눈이 감겼다.무언 중얼거림이 눈을 뜨게 했다. 버스기사 말이었다. 해운대에서 울산으로 떠날 시..
-
11일 당일치기 부산 여행기① (5.15)생각/단상 2015. 8. 8. 00:27
[11일 당일치기 부산 여행기①] - 부산에 가는 건 기억으론 처음이다. 한번쯤 가봐야 지란 생각을 품고 있다가 9일 열차표를 사면서 실행에 옮기기 시작했다. 부산으로 떠나기 전에 사람들을 만나는 거 말곤 어디를 다녀와보겠다는 계획이 있었던 건 아니다. 그저 입대 전에 못 가본 도시도 한 번 가보고 기분 전환을 해보자는 생각에서 무계획으로 출발한 것이다. 주어진 일정은 1박 2일, 그것도 2일차 아침엔 대전으로 떠나야 해서 시간은 무척이나 빠듯했다.부산역에 내려 관광안내서 한 장 들고 무작정 역 근처 중앙동으로 떠났다. 마음이 바빠졌다. 금세 도시에 매력을 느꼈기 때문이다. 짧은 시간 이 도시를 구석구석 살펴봐야 할 텐데... 거리가 서울에서 접해볼 수 있는 그런 게 아니었다. 오래돼 보이면서도 지역만의..
-
인생설계와 진로 수업 소감문 (2013.12.11)생각/단상 2015. 5. 4. 02:55
드디어 4개월여의 시간이 흐르고 ‘인생설계와 진로’ 강의의 종강을 맞이하게 됐습니다. 지난 2학기의 ‘인생설계와 진로’ 강의를 4글자로 ‘인생 성찰’로 함축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대학생활과 나, 그리고 비전과 시간의 가치 등을 탐색하며 20년의 삶을 재점검하고 성찰할 수 있는 중간 점검의 계기를 이 강의를 통해 얻었던 것입니다. 또 이 강의를 통해 나를 알아가는 것뿐만 아니라 조원들과 수업을 같이 듣는 학우들의 의견을 들으면서 타인의 삶의 패러다임은 무엇인지, 그리고 생각의 여러 관점들을 접해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습니다. 사실 ‘나’에 대해 어렴풋이 혹은 두루뭉술하게 안다고만 생각했지 나의 성격 유형과 특징, 구체적인 감정과 생각 등을 탐색할 기회가 흔치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 기회를 대학 1..
-
피자헛의 위기?생각/단상 2015. 4. 12. 21:24
지난 6일, 밤거리를 걷다 찍은 피자헛 상계점 모습이다. 사진이 어두워 겉보기엔 2층 건물처럼 보이지만, 3층이다. 1층은 주차장과 대기실이고, 2층과 3층은 앉아서 피자를 먹을 수 있는 매장이다. 그런데 어느 해부턴가 밤이 되면 3층이 컴컴하다. 3층으로 올라가서 먹는 손님들이 없다는 방증이다. 11일 토요일인 주말, 매장을 둘러보니 점심시간이기는 했지만 3층 테이블은 텅텅 비었었다. 2층도 손님이 앉아있는 테이블이 절반 정도에 불과했다. 상계점 한 모습 가지고 피자헛의 위기를 속단하기엔 이르겠지만, 몇 해전만 해도 3층까지 손님들로 빈 테이블이 없었던 때와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최근 피자헛이 30주년을 맞이해 '30년 전 피자 가격 그대로' 행사를 하는 데도 이런 상황인 것을 보면, 손님의 발길이 ..
-
작년만 해도 생각에도 없던 노트북 '분해'란 것을 해보려고 한다.생각/단상 2015. 3. 29. 19:29
노트북을 필요할 때면 여기저기서 빌리는 신세지만, 사실 노트북을 가지고는 있었다. 문제는 작업 도중에 블루스크린이 불쑥 뜨는 결함을 갖고 있었다는 것. 그 때마다 재부팅을 하면 시스템 복원 창이 뜨고, 복원이 돼도 블루스크린이 뜨는 빈도는 도리어 늘어났다. 그간 이 골칫거리 노트북을 방 한 편에 방치해두다가 수리해보리라 마음을 먹고, 26일 집 근처 서비스센터에 갔다. 노트북을 살펴본 A/S 기사는 "메인보드가 나갔다"며 "수리비가 34만원은 들 것"이라고 말했다. 차라리 그 돈이면 새 노트북을 장만하는 게 어떻겠냐는 말도 했다. 결국 수리하지 않기로 했다. 이 노트북은 중고다. 대학에 입학하고 새 노트북을 사려고 했으나 1년 정도만 있으면 '군에 갈 텐데... 나중에 복학하면 사리라'는 마음을 품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