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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 향한 험난한 여정과 갈망... 그 판단을 도와줄 두 작품영화 2017. 12. 22. 21:33
[리뷰] 기자 세계 다룬 , 반전 스릴러 가 진실을 대하는 방식 [오마이뉴스 글:고동완, 편집:유지영] '진실'은 본디 무겁다. 그러면서 갈구하게 된다. 사실만 모아진다고 진실이라 부를 순 없다. 그렇다고 사실이 아닌 걸 진실이라 부를 여지는 없다. 진실이란 두 글자의 말과 뜻이 일치하려면 사실과 사실이 이어지고 사실과 맥락이 연결되어야 하며, 맥락의 이면은 무엇인지 파악이 가능해야 한다. 그러지 않은 진실은 진실이라 부르기 어려울 것이며, 나열된 사실의 한가운데 묻혀버리기 십상이다.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과 개봉 중인 영화 는 진실의 형체를 살펴본 작품이다. 은 기자의 세계를 다뤄 진실에 담긴 함의를 파악하는 데 집중한 반면, 는 증인의 입을 빌려 사건의 맥락을 살피는 데 초점을 맞춘다. 내용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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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강철비>, 감당 못하는 서사영화 2017. 12. 15. 02:40
기말 시험을 마친 오늘, 연말 기대작 중 하나로 꼽히는 를 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때깔은 좋으나 짜임새는 그렇지 못한 영화였다. 사실 분단이란 주제는 영화에서 더는 생소한 게 아니다. 남북의 대치와 동족의 살상, 그로 인한 고뇌는 '남북영화'에서 전형적으로 보여온 서사였다. 그 전형성은 주제가 안고 있는 불가피한 것이기도 했다. 그보다 문제는 남북의 긴장과 이에 얽힌 국제관계의 역학을 분주하게 끼워 넣으면서 생기는 장황함이었다. 남북영화라도 사연이 있는 소수에 천착한 서사라면 이 함정을 피해가곤 했다. 그러나 개인에서 정부, 국제로 영역을 확장한 영화는 커진 판의 크기를 감당하지 못하고, 서사 전체를 가라앉히곤 했다. 가 그런 경우였다. 개인을 다루는 것과 정부를 바라보는 것은 천양지차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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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전달 방식생각/미디어 2017. 11. 30. 16:36
당사자 서로가 마주보고 얘기하지 않는 이상, 어디선가 전해들어 인식을 해버린 사안은 실상 진실을 비껴갈 가능성을 내포한다. 전해듣는다는 건 화자에 의해 어딘가 생략이 되거나 요약이 될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사안을 대신 전해주려는 언론의 한계가 곧 화자의 한계이다. 브리핑에서 나온 수많은 말은 거두절미 되어버리고 '격노'와 같은 자극적 헤드라인이 달려 뉴스가 된다. 여기엔 여러가지 원인이 있을 것이다. 점점 정글화되어가는 언론 생태계 가운데 트래픽을 늘리려는 언론 나름의 몸부림일 수 있고, 뉴스 소비 시간의 감소로 인해 짧은 내용을 가지고 최대한 '이슈화'를 해보려는 언론의 자구책일 수도 있다. 혹은 일종의 '각' 살릴 내용이 아니면 모두 버려야 하는 기사 문법의 한계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 그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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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공사 끝에 개통한 우이신설선, 왜 '2량' 뿐이지?쓴 기사/기고 2017. 11. 30. 16:34
[현장] 2일 개통한 서울 최초 경전철... 신설동에서 북한산 20여분만에 주파 [오마이뉴스고동완 기자] ▲ 우이신설선 전동차는 완전 무인으로 운영된다. 기관실이 따로 없기 때문에 전방과 후방을 볼 수 있다.ⓒ 고동완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아이 넷이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전방을 뚫어지라 쳐다본다. 이 중 한 아이는 갤럭시탭을, 또 한 아이는 폰을 꺼내 종점역까지 전방을 녹화했다. 전동차에 기관실이 없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서울시 동대문구와 강북구를 이어주는 우이 경전철이 9월 2일 개통했다. 지난 2009년 9월 15일 공사를 시작한 지 8년 만이다. 우이신설선은 서울 지하철 최초로 완전 무인으로 전동차를 운영한다. 덕분에 의정부 경전철처럼 전방과 후방을 조망할 수 있다. 한 아버지는 아이를 힘껏 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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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라데이지호 가족위, 청와대에 후속 조치 촉구쓴 기사/기고 2017. 11. 30. 16:33
▲ 문재인 대통령에 전달한 1등 항해사·2등 항해사 모친의 친필 서한문ⓒ 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원회 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원회(아래 위원회)는 31일 청와대에 문건 관련 후속 조치를 촉구했다. 이날 기자들에게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위원회는 "지난 8월 16일 문재인 대통령께서 가족대책위가 작성한 서한문과 설명자료 등을 받으셨다"며 "문건이 전달된 지 15일이 지나도 청와대는 묵묵부답"이라고 했다. 지난 17일 문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아 청와대는 출입기자들을 대상으로 여민관 집무실을 공개했고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 책상에'스텔라 데이지호 침몰사건' 문서와 실종 선원 가족이 보낸 편지가 놓인 게 언론 카메라를 통해 잡혔다. 위원회는 16일 문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문에서 "황교안 권한대행 당시 정부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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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심한 밤, 성매매 전단 잡는 '대포킬러' 효과는?쓴 기사/기고 2017. 11. 30. 16:33
[현장] 성매매 전단지 근절 나선 민생사법경찰단 "대포킬러 효과 체감" [오마이뉴스 글:고동완, 편집:김예지] ▲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 캐비닛에 보관된 상자. 수거 과정에서 모은 성매매 전단지가 빼곡히 담겼다.ⓒ 고동완 상자 안이 빨강과 노랑 일색이다. 더 가까이서 보니 여성의 신체 사진과 전화번호가 담겨있는 명함 크기의 종이가 빼곡하다. 유흥가에 무차별로 뿌려지는 성매매 전단지다. "이건 새 발의 피예요. 많이 버려서 이 정도입니다. 다 모아놨으면 사무실 캐비닛 다 찼을 겁니다." 이상철(가명)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 수사관이 혀를 내둘렀다. 이곳저곳에 다량으로 성매매 전단지가 유포되다 보니 한 번 수거에 나서면 많게는 150여 장까지 모인다는 게 이 수사관의 설명이다. 수거 건수를 집계하는 건 어림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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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이 택한 정공법, 관객의 마음 무너뜨렸다영화 2017. 11. 15. 16:51
[리뷰] 원작 김훈의 소설로 화제를 모았던 영화 의 매력 [오마이뉴스 글:고동완, 편집:곽우신] 이미지 원본보기ⓒ CJ엔터테인먼트 백설과도 같은 새하얀 눈밭이 오색을 압도한다. 들숨의 공기는 칼바람의 한기이고, 날숨은 차가운 세파 아래 김이 되어 사라진다. 응당 생을 부지하려면 숨을 쉬어야 하나, 그러는 것도 고통이다. 고통을 몰아온 추위를 막을 재간도, 힘도 1636년 조선의 겨울엔 없었다. 그러나 선택은 해야 했다. 그 선택은 삶과 죽음, 명예와 자존이 뒤섞인, 생사와 치욕의 갈림길에서 이뤄질 것이었다. 인조 14년, 병자호란을 그린 영화 은 이 갈림길에서 선택을 감행해야 했던 고빗길의 여정이었다. 김훈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는 청과 조선 간이 아니라 산성 안에서 언어와 언어가 대치하고, 신념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