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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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편전쟁>, 동서양의 벽과 숙고해야 할 문제영화 2018. 1. 2. 01:52
정신의 속박만큼 무서운 게 없다. 속박은 종속을 일컫는다. 삶에 의지가 허물어지고 주체는 사라진다. 그런 마당에 자력으로 종속에서 빠져나오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종속과 삶의 영위는 대척점에 있다. 그래서 무섭다. 현대에 들어서도 각 나라가 마약을 금지하는 배경이다. 마약이 가져다주는 일시의 쾌락에 사람은 넘어간다. 개인과 집단, 사회는 박약해진다. 마약의 폐해는 19세기 청나라가 입증해보였다. 1997년 영화 은 청나라의 아편 퇴치기를 그렸다. 아편 퇴치는 난제 중 난제였다. 아편은 삽시간에 퍼졌다. 몽롱함에 중독되어버린 국민은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쾌락과 중독, 종속은 분리된 게 아니었고 일직선상에서 차례로 진행됐다. 종속은 더 큰 쾌락의 갈망으로 이어지는 순환 구도를 마련했다. 순환의 끝은 죽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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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되면 장르가 최민식' 그 묵직한 존재감이 아쉽다영화 2017. 12. 22. 21:35
[리뷰] 영화 18년 만에 다시 만난 정지우 감독-최민식, 한층 진화한 욕망 그려내 [오마이뉴스 글:고동완, 편집:오수미] 이미지 원본보기ⓒ CJ엔터테인먼트 정지우 감독이 또 한 번 욕망의 '선'을 건드렸다. 다루려는 욕망의 크기는 전보다 커졌다. 정 감독은 2015년 전작인 영화 에선 '점수'를 통한 인정의 욕구를, 2012년 영화 에서는 젊음을 향한 선망을, 1995년 영화 에서는 일탈한 욕망의 치정극을 그려냈다. 지난 2일 개봉한 영화 에선 욕망의 '집약'을 보여준다. 은 와 2005년 영화 의 삼각구도를 따라갔지만 사랑에만 욕망이 머물지 않는다. 재벌 회장 임태산(최민식 분)은 유명 가수 유나(이하늬 분)와 약혼을 한다. 전처 딸인 임미라(이수경 분)는 유나를 달가워하지 않았다. 유나가 살해 당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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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스완> 감독의 신작, 공감이 잘 안 된다영화 2017. 12. 22. 21:34
[BIFF 리뷰] 갈라 프레젠테이션 초청작...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의 [오마이뉴스 글:고동완, 편집:곽우신] 이미지 원본보기ⓒ 롯데엔터테인먼트 집과 그 주변부를 국한해 서스펜스를 진행한 영화는 이미 관객 눈에 익숙하다. 한국 영화만 봐도 1998년 과 2003년 이 그랬고, 외국 영화는 지난 9월에 개봉한 과 5월에 개봉한 이 그랬다. 이들 영화 모두, 주 무대는 집이었지만 서사는 계속 변주됐다. 영화 중엔 코미디를 결합한 것도 있고, 공포를 불러일으킨 것도 있었다. 집을 배경으로 한 서스펜스 영화들이 서로 맥이 닿는 듯하면서도, 비슷하지 않게 느껴지는 이유다. 한편으로 영화에서 긴장감을 극대화할 최적의 장소로 집이 선택됐던 건, 생의 근본과 집은 밀접히 연관됐기 때문일 것이다. 의식주 중 '주'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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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 향한 험난한 여정과 갈망... 그 판단을 도와줄 두 작품영화 2017. 12. 22. 21:33
[리뷰] 기자 세계 다룬 , 반전 스릴러 가 진실을 대하는 방식 [오마이뉴스 글:고동완, 편집:유지영] '진실'은 본디 무겁다. 그러면서 갈구하게 된다. 사실만 모아진다고 진실이라 부를 순 없다. 그렇다고 사실이 아닌 걸 진실이라 부를 여지는 없다. 진실이란 두 글자의 말과 뜻이 일치하려면 사실과 사실이 이어지고 사실과 맥락이 연결되어야 하며, 맥락의 이면은 무엇인지 파악이 가능해야 한다. 그러지 않은 진실은 진실이라 부르기 어려울 것이며, 나열된 사실의 한가운데 묻혀버리기 십상이다.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과 개봉 중인 영화 는 진실의 형체를 살펴본 작품이다. 은 기자의 세계를 다뤄 진실에 담긴 함의를 파악하는 데 집중한 반면, 는 증인의 입을 빌려 사건의 맥락을 살피는 데 초점을 맞춘다. 내용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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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강철비>, 감당 못하는 서사영화 2017. 12. 15. 02:40
기말 시험을 마친 오늘, 연말 기대작 중 하나로 꼽히는 를 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때깔은 좋으나 짜임새는 그렇지 못한 영화였다. 사실 분단이란 주제는 영화에서 더는 생소한 게 아니다. 남북의 대치와 동족의 살상, 그로 인한 고뇌는 '남북영화'에서 전형적으로 보여온 서사였다. 그 전형성은 주제가 안고 있는 불가피한 것이기도 했다. 그보다 문제는 남북의 긴장과 이에 얽힌 국제관계의 역학을 분주하게 끼워 넣으면서 생기는 장황함이었다. 남북영화라도 사연이 있는 소수에 천착한 서사라면 이 함정을 피해가곤 했다. 그러나 개인에서 정부, 국제로 영역을 확장한 영화는 커진 판의 크기를 감당하지 못하고, 서사 전체를 가라앉히곤 했다. 가 그런 경우였다. 개인을 다루는 것과 정부를 바라보는 것은 천양지차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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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이 택한 정공법, 관객의 마음 무너뜨렸다영화 2017. 11. 15. 16:51
[리뷰] 원작 김훈의 소설로 화제를 모았던 영화 의 매력 [오마이뉴스 글:고동완, 편집:곽우신] 이미지 원본보기ⓒ CJ엔터테인먼트 백설과도 같은 새하얀 눈밭이 오색을 압도한다. 들숨의 공기는 칼바람의 한기이고, 날숨은 차가운 세파 아래 김이 되어 사라진다. 응당 생을 부지하려면 숨을 쉬어야 하나, 그러는 것도 고통이다. 고통을 몰아온 추위를 막을 재간도, 힘도 1636년 조선의 겨울엔 없었다. 그러나 선택은 해야 했다. 그 선택은 삶과 죽음, 명예와 자존이 뒤섞인, 생사와 치욕의 갈림길에서 이뤄질 것이었다. 인조 14년, 병자호란을 그린 영화 은 이 갈림길에서 선택을 감행해야 했던 고빗길의 여정이었다. 김훈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는 청과 조선 간이 아니라 산성 안에서 언어와 언어가 대치하고, 신념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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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이 던진 유의미한 질문, 그러나 영화는 허술했다영화 2017. 11. 15. 16:50
[리뷰] 풀리지 않는 의문들은 많지만... 저널리즘이 실종된 다큐멘터리 [오마이뉴스 글:고동완, 편집:박정훈] 이미지 원본보기▲ 이상호 기자 주연 다큐멘터리 영화 의 포스터.ⓒ (주)BM컬쳐스 '마지막을 장식하는 기사를 쓰고 싶다. 아무도 덧붙일 수 없는 완결된 기사 말이다. 기자라는 이름으로 살아 있는 한 나의 취재파일에 올라 있는 김광석 '변사 사건'은 언젠가 마침표를 찍게 될 것이다.' 이상호 기자는 2002년에 펴낸 책 에서 김광석의 사망을 미심쩍어하며 진실 규명의 의지를 다졌다. MBC에서 기자로 일할 때였다. 이 기자는 1996년 세브란스병원이 있는 '마포 라인'을 책임지다 김광석의 사망과 연이 닿았다. 그 연은 의심과 추적이 엮이며 질겨졌다. 21년의 세월이 지나 이 기자는 영화 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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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의 위안부 영화와는 전혀 다른, 이 작품만의 매력영화 2017. 11. 12. 13:48
[리뷰] 22일 박스오피스 1위... 추석 극장가 흥행을 예고한 [오마이뉴스 글:고동완, 편집:곽우신] 이미지 원본보기ⓒ 롯데엔터테인먼트 당대의 사람을 그려내는 데 있어서 최근 개봉한 한국 영화들은 시대에 천착하는 경향을 보였다. 흥행에 성공한 영화 는 이야기의 기반이 1995년 드라마 와 2005년 , 2007년 영화 에서 그려냈던 1980년 광주였다. 영화의 차별점 중 하나였던 외부인 김만복의 내면은 1980년을 통해서만 유추할 수 있었다. 영화 역시 징용으로 끌려온 그 시대 한국인에 초점을 맞췄다. 지난 21일에 개봉한 영화 는 이와 달리 과거로의 분절이 아닌 과거와 현대가 교차하면서 호흡한다. 영화의 중심은 현재, 지금이지만 과거의 숨결이 맞물리면서 이야기가 만들어지고 웃음이 일어나며 감동이 살아..